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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20 페이지 | 전원주택 정보의 모든 것 월간 전원속의 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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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2
5년 전, 강원도 정선 ‘삼시세끼’의 무대
어느 날 문득, 일 없이 꺼내본 오래된 앨범에는 유독 눈길이 가는 사진이 있기 마련이다. 바로 그런 농가이다. 예능 프로그램의 배경으로 전 국민이 알아보지만, 원래는 90년도 더 된 고택이었고 젊은 건축주의 땀과 열정으로 개조된 사연은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의 모습으로 재탄생하기까지의 스토리를 전하기 위해 오래된 취재수첩을 다시 펼쳐본다. 취재 전원속의 내집 편집부 사진 변종석2010년 가을에 접어들 무렵, 전원속의 내집 편집부는 당시 <농가+한옥 리모델링>이라는 단행본 출간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막바지 취재차 강원도 정선으로 알음알음 찾아가 마주한 농가는 그야말로 ‘숨은 진주’였다. 당시 만났던 30대 중반의 젊은 건축주는 2008년에 구입해 둔 오래된 농가를 장장 2년에 걸쳐 혼자 힘으로 수리를 마친 상태였다. 그간 닳아 버린 목장갑이 수백 켤레에 달했고, 손이며 발이며 곳곳에 상처가 성할 날이 없었단다. 90년도 더 된 시골집을 매입하곤, 쉬는 날이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곳을 찾아 아침부터 해가 져 깜깜해질 때까지 묵묵히 연장을 들었기에 가능했다.정선, 구석구석 꿈꾸던 마을 찾기 서울에서 편집디자이너로 활동했던 건축주는 고향인 정선으로 돌아와 군청의 관광과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사진과 영상 찍기, 광고 아이디어 등 전공을 살려 열정으로 일했지만, 그에겐 조금 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정선으로 내려오면서 전통이 그대로 담긴 옛 마을을 찾아보고 싶었어요. 출장길에 수많은 마을들을 오가도 마음에 쏙 드는 곳이 없다가, 우연히 시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작은 마을을 발견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운명 같은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1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은 도로변에서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숙이 숨어 있는 요새 같았다. 기암절벽을 등지고 강이 휘돌아나가는 멋진 풍광에 안겨 있어 보는 이들마다 탄성을 자아낼 정도였다. 게다가 늘 부지런하고 마을일에 발 벗고 나서는 이웃들은 그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가 꿈꿔왔던 마을의 이미지를 이곳에서 펼치자 마음먹었다. 생각지도 못한 시골집 구입과 개조 우선, 마을의 빈 집을 수소문했다. 때마침 오랫동안 비워둔 집의 주인을 찾아 1년여를 설득에 매달렸다. 그의 열정이 주인의 마음을 움직였고, 마침내 5천3백㎡(1천5백여평)의 땅과 50㎡(15평) 구옥의 새주인이 되었다. 사실, 젊은 나이에 다소 일찍 갖게 된 주말주택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허름한 집의 주인이 된 그를 의아해했다. 시내에 멀쩡한 집을 놔두고 민박으로 돈을 벌기도 힘들 법한 시골집을 찾는 게 이해가 안 되었던 것이다.지은 지 90년이 훌쩍 넘은 시골집이지만, 애초에 좋은 나무로 신경 써서 지은 집이라 기둥과 보는 그대로 쓸 만했다. 마침 이전에 지붕도 개량했던 상태라 벽체와 바닥 공사만 하기로 했다. 해머드릴로 바닥 콘크리트까지 걷어내니 앙상한 뼈대만 남은 집이 아슬아슬했다. 그는 건축에는 문외한이었던 터라,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마다 인터넷 검색에 의지해야 하는 외로운 작업이 이어졌다. “아내가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줬지만, 손도 못 대고 도로 가지고 가곤 했어요. 하루 종일 밥 한 끼 먹지 않고 중노동을 한 거죠. 몸은 성한 데 한 곳 없었지만 마음만은 어찌나 즐겁던지요.”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고 나서는 쉴 틈 없이 마당으로 눈을 돌렸다. 입구에 주목을 심고 마사토를 덮고 잔디도 새로 깔았다. 한옥을 해체하는 곳이 있으면 기와나 고재들을 얻어와 울타리, 배수로 등에 요긴하게 썼다. 재활용 자재들로 직접 가꾼 집인 셈이다. 당시 수리에 든 돈은 1천 여 만원 정도이지만, 그의 노동력과 아이디어들을 합치면 숫자로 헤아릴 수 없는 가치일 것이다. “그라인더로 서까래의 그을음을 벗겨내는 작업, 굴뚝에 기왓장을 쌓는 작업 등 참으로 잊지 못할 지난한 날들이었죠. 그래서 개조가 거의 마무리되고, 아내와 딸을 초대해 구들방에서 함께 첫잠을 자던 날을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 농가 리모델링 과정 -01구입 당시 집의 모습. 전 주인이 지붕은 한 번 손을 댄 터라 다행이었다. 02 마주보고 있던 창고 2동을 철거했다. 03 벽체 철거 전에 세워 둔 지지대. 04 내부 벽체를 철거하고 천장의 반자도 모두 들어냈다. 기둥은 단 한 개만 썩어 있어 그 부분만 목재로 감싸주었다. 05 외벽과 바닥 철거. 06 정선 흙으로 만든 황토벽돌을 쌓아 구들방을 만들었다. 바닥 구들은 전문가를 불러 시공했다. 07 아궁이 제작. 08 전면의 창호 작업. 09 혼자 하는 굴뚝 작업이 지난하다. 시멘트 벽돌을 쌓은 다음, 외부에는 기와로 멋지게 무늬를 줄 것이다. 10 서까래는 합판으로 감추고, 보와 기둥만 드러나게 했다. 11 가스보일러를 사용하기 위해 바닥 배관을 둘렀다. 구들바닥을 걷어내 그나마 층고가 좀 높아졌다. 12 뒷마당에는 만든 툇마루. 13 현대식으로 화장실 만들기. 14 마사토를 몇 차 붓고 그 위에 잔디를 다시 깔았다. 현관으로 향하는 진입로까지 완성했다. 15 마루의 스테인 작업. 16 구들방에는 특별히 종이장판과 한지로 마감했다. 17 인조잔디바닥을 깔고 하얀 울타리를 세워주었다. 18 건물 외벽 하단부에는 와편을 이용해 장식을 했다. 19 개조의 마무리 단계. 20 ‘하늘색 꿈’이라는 현판도 만들었다. ▶ 본 기사는 본사에서 발간한 단행본 '농가+한옥리모델링' 중 발췌한내용으로 책에 대한 목차 및정보는 아래를 참고하세요.^^http://www.uujj.co.kr/shop/item.php?it_id=1297930374※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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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0
해외주택 / Private house Suha
새하얀 집이 놓여 있다. 주변 건물과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 지나는 이의 시선을 끈다. 건축가는 대지의 첫인상을 바탕으로, 사람과 건축 그리고 자연의 관계를 집으로 묘사했다.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고, 간결하며 실용성을 강조한 순백의 주택을 만나본다. 취재 김연정 사진 Marko Zoranovic중세를 품은 옛 건물과의 조화이 단독주택은 슬로베니아의 유명한 중세 도시 슈코퍄로카(Skofja Loka) 교외에 위치한 Suha 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건물은 농장 안뜰의 통합된 공간에서 동쪽을 차지하던 옛 농장건물을 대신하는 구조로 지어졌다. 때문에 이 새로운 건물은 문화유산 법규에 따라 박공지붕과 철거구조물의 최대허용규모에 맞게 제한된 규모로 세워져야 했다. 이곳에 거주하게 될 건축주는 이 농장의 주인 아들로, 학문적이고 교양 있는 사람이다. 따라서 전형적인 농촌지역에 위치하고 있지만, 주택의 설계방향만큼은 매우 도시적으로 풀어냈다.건물이 지어질 곳은 슈코퍄로카 마을 위, 높게 세워진 중세 성곽의 아름다운 전경을 어느 곳에서나 바라 볼 수 있고, 남서쪽으로 흐르는 Sora 강의 비탈면에 위치한다. 경사지에 수직으로 앉혀진 주택은 지하층, 지상 1, 2층으로 계획되었다. 이러한 방식은 지하층이 하안단구의 하부를 향해 개방되고, 넓은 유리로 표면이 마감된 1층은 하안단구 상부에 위치하는 농장 안뜰을 향해 열린 구조다. 침실은 모두 동향으로 두었다. 건물의 주된 진입은 남측으로 난 길을 통해 도보로 양방향 접근이 용이하며, 지하에 위치한 차고를 통해 차를 타고 내부로 진입할 수도 있다. 더불어 주출입구는 동측 외부 계단을 통해 연결된다. 건물의 서측에는 1층 거실 앞 풀밭과 연결되는 일본 계단정원 스타일의 잔디 슬로프를 놓았다. 이러한 방법으로 주택은 대지와 통합될 수 있었다. 파노라마 창을 통한 그림 같은 풍경주택은 농장 안뜰의 도시적인 이미지와 더불어 사방으로 둘러싸인 원형성을 유지시켜 준다. 마치 안뜰이 하나의 거대한 아트리움(Atrium)처럼 농장 주인의 여러 건물과 그의 자녀들이 사는 새 주택으로 둘러싸여 있는 형상이다.이 건물의 단면은 알파벳 ‘Z’ 모양이다. 1층은 건물 서쪽의 안뜰로 완전히 개방되는 한편, 2층은 건물 동쪽을 향하고 있다. 지하층에는 큰 차고와 창고, 헬스장 및 사우나, 보일러실, 기계실이 위치한다. 계단을 통해 지상층과 연결되며, 1층은 긴 직사각형 형태를 하고 있다. 좁은 북측 면에는 계단실 및 주출입구가 현관, 화장실과 함께 놓여있다. 하나로 연결된 1층의 나머지 넓은 공간에는 주방과 식당, 거실을 차례로 두었다. 이 공간은 지주가 없는 12미터 폭의 창을 통해 주택의 ‘아트리움’으로 개방되며, 강과 옛 도시를 향한 그림 같은 전경이 펼쳐진다. 이곳은 실질적으로 시야가 트인 ‘발코니’라 할 수 있다. 1층에서 2층으로 계단이 이어지다가 건물의 서쪽 면을 따라 난 복도로 연결되게 된다. 이 공간의 긴 창을 통해 도시의 파노라마적인 광경을 볼 수 있다. 복도의 동측에는 침실과 자녀와 부부의 작업 공간 및 욕실이 배치되어 있다. 특히 복도의 동쪽라인 전체는 옷장이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이 특징이다. 부부의 침실에는 별도의 욕실을 따로 두었고, 침대와 수평으로 마주하는 남측 벽면에 파노라마 창을 내어 그림 같은 주변 풍광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환경까지 생각한 저에너지주택건물은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격벽(Partition Wall)은 벽돌, 지붕은 목재를 사용해 만들어졌다. 1층 위로는 지상층의 대형 파노라마 창을 위한, 좀 더 복잡한 지지구조가 설계되어 있다. 외부 내력벽체는 25㎝ 두께의 단열재를 부착하고, 그 위를 화이트 톤의 플라스터(Plaster)로 마감했다. 아연(Zinc) 지붕은 밝은 그레이 빛을 띤다. 건물의 주출입구 위에는 돌출된 유리지붕을 설치하였고, 거실 앞 푸른 잔디 테라스에는 티그재(Teakwood)로 만든 넓은 도보 면을 갖춰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하였다. 주택의 난방은 바닥난방시스템과 열회수장치, 히트펌프 및 두 개의 지열구멍의 조합으로 이뤄진다. 또한 최소한의 전기에너지가 소모되는 저에너지주택이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꼭 필요한 곳이나 주변 환경에 대한 추가적인 시야를 개방할 수 있는 곳에만 개구부를 내었다. <글·Arhitektura d.o.o.>HOUSE PLAN대지위치 : Suha, Skofja Loka, Slovenia 구조설계 : Navor d.o.o.건축비용 : 450.000 eur설계기간 : 2010~2012설계 : Peter Gabrijelcic, Bostjan Gabrijelcic(Arhitektura d.o.o.) www.arhitektura-doo.si건축집단 Arhitektura d.o.o.1995년 슬로베니아 류블랴나(Ljubljana)에 설립된 Arhitektura d.o.o.는 건축가 Peter Gabrijelcic와 그의 두 아들 Bostjan과 Ales에 의해 현재까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도시설계와 유니크한 프로젝트, 리노베이션 등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작품 활동을 진행 중이다.▶ 본 기사는 본사에서 발간한 단행본 'HOUSE OF ARCHITECT Ⅱ / 건축가 42인의 주택작품집_해외편'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책에 대한 목차 및정보는 아래를 참고하세요.^^http://www.uujj.co.kr/shop/item.php?it_id=1383281854※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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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3
나와 가족을 위한 긍정의 건축
완벽한 외부도, 내부도 아닌 공간이 많아질수록 공간은 풍성해진다. 예를 들어 천장이 있지만 벽이 없는 필로티라던가, 바닥과 벽은 있지만 천장은 없는 데크가 그 대표적인 예. 비용과 규모의 문제로 아파트 등의 공동주택에서는 실현할 수 없었던 이러한 ‘중간 성격’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활동은 집에 컬러풀한 색채를 입히는 일등공신이다. 형태를 그대로 드러내는 두 개의 흰 박스가 1,2층으로 교차된 채 대지에 앉혀 있다. 거대해 보이는 외관과 다르게 집은 85㎡ 이하의 국민주택 규모이다.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건축가의 말 -건축은 문화이기에, 다양한 주거의 모습을 인정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축주와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이제까지 배워온 것보다는 배워야 할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 젊은 건축가로서 여러 삶의 모습을 담아내는 집이 많아질수록 사회는 다채로워질 것이라 믿는다. ▲ 두 개의 메스가 십자로 교차되어 건물은 연속적인 채움과 비움의 공간을 갖는다. 서울 양재에서 자가용으로 20분 거리, 아직은 사람 손을 덜 탄 경기도 용인 고기동의 자연 속에 그리 뽐내지도, 그렇다고 흐릿하지도 않은 하얀 집 한 채가 서 있다. 시베리안 허스키와 진돗개의 믹스견인 둥이가 본분을 망각한 채 손님을 보고 꼬리를 흔드는 이 집은 건축가 송태성 씨의 자택이다. 건축가가 집을 짓는다는 것의 의미 패션디자이너가 입는 옷이 그 사람의 디자인능력을 검증하듯, 건축가가 지은 작품, 더구나 자신의 집은 그 사람의 디자인 철학과 주거를 바라보는 시선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그렇기에 건축가에게 자택을 짓는다는 의미는 그 사람의 건축 인생을 총망라하는 일종의 ‘대사건’이다. 건축가 송태성 씨도 언젠간 자신의 집을 지으리라 생각해왔지만, 이 ‘집짓기’의 시기는 계획보다 일찍 찾아왔다. 그 역시 두 아이가 태어나고 가족구성이 달라지자 더 이상 아파트의 장점이 단점을 상쇄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신이 나 뛰어노는 아이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소리치는 것도 한두 번이지 아이들이 주눅들까 노심초사 염려하며 닭장 같은 아파트에서 키우는 것도 더 이상 못 할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부부는 이전부터 꿈꾸던 ‘내집 지어 이사가기’를 실현하기로 마음먹는다. 아이들을 자연 속에서 풀어놓고 싶었고 일상에 쫓기지 않는 여유로운 삶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자연스레 분주한 도시보다는 한적한 교외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 콘크리트로 마감한 마당은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뛰노는 놀이터다. ▶ 도로에 면한 북측면은 에너지 절감과 사생활 보호를 위해 창을 최소화했다. ▲ 아이들은 비 오는 날에도 필로티 하단부와 입구의 포치에서 소꿉장난을 하며 논다. 세상에서 가장 솔직한 공간, 나의 집 주택 설계는 어렵다. 한두 가지 목적만을 가진 상업공간의 설계와는 다르게 24시간 생활하는 삶의 터전이 되는 곳으로서 가족의 생활 패턴과 생애 주기를 파악하고 제도와 기술, 법규 그리고 자본이라는 제약 속에서 공간을 풀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구성원들 각각의 다양한 욕망을 3차원의 공간에 구현해 꿈을 현실화시키는 역할이 건축가의 소임이다. 건축가는 집의 모양이나 외장재 등 보여지는 것을 결정하기에 앞서 먼저 공간의 성격을 규정하고 구성원들의 욕망을 적절히 조율하는 과정을 거친다. 집짓기가 시작되고 송태성, 강남이 씨 부부는 각자 역할을 맡았다. 건축 설계를 비롯한 공간의 구성은 전적으로 남편의 몫, 공간의 쓰임을 결정하고 가구 위치를 정하는 일은 아내가 맡기로 했다. 아이들과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아내였기에, 건축가는 두말 않고 이 역할을 일임했다. - 중간 성격의 공간, 필로티와 데크 - 건축가는 중간 성격의 공간을 많이 만들어 이곳에서 벌어지는 가족의 활동을 풍성히 하고 싶었다. 아파트에서는 가질 수 없는 공간들이기 때문이다. 마당에 데크를 설치해 거실의 확장을 꾀했고, 건물의 일부를 필로티로 들어 올려 날씨와 관계 없이 야외활동을 할 수 있는 포치로 활용했다. 건물 규모에 비해 심리적으로 입구부가 과대한 부분이 있지만, 계단부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도 볼 수 있고, 비 오는 날 의자 하나 두고 책도 볼 수 있어 만족한다. ▲ 거실 창을 활짝 열어 데크와 연결해 연속적인 공간으로 넓게 사용한다. 공간에 ‘담을 것’을 먼저 생각하자 설계를 하며 송태성 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만들고 싶은 가정의 모습’이었다. 새로 지어질 집에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부부는 각 방을 최소한으로 구성하고 대부분의 활동은 공용 공간인 주방과 거실에서 이루어지도록 유도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1층에는 공용공간을 두어 접근과 확장성을 꾀했고, 조용한 2층에는 각 방을 배치하게 됐다. 선택과 집중으로 오밀조밀하게 공간이 구성된 까닭에 국민주택(85㎡) 이하로 지을 수 있게 됐고, 이로 인해 주택 취등록세 절감과 대출금을 마련하는데 제도적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 공간에 쉼표를 만들자 - 2층의 길다란 메스는 자칫하면 너무 무거운 짐을 머리에 이고 있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이를 염려한 건축가는 아이들 방과 부부침실 사이에 쉼표 공간을 만들었다. 비오는 날, 창을 통해 우수집하장치에서 떨어지는 미니 폭포를 감상할 수 있는 감상적인 공간이다. ▲ 비오는 날, 집수장치를 통해 떨어지는 빗물은 바닥의 자갈에 닿아 경쾌한 소리를 낸다. 공간은 행동을 만든다 이 공간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방에서 공부를 할 것인가? 아니면 잠만 잘 것인가? 건축 내내 부부의 대화 내용은 공간에 관한 것이었다. 각 실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하고, 설계안에 반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일례로 거실을 만들 때 부부의 가장 큰 고민은 ‘소파’였다. 소파를 놓을지 말지를 가지고 고민한 이유는 콘센트와 천장 등기구의위치 등 설계 시부터 고려해야 할 배선과 동선의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 물론 콘센트도 여기저기 설치하고 형광등도 크게 달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런 낭비는 결국 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 부부는 아이들이 뛰노는 어린 시기까지는 소파 없는 트인 공간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하고, 차후 소파를 둘 것을 고려해 배선과 가구의 위치 및 크기를 정했다. 처음부터 필요를 결정하고, 이를 설계에 반영하는 것이 건축가의 역할 중 하나이다. 시공자와 감리자의 역할 “설계자도 중요하지만, 시공자, 감리자를 고르는 것도 중요해요. 자기 집처럼 제대로 지어주는 이를 찾아야 비로소 ‘따뜻하고 비 안 새는 좋은 집’을 완성하죠.” 대형건물 뿐 아니라 주택 설계도 시공과 감리가 중요하다. 구조에 무리는 없는지, 시공상 어려움은 없는지 끊임없이 확인해야 한다. 건축을 전공한 아내의 능력은 이곳에서 십분발휘됐다.- 공용공간 거실부- 가족은 1층의 거실 겸 주방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 거실은 TV를 없애고 ‘행위’를 넣었다. 책을 보고, 바닥에 장난감을 어질러 노는 공간. 이곳에 설치된 아일랜드 주방은 안주인 강남이 씨와 가족이 얼굴을 대면하고 함께 대화하며 요리하는 공간이다. 기존의 주방일이 가사노동으로 느껴졌다면 TV가 없는 거실과 일체형 주방을 만들어 볼 만하다. ▲ 식탁은 아일랜드 주방으로 설치해 가족 구성원의 소외 없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 명료한 내부 공간 - 계단부와 복도에 많은 면적을 할애하지는 못했지만 흰색 친환경 페인트마감으로 밝은 공간을 만들었다. 2층에 방이 3개 있음에도 병렬로 배치해 쉽게 읽히는 명료한 공간이 되었다. 집안의 등은 LED로 설치해 에너지를 절감했다.◀ 올라오는 계단에서부터 길게 뻗은 복도는 건물 동선의 주축이 된다. 북쪽면 하부 창을 통해 들어오는 은은한 간접광은 하루종일 실내를 은은히 비춘다. ▶ 모서리에 창을 내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아들 방. ▲ 안방의 우측은 화장실과 드레스룸이, 좌측은 안주인이 혼자 공부하거나 커피를 즐기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긍정의 여정, 건축 건축주로서 그리고 건축가로서 ‘내 마음대로 자유롭게 설계해 보자!’ 마음먹고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내 아이들을 위한 공간도, 집에 대해 가지고 있던 신념도 마음껏 펼칠 심산이었다. “집을 세 채 정도 지어봐야 기술자가 된대요. 젊을 때 이런 기회를 갖게 된 것이 참 다행이다 싶어요.” 송태성 씨에게 이번 작업은 책상에서 배운 주택 설계의 디테일을 현장에서 몸으로 체득하는 계기가 되었다. - 구조의 단단함과 마감의 견고함 -원하는 형태를 구현하기 위해서 구조적 제약이 없는 철근콘크리트 공법은 필연적 선택이었다. 외부는 백색의 STO 외단열로, 100㎜ 두께의 단열재를 부착하고 STO 마감에도 각별히 신경썼다. 내부는 석고보드를 대지 않고 바로 친환경페인트로 마감해 곰팡이나 결로를 피하는 방법을 취했다. ▲ 다락은 열기가 많이 모이는 공간임을 감안해 창을 많이 낸 덕분에 올해 여름은 더운지도 모르고 보냈다. ◀ 주출입구. 우측은 거실 및 주방이, 정면에는 2층 계단이 나오는 명료한 동선이다. ▶ 계단실 상부는 큰아들 현욱이의 다락 공간이다. 가족 구성원들과의 충분한 대화 속에서, 그리고 시공자와의 의견 나눔 속에서 이루어지는 건축가의 역할. 그 속에서 느낀 기분 좋은 에너지의 충돌은 송태성 씨의 앞으로의 행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듯하다. 시작은 아이들을 위한 집짓기였지만, 스스로에게 자양분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유치원에서 돌아온 딸 소민이가 가방을 벗어던지고 강아지 둥이에게로 내달린다. 부부의 눈길이 자연스레 아이에게로 향한다. 이 집은 가족에게도, 그리고 건축가 스스로에게도 긍정의 건축이었다.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대지면적 : 464.00㎡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92.75㎡ 연면적 : 84.93㎡(확장형 발코니 포함 102.45㎡) 건폐율 : 19.98% 용적률 : 18.30%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7.05 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철근콘크리트 라멘조 + 벽식구조 구조재 : 철근 콘크리트조 지붕재 : 철근 콘크리트 슬라브 단열재 : 지붕 THK 200 EPS 판넬, 벽 THK 100 EPS 패널 바닥 : THK 100 EPS 패널 외벽마감재 : 외단열 시스템 + 초소수성 실리콘 페인트(STO) 창호재 : THK 24㎜ 칼라복층유리 알루미늄 시스템창호 계획 및 실시설계 : 나오스 건축사사무소 010-4655-8318 http://blog.naver.com/tae88888시공 : 디자인하우스 박병규 011-9156-0482 HOUSE SOURCES 내벽 마감 : 국산 실크벽지, 시멘트 모르타르 위 국산 친환경페인트 바닥재 : 한샘 강마루, 국산 폴리싱타일 욕실 및 주방 타일 : 국산 자기질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요업 주방 가구 : 한샘 시스템키친 조명 : 필립스 계단재 : THK50 라왕목 원목 방문 : 예다지 ABS도어 붙박이장 : 한샘 붙박이장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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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31
닮은 듯 다른 집, 무이동
한 대지에 두 세대가 함께 사는 듀플렉스 하우스(Duplex house). 건축가 조성욱 씨와 친구 김재윤 씨의 판교 단독주택 ‘무이동’의 기본 컨셉도 바로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집짓고 살 생각이 전혀 없었던 건축가 조성욱 씨가 집을 짓게 된 것은 땅콩집을 방문하고 듀플렉스 하우스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자신만의 건축적 해법으로 풀어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 후였다. 그렇게 해서 지어진 하나의 박스형 메스에 나란한 두 채의 건물이 닮은 듯 다른 듯 서있다. 마치 쌍둥이처럼 친구와의 땅 나눔이 기꺼운 듯, 그만의 세심한 설계로 공간 구석구석 적당한 가까움과 거리 두기의 요소들이 읽히고 또 읽힌다.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북측의 주출입구는 두 개 박스의 조합이다. 외관은 자정 작용을 가진외단열재 퀵믹스로 마감했다.- 건축가의 말 -사람은 집을 만들고, 집은 사람을 만든다고 한다. 건축가는 집을 만듦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놓은 집이 다시 그 안에 거주하는 사람을 만들어 줄 수 있도록 삶의 바탕이 되는 그런 건축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건축가가 ‘사람 = 대지 = 건축’이라는 삼위일체적 신념을 가진다면, 아름다운 건축, 아름다운 마을, 아름다운 도시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건축가의 향연이 펼쳐지는 이곳 판교의 단독주택 용지. 조성욱•김재윤 씨의 무이동(無二同) 주택은 그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대지 마련부터 건축 설계, 그리고 시공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한 두 사람이 반가운 얼굴로 손님을 맞는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빚어 낸 세상에 단 하나뿐인 ‘맞춤형 집’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서쪽 조성욱 씨의 집에는 대나무가, 동쪽 김재윤 씨의 집에는 단풍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같은 듯 다른 공간은 이런 점에서 드러난다.집짓기, 그 여정의 시작미리 말해두자면, 모든 일은 건축가 조성욱 씨의 친구인 김재윤 씨로부터 시작됐다. 큰딸이 초등학교 4학년이 되기 전에‘내 집’을 짓고 싶어 했던 그는 고등학교 동창인 조성욱 씨에게 적절한 설계자나 시공회사를 소개받을 요량이었다. 그러나 막상 조성욱 씨는‘나도 같이 짓자’며 집짓기에 선뜻 동참했다.도시에서 나고 자란 아스팔트 키즈는 이해할 수 없을 지 모르지만, 어른들에게 흙과 자연에 대한 갈망은 항상 가슴 한켠을 차지하고 있다.‘아이들을 위해서 집을 짓는다’는 연유를 당사자인 아이들이 이해할 리 만무하지만, 더 이상 펜스가 둘러진 아파트 놀이터가 아닌, 내집 마당에서 뛰어노는 환경의 변화는 아이들의 인성과 자아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침을 어른들은 잘 알고 있다.미션 _ 부족한 면적을 확보하라!함께 집을 짓기로 결정한 후 듀플렉스 타입으로 확정하기까지 치밀한 조사를 거쳤다. 두 사람 모두 서울을 기반으로 생활했기에 멀지 않은 판교의 단독주택지로 땅을 결정하는 것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넓지 않은 231㎡의 대지에 나란히 두 집을 올리려니 평면부터 수직 동선 설계와 시공과정까지, 쉬운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옥상정원에는 잔디와 흙 사이 한 층, 그리고 골조면이 닿는 한 층의 두 층으로 방수층을 주어 물 빠짐에 신경 썼다. - 공용 계단실과 옥상정원의 이유 있는 변신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부는 영화를 보거나 빨래를 너는 용도이며, 옥상정원은 바비큐 파티와 겨울날 눈썰매를 타는 데 활용될 공간이다. 다양하게 이용될 수 있도록 수목 식재 보다는 넓은 잔디와 데크 위주로 계획했다. 아파트에서는 누릴 수 없는 호사다. 가족사진을 찍자 하니 무이동 식구들이 총출동했다. 마실 온 옆집 식구들까지 한 자리에 모였다. 조성욱 씨의 건축가로서의 능력은 이러한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건축가는 제한된 조건 하에서 고수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결정하고, 비용의 문제를 건축주와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 설계를 완성한다. 이 집에서 건축가 조성욱 씨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면적의 확보였다. 두 집 모두 두 명의 자녀가 있고, 더구나 친구인 김재윤 씨는 어머님과 함께 2세대가 거주하길 원했다. 그러자면 각자 최소한 80~100㎡의 면적이 필요했다. 건축가가 내놓은 해결책은 지하실을 조성해 부족한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두 가정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여분의 공용 공간을 내외부에 마련하는 것이었다. 또, 한창 뛰어 놀 나이의 자녀들을 위해 옥상에 또 하나의 프라이빗 정원을 만드는 방안을 제시했다. 온 가족의 토론 끝에 비용과 노력을 들여 이 공간을 마련해야 할 당위성이 확보되었고, 이로써 규모의 문제는 해결점을 찾았다. 이렇게 지어진 집은 지하실을 포함해 각 103㎡의 연면적을 갖는다. 약간의 차이로 국민주택 규모를 넘지만, 각종 세제 혜택의 문제와 면적의 확보를 두고 비교했을 때, 더 중요한 것을 얻었기에 양쪽 건축주 모두 크게 유념치 않았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 했던가? 자신에게 필요한 것과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지혜가 이러한 중대 결정을 가능하게 했다. ◀ 양쪽 집에서 접근할 수 있는 이 공간은 스크린을 설치해 두 가족의 전용 영화관으로 활용될 계획 ▶ 흐린 날 빨래를 널거나 편히 앉을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넓은 계단과 좁은 계단을 함께 조성했다. - 지하 공간의 야무진 활용 -지하실은 건축가 조성욱 씨의 사무실로 사용되고, 이로 인해 월 150여만원의 임대비를 절약한다. 폐열회수환기장치 덕분에 공기의 질은 여타 다른 지하실과 달리 매우 쾌적하다. ▲ 긴 아일랜드식탁이 중앙에 자리하는 1층은 거실과 주방이 함께하는 가족의 공용공간이다.건축가는 거실과 주방이 혼재한 1층의 거실부를 들어올려 툇마루로 조성했다. 3살, 7살의 서율이와 수민이가 바닥에서 뒹굴며 뛰노는 시기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편히 누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또한, 이곳은 거실과 주방 사이에 중문을 두어 게스트룸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서쪽 집의 공간 탐험 조성욱 씨는 그리 넓지 않은 대지에서 두 가족을 위한 최적의 공간을 만들어내기 위해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을 수직으로 구분하고 이를 적층해 물리적 3개 층, 심리적 5개 공간으로 만드는 건축적 장치를 고안했다. 우선, 지하는 건축가 개인의 공간이다.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책과 작업을 할 책상은 모두 지하실로 내려왔다. 그로 인해 공용공간과 침실 등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현관과 마당에서 바로 이어지는 1층의 주방과 거실부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앞뒤로 들락거리는 아이들 덕분에 그 문이 닫힐 틈이 없다. 2층에 올라서면 각 방을 비롯해 화장실과 드레스룸이 복도를 따라 나란히 늘어서 있다. 건축가의 장치는 여기서 더욱 탄력을 받는다. 2층의 다락방과 양쪽 집이 만나는 공동 계단부가 합쳐져 꽤 넓은 공용계단실이 만들어진다. 이 공간은 심리적으로 단독 공간으로 인식된다. 이와 함께 지붕에 ‘제대로’ 들어선 옥상정원은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두 가족만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다. ◀▲ 건축가 아빠는 복도 끝에 아이들을 위한 색색의 클라이밍 도구를 만들어주었다. ◀▼ 두 집이 마주보는 맞벽을 계단실로 조성해 소음의 완충 역할을 하도록 했다. ▶ 계단을 두어 다락으로 오르는 이 곳은 딸 수민이의 방. 다락 상부에 천창을 내어 빛을 확보했다. 외부 디자인은 건축가의 재기를 보여준다. 사선 제한을 받는 서쪽 집 때문에 건물이 양쪽 모두 20cm씩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한참을 고민하던 건축가는 집 전체의 면적을 줄이지 않고, 제한을 받는 북서쪽 메스의 40cm를 목검으로 쳐낸 듯 깍아내기로 결심했다. 메스를 베어내고 보니 전체적인 디자인 균형을 다시 잡을 필요가 있기에 동쪽 집 파사드의 하단부분 또한 얇게 깎아냈다. 그 덕분일까? 건물의 북쪽 전면부는 두개의 거대한 메스의 조합임에도 경쾌한 리듬감을 가진다. 부자여서 지은 집? No! 처음에는 두 가족 모두 예산이 제한적이었다. 살던 아파트를 처분하고, 여태껏 저축한 돈을 합친 금액만으로 집짓기에 덤빈 것. 다행이 판교의 대지를 분양가에 가까운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금융권의 도움을 받아야 집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 배를 탄 두 명의 건축주는 함께 머리를 싸매고 고민에 빠졌다. ◀ 두 개의 세면대를 설치해 바쁜 아침 시간 효율을 높였다. ▶ 침대만 하나 있는 부부 침실. 창을 낮게 내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렇게 며칠을 고민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 스치듯 드는 생각! 내집 짓기를 장기적인 문제로 보니 생각보다 선택이 간단하다는 사실이다. 잠깐 살고 팔아버릴 것도 아니고 계속 단독주택 생활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평생 벌 수입을 감안해 내집 구입에 조금 더 비용을 들여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가족 모두 큰 돈을 버는 것은 아니지만, 계산을 해보니 벌어들이는 수입으로 충당이 가능한 수준임이 가늠되었다. 자금에 대한 확신이 서자 더 이상 건축예산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하나의 대지에 두 개의 집이 서있는 것이기에 판교의 여타 주택보다 비용은 절반 정도의 수준으로 짓는 셈이다. 두 가족의 집에 대한 소망을 가슴 깊이 이해하는 건축가가 야무진 설계로 탄탄하게 공간을 받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조성욱 씨가 건물의 형상을 만들었다면, 김재윤 씨는 주택에 정체성을 부여했다. 평생을 함께할 집에 이름을 붙이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말을 찾던 그는 ‘무이무동(無異無同)’을 떠올렸다. 같이 집을 짓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오래도록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은 무이동(無異同)은 이 집을 칭하기에 조금의 부족함도 없어 보인다. 햇살이 따스한 토요일 오후, 건축의 과정이 ‘연애’같다던 김재윤 씨는 계단에서 책을 읽다 그 자리에서 잠이 들었다. 조성욱 씨의 아내는 아이들에게 먹일 간식을 만드느라 주방에서 분주하다. 동네 아이들까지 다 모인 남쪽 마당은 꺄르르 웃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들썩인다. 가족의 변화는, 이미 시작된 듯하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지면적 : 232.00㎡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다락방 건축면적 : 115.32㎡ 연면적 : 206.74㎡ 건폐율 : 49.7% 용적률 : 89.1% 주차대수 : 3대 최고높이 : 9.75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철근콘크리트조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옹벽 지붕재 : 철근콘크리트 슬라브 단열재 : 외부 T150 스치로폼+내부 T30 네오폼 외벽마감재 : 퀵믹스 도포 창호재 : PVC 3중 시스템창호 계획 및 실시 설계 : 조성욱 건축사사무소www.johsungwook.com시공 : (주)하오스 031-708-4067HOUSE SOURCES 내벽 마감 : 비닐페인트 바닥재 : 원목마루(2층), 타일(1층), P타일(지하), 강마루(다락) 욕실 및 주방 타일 : 자기질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한샘 조명 : LED 매입등, T5 간접등 계단재 : T18 합판 2겹 + 투명락카 현관문 : 삼중 목재문 방문 : 목재 슬라이딩 도어 붙박이장 : 주문식 데크재 : 방킬라이 전열교환기 : 스위스 zehnder社(회수율 92%)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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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9
잘려나간 집터에 세운 반쪽집
오랫동안 바다가 보이는 국도변에 있었던 작은 집이 시간이 흘러 도로 확장으로 집과 땅이 반쪽으로 잘려 나갈 상황이었다. 집주인은 넉넉하지 못한 경제적 형편으로, 생활터전을 버리고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갈 수도 없었다. 프로젝트의 시작은 ‘이 잘려나간 집터에 보상받은 금액만으로 새로 집을 지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의문에서 출발하였다.취재 전원속의 내집 편집부 사진 윤준환 홀로 거주하는 이용자의 생활패턴을 담아내면서 반쪽이 되어버린 집에서 과거 온전한 집에서 누리던 것보다 더 풍족한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 외적으로는 반쪽이 아닌 집으로 보일 수 있도록 이미지를 만들고자 하였다. 내적으로는 기존의 쓸모없던 공간을 제거하고, 좁지만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상황과 기능을 만족시킬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자 했다. 반쪽집의 건축적 의도는 2011년 공간실험전<사진 1>에서 시작된 생각에서 출발한다. 전시품을 보면 필자가 디자인한 건축물의 창과 외부의 이미지를 전시장 벽면으로 끌어오고, 그 앞의 공간에 붙어 있는 프레임(Frame)과 들떠 있는 프레임을 설치하여 공간적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 작품은 관람객이 보는 시각에 따라 프레임들이 겹쳐지기도 하고 분리되기도 하여 다양한 이미지로 변한다. 보이는 프레임에 더해 프레임 사이의 보이지 않았던 공간까지 드러나면서 2차원적이었던 프레임이 3차원적인 공간으로 확장되는 작업이었다. 그 경험을 통해서 관람객들은 공간의 존재를 새삼 느끼게 된다. 건축에서 일반적인 스킨(Skin)은 구조체의 외부를 감싸고 있는 표면으로 피복이나 마감재를 의미하지만, 필자는 넓은 의미의 용어로 사용하고자 한다. 벽과 벽 사이의 구조체와 피복된 것들(물질적)뿐 아니라 사물이나 이미지들 사이의 경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물질과 비물질)을 말한다. 그리고 표면을 넘어선 경계의 의미로서 하늘이나 자연과 건축물 사이, 땅과 건축물 사이, 공간과 공간 사이, 공간과 물질 사이, 이미지와 실제 사이에 존재하는 경계를 스킨으로 확장하여 사용한다. 이러한 3차원적인 스킨은 건축물의 표면을 넘어서 빛과 결합하여, 공간, 볼륨, 땅, 도시, 도로의 스킨으로써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이 반쪽집은 외부의 어느 곳에서 보아도 그러한 스킨의 조작을 통해서 이미지를 완성하려고 하였다. 다이어그램에서 알 수 있듯이 땅의 스킨을 외곽에 두면서 강조하고, 그 안에 볼륨의 스킨과 공간의 스킨이 있음을 드러내려고 했다. 즉 깊이에 따라 스킨들을 나열하고 비틀어서 시각적으로 이미지화하고 빛과 결합될 때 최종의 형태가 완성되도록 하였다. 또한 도로에서의 잘린 스킨을 드러내어 반쪽집임을 상징화하려고 하였다<다이어그램 1>. 그래서 반쪽집에서 스킨의 조작은 때로는 영역을 한정하고, 때로는 주변의 콘텍스트와 관계를 맺으며, 때로는 조형적인 이미지를 제공한다. 반쪽집의 내부공간은 우선적으로 이용자의 움직임에 따른 시각적 확장을 위해 창을 내고, 그 창을 통해서 과거 온전했던 집에서 누리던 것보다 넓은 공간감을 제공하였다. 이 창들을 통해서 이웃과 주변의 나무, 바다, 도로, 그리고 새로운 조형의 이미지와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다이어그램 2>. 즉 이 반쪽집을 둘러보면 주변의 모든 풍광을 바라보면서 각 장면마다의 재미를 찾을 수 있다.좁은 내부 공간임에도 이용자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내고자 했다. 법적인 주차장은 평소에는 마당으로 사용하기 위해 담장의 구조물을 건축물과 일체화시켜 땅의 스킨으로 인식하게 하였고, 자녀들이 방문할 땐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1층은 평소에 거실과 주방의 기능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자녀들이 오면 또 하나의 방으로 활용할 수 있다. 2층은 한 공간으로 통합하여 평소에는 거주자의 작업실로 쓰고, 게스트룸과 자녀들의 침실을 겸할 수 있도록 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공간의 대안으로 제공하였다. 특히 2층의 테라스는 게스트나 자녀들이 방문하였을 때 좋은 풍광을 제공하는 장소로 기억될 것이다. <글 _ 오신욱> HOUSE PLAN 대지위치 : 부산광역시 기장군 대지면적 : 93.00㎡(28.18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53.63㎡(16.25평) 연면적 : 75.46㎡(22.86평) 건폐율 : 57.67% 용적률 : 81.14%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6.05m 구조재 콘크리트 : 단열재 발포폴리스티렌보온판(비드법 1호 : T80, T65, T155) 외벽마감재 : 테라코트 슈퍼화인 창호재 남성 복합창호 내벽마감재 : 애쉬우드 판재 및 벽지 바닥재 : 온돌마루 설계 : 건축사사무소 라움(하정운, 김대원) 051-817-1407 시공 : 태백건설 김태홍INTERIOR SOURCES 벽지 : 대동 실크벽지 페인트 : VP 수전 등 욕실기기 : 계림 바닥재 : 구정온돌마루(화이트오크) 주방기기 : 주문제작 계단재 : 화이트오크솔리드 벽체 : 애쉬우드 판재 방문 : 제작(애쉬우드 무늬목) 건축가 오신욱 동아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건축설계과정에서 스키마(schema)의 의미와 작용에 관한 연구]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1년 건축가 노정민과 라움(Raum)을 설립하여 부산외국어대학교 마스터플랜 현상설계에 당선되었고 부산침례교회 비전센터, 브와드빌, 안주의 집, 취란재, 청호재, S1, 청도어린이 도서관 등 다수의 작업을 하였다. 타 분야의 젊은 예술가들과 [공상전]을 통해 공간실험을 병행하며 현재 동아대학교 겸임교수, 부산건축가회, 도시건축포럼B, 부산공간포럼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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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7
동탄지구 미니멀 지중해풍 주택
주변 공사가 한창인 화성 동탄신도시의 한 타운하우스 블록. 각 건설사에서 주택을 지어 분양하는 인근의 단지들과 달리 건축주별로 각자 집을 짓는 중이다. 취재 임수진 사진 변종석 ▲ 외부 벽면은 스터코를, 건물 기단부에는 인조석을 사용하여 전체적인 컬러와 재질이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점토기와로 마감한 지붕에서 무게감 있고 고풍스러운 지중해풍 주택의 우아함이 엿보인다. ▲ 박스 형태의 매스에 사선 요소를 최소화시킨 미니멀한 지중해풍의 주택이 완성되었다. ◀ 주택의 정면으로는 데크를 넓게 내고 단차를 두어 공간을 분할했다. 데이블 세트와 파라솔 등 다양한 가구와 소품을 활용해 풍성한 외부공간을 완성하였다. ▶ 주택의 가장 큰 포인트는 직선과 곡선의 깔끔한 조화이다. 굴곡이 많은 앤틱적 요소는 배제하고, 큰 매스와 창호 모두 사각형으로 계획해 세미모던과 지중해풍을 적절히 매치했다. “미국에서 잠깐 생활할 때 듀플렉스 주택에 살았어요. 아파트가 아닌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사는 게 너무 좋아서, 한국에 가면 주택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했죠.” 건축주 부부는 9년 전 지인들과 의기투합해 땅을 분양받았다. 단지 내 도로를 내고 10필지로 나누었는데, 타운하우스 부지라서 외관을 동일한 스타일의 디자인으로 지어야 한다는 까다로운 규제가 있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이미 가장 첫 번째 주택이 지중해풍으로 설계해 허가가 떨어진 상태라 모던한 스타일을 꿈꿔왔던 의도는 방향을 틀어야 했다. 장장 3개월간 설계변경 끝에 허가를 받아냈다. 외관은 남편이, 인테리어는 아내가 설계에 참여해 집 곳곳에 아이디어를 더했다. 주차장 공간보다 땅을 조금 돋우어 건물을 앉혀 진입로부터 다른 집들과 다르다. 흔한 주차 문제로 이웃에게 피해를 주기 싫은 부부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결과다. 집의 정면은 남동쪽을 향해 있는데 데크를 널찍하게 내어 테이블과 파라솔을 놓고, 역시 단차를 두어 외부 공간을 효과적으로 구획했다. 데크를 지나 닿게 되는 현관에도 양철 우체통을 비롯해 상큼한 화초들까지, 갖가지 소품이 풍성하다. ▲ 내부는 설계에서부터 장식적 요소를 배제하여 깔끔하게 디자인했다. 전체적으로 데드스페이스(Dead space) 없는 공간 활용을 꾀하고, 메인 컬러는 화이트로 선택하였다. 붉은 기와를 얹은 지중해풍 외부와 달리 실내는 미니멀하고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장식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모던한 스타일로 디자인했다. 이전 아파트에서 사용하던 가구들을 모두 가져오고 필요한 몇 가지만 추가로 제작해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던 듯 모든 가구가 제자리를 찾았다. “인테리어라고 해서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어요. 자기만의 취향을 정확히 알면 알맞은 가구나 소품은 다 찾을 수 있으니까요. 적당한 위치에 놓기만 하면 되는 거죠.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주방이에요. 불필요한 살림은 최대한 줄이고 하부장을 넉넉히 짜 넣었더니 답답한 상부장은 필요 없었어요. 조명도 화려한 것을 배제하고 천창을 두어서 훨씬 시원스러운 실내를 꾸밀 수 있게 되었지요.” 주방은 모임지붕 형태의 천장구조에 꼭대기에는 작은 천창을 두고 식탁까지 일체형으로 제작했다. 깔끔한 이 집의 컨셉을 극명하게 나타내는 공간이다. 여기에 2층 층고의 거실은 풍성한 공간감을 자랑한다. 안방 역시 침대와 소파 등의 기본 가구만 둔 채, 나머지는 드레스룸에 짜 넣은 벽장 안으로 모두 수납했다. 2층은 자녀들을 위해 꾸몄다. 침실에는 미니주방을 두어 편의를 염두에 두었으며 지붕선이 살아있는 작은 다락방을 계획해 아늑함을 더했다. 발코니 앞으로는 좌식테이블과 세련된 조명, 몇몇 소품을 배치해 작은 공간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 거실과 주방은 깊은 공간감을 강조할 수 있도록 천장을 높였다. 주방은 천장을 사선으로 높이고 천창을 내어 실내가 한층 밝다. ▲ 2층 계단에서 바라본 모습. 아늑하게 꾸며진 소거실과 자녀침실이 보인다. ◀ 철제 난간과 멋스런 샹들리에, 깔끔한 버티컬로 꾸며진 계단실 ▶ 2층의 한쪽 공간에는 작은 다락방을 만들어 휴식과 사색의 장소로 활용한다. ▲ 1층에 자리한 서재는 손님이 방문할 경우 게스트룸의 역할까지 겸한다. 비록 단지 내 규제라는 예상하지 못한 난관에 부딪혔지만, 이상적으로 꿈꾸던 집의 모습을 명확히 그리고 그것을 현실로 이루어낸 건축주의 실행력은 놀랍다. 설계와 실내 디자인의 적절한 조화로 ‘아늑한 집’이라는 결과를 완성한 주택. 지중해풍과 모던함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직선과 곡선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으로, 하나둘 들어설 이웃집들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화성시 대지면적 : 308.50㎡(93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107.53㎡(33평) 연면적 : 161.51㎡(49평) 건폐율 : 34.87% 용적률 : 52.35%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8.17m 공법 : 매트기초 구조재 : 경량목구조 지붕재 : 테릴 점토기와 단열재 : 이소바 인슐레이션(유리섬유) R11, R19, R30 외벽마감재 : 스터코, 인조석 창호재 : 융기 드리움(미국식, 독일식) 설계 및 시공 : (주)더존하우징 1644-3696 www.dujon.co.kr평당 건축비 : 3.3㎡(1평)당 480만원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실크벽지(신한, LG 외), 친환경 VP 도장 바닥재 : 동화자연마루 클로젠(강화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국산 타일(이화, 대보 외)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 주방 가구 : 주문 제작 조명 : 팬던트 10등 외 계단재 : 자작나무, 투명 오일스테인 현관문 : 베네판 도어 방문 : 영림 멤브레인 도어 아트월 : 대리석 아트월 붙박이장 : 주문 제작 데크재 : 멀바우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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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3
화물용 컨테이너를 쌓은 집 / 네모하우스
집을 짓기로 결정했을 때 선박용 화물 컨테이너를 떠올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주택의 대안으로서 단골메뉴이긴 하지만 아마 고려대상의 가장 마지막 순위일 것이다. 그러나 수출입을 위한 운송용 컨테이너는 그 자체로 뛰어난 구조체가 된다. 철근 콘크리트, 목조와 마찬가지로 건물의 기본 구조체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건축물로 전환되기에 적합하다. 취재 전원속의 내집 편집부 사진 건축가 제공 집을 짓기로 결정했을 때 선박용 화물 컨테이너를 떠올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주택의 대안으로서 단골메뉴이긴 하지만 아마 고려대상의 가장 마지막 순위일 것이다. 그러나 수출입을 위한 운송용 컨테이너는 그 자체로 뛰어난 구조체가 된다. 철근 콘크리트, 목조와 마찬가지로 건물의 기본 구조체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건축물로 전환되기에 적합하다. 아울러 바다에 빠져도 가라앉지 않는 기밀성은 건물의 우수한 외피에 견줄 만하다. 전세계의 많은 건축가들이 이 구조체를 모듈로 활용하여 다양한 건축적 실험을 해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거 공간으로의 용이한 변신은 집의 틀인 구조와 외피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줄여서 경제적인 주택 마련의 밑거름을 제공한다. 그와 동시에 컨테이너 주택이 해당 건축주뿐만 아니라 유사한 조건과 요구에 맞아 재생산이 용이하고 도시든 교외든 이동과 설치가 쉽다는 점이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한다. 컨테이너하우스의 독보적인 장점은 경제성과 시공기간이다. 제작기간이 짧고 공장에서의 작업으로 균일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이다. 외부환경으로부터 내부를 보호하는 기능을 위한 기본적인 장점들이 건축물로 활용될 만한 충분한 잠재력을 가진다. 중고 컨테이너를 이용할 경우 모듈러 방식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친환경적 순환 구조가 극대화되기도 한다. 네모하우스는 빌딩 컨테이너가 아닌 구조적 튼튼함과 안정성이 우월한 운송용 컨테이너를 이용했다. 국제 규격에 따라 모델별로 크기가 일정하고 구조와 방수 등의 성능에 대해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약간의 보완을 더하면 컨테이너 고유의 볼륨을 가진 기다란 육각면체의 입체감을 드러내면서 개성 있는 디자인까지 연출할 수 있다. 특히 네모하우스는 하우스 스타일의 건축가 그룹에 의해 진행되는 리빙큐브 시리즈의 한 모델로 4인 가족을 위한 새로운 삶의 터전이다. 어린 두 자녀가 자연과 접하며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마당도 함께 갖추었다. 전남 영암이라는 대지 위치상 건축주와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회의를 갖고 일주일에 한번 꼴로 화상회의와 이메일을 통해 설계 과정을 거쳤다. 건축주의 요구사항을 리스트로 만들어 그 우선순위를 정해 현실적 조건과 디자인 방향에 맞게 조정했다. 약 3개월의 소통 과정을 거쳐 평면 계획부터 외관 디자인까지 초반의 옵션 스터디를 시작으로 3단계 정도로 나누어 발전시켰으며 전체 비용과 일정을 고려하여 디자인을 확정하고 제작하였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전라남도 영암군 학산면 대지면적 : 437㎡(132.42평 / 농지전용면적)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85.70㎡(25.96평) 연면적 : 98.61㎡(29.88평) 건폐율 : 19.61% 용적률 : 22.57%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6.20m 기초 : 매트기초 구조재 : 컨테이너조(경량철골구조) 단열재 : PU, 그라스울, 석고보드 외벽마감 : 철판 위 도색, 루나우드 루버(전면 1층 구간) 창호재 : PVC 시스템창호 설계 : ㈜생각나무파트너스건축사사무소 031-603-3338 시공 : ㈜하우스스타일 02-564-7012 www.hausstyle.co.kr 건축주는 아파트의 주거 조건과 차별화되는 공간을 두어 어린 자녀들에게 집에 대한 추억을 남겨주고자 했다. 보조적으로 시작 단계에서 MBTI 진단을 통해 구성원 각각의 성격 유형을 파악하여 보다 선호할 수 있는 주택 스타일링을 도출하는 시도를 함께 했다. 컨테이너 세 개를 활용하여 만든 내부공간의 활용에 초점을 두고 모듈이 갖는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컨테이너 두 동은 간격을 두어 띄어 놓고, 그 사이 빈 공간 위를 나머지 하나의 컨테이너로 덮었다. 기다란 육각면체를 이런 식으로 조합하면 컨테이너 세 개의 사이에 한 개 분량의 실내 공간을 보너스로 얻게 되는 간단한 블록 쌓기의 원리를 통해 전체적인 모습이 방향을 잡았다. 여기에 각각의 직육각면체들의 조형들을 들여 넣고 밀어내서 현관이 있는 진입부와 2층에 뚜렷한 입체감을 더했다. 2층을 연결하는 계단을 단순한 이동경로로만 이용하지 않고 거실공간을 중심으로 1층에서 집 전체의 성격을 부여하는 책장과 연계하고 계단 밑은 아이들을 위한 히든 스페이스를 주었다. 또한 계단을 2층 평면에서 공간을 균등하게 세 등분 할 수 있도록 위치하여 양쪽 각각 자녀들의 방이 될 수 있도록 하였고 가운데는 홀이 되어 책을 읽거나 가족들을 위한 장소로 쓰일 수 있게 하였다. 거실과 안방 그리고 주방은 1층에 두어 일반 컨테이너 폭(2.4m)을 3배 폭 만큼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건물의 내외부 공간은 입체적 볼륨을 갖는 레고 블록 같은 3차원의 매스들 사이에 스며들어 주택에 필요한 각 실들로 자리한다. 수출용 컨테이너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한쪽 끝에 문이 달려 있다는 점이다. 식탁과 연계된 문은 전창을 사이에 두고 열어 놓을 수 있게 했다. 아담한 테라스를 앞에 두고 저녁을 즐길 수 있는가 하면 현관 쪽에 달린 문은 닫아 두었다가 날씨가 좋은 날 열어주면 실내에 탁 트인 개방감을 선사한다. 닫으면 벽이 되고 열면 창이 되어 때때로 안과 밖의 변화에 적응하고 마치 집이 숨을 쉬는 듯 환기를 돕는다. 기존 컨테이너 주택에서 제기되어 온 여러 문제 중 단열 관련 이슈가 제일 크다. 네모하우스는 컨테이너 철판 내측에 폴리우레탄폼을 기밀하게 도포하여 절연시킨 후 그라스울을 벽과 천장(벽의 2배)에 적용하고 석고보드로 마감했다. 이로써 대지가 위치한 공동주택 단열성능기준고시(남부지방 적용기준)의 단열성능을 충족한다. 바닥에는 압출법보온판 위 온수온돌난방을 깔고 컨테이너 하부에 추가적인 단열처리를 하여 난방에너지를 절약하고자 했다. 창호는 아르곤가스가 충진된 Low-E 복층유리 시스템창호를 적용하여 단열성과 기밀성을 확보하였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외부 장식을 줄이는 대신 단열 성능과 난방을 향상시키도록 조정했다. 최종마감재를 제외하고 석고보드까지 취합된 완성모듈은 개당 5톤이 넘는 무게와 12m 이상의 크기 때문에 상하차 및 운송에 상당한 경험과 기술을 요했다. 제작 공장에서 4개로 분리된 모듈이 전문 운송팀에 의해 영암 현장까지 이송되었다. 미리 조성한 기초 위에 1층 모듈 3개를 차례로 놓고, 모듈간 용접 및 바닥 앵커볼트 작업으로 일체화했다. 이후 2층 모듈을 얹는데, 이때 ㎜ 단위의 오차 이내에서 모든 개구부와 연결부를 정밀하게 일치시키는 난이도 높은 작업이 이루어졌다. 설치 당일 오전 중에 2층 모듈의 고정까지 완료되다보니 아침 밭일을 나갔다 집으로 돌아오던 동네 주민들이 반나절만에 들어선 집에 어리둥절하고 신기해하는 풍경이 펼쳐졌다. 컨테이너와 목구조를 활용한 리빙큐브 시리즈는 3×3m의 최소 규모 주택부터 100㎡ 규모의 일상 주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삶의 모습을 담아 새로운 주거 문화를 제안하고 있다. 이같은 모듈러 하우스 혹은 공업화 주택은 사용목적과 용도에 맞게 최적화되면서 사회적·문화적 요구가 늘어날 것이다. 좋은 사례들을 통해 독특하면서도 기능적인 건축으로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선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글 _ 이강수, 강주형> INTERIOR SOURCES 내벽 : 실크벽지 바닥재 : 리우 원목형합판마루 욕실/주방 타일 : 국산, 수입 자기질타일 욕실기기 : 대림바스, GROHE 주방가구 : 쿠스한트 하이그로시 조명 : 국산 계단재 : 자작합판 실내방문 : 영림도어 붙박이장 : 쿠스한트 하이그로시 데크재 : 루나우드(삼익산업) 창호 : 시스템창호 SWING(삼익산업) 건축가 이강수, 강주형 네모하우스를 설계한 이강수와 강주형은 생각나무파트너스건축사무소 공동대표로 모듈러 건축과 도시공간의 구축및 재생에 대한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 중이다. 이강수는 미국건축사(AIA)로 고려대학교와 하버드 건축 대학원을 졸업하고 Kohn Pederson Fox Associates(KPF) 뉴욕사무소에서 경험을 쌓고 현재 연세대학교에 출강 중이다. 강주형은 건축사이며,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근무하였다. 사단법인 한국환경건축연구원의 이사로 친환경 설계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미래친환경건축교육센터 운영위원과 친환경건축물인증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p c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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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3
담장 안 일자(一字)집 / 포천주택
긴 담장 아래에 앉아 사색의 시간을 갖는다. 복잡하고 어수선한 마음을 내려놓으면 모든 일상에 여유가 생긴다. 은퇴 후 건축주의 삶을 고려해 설계된 주말주택. ‘담장’이라는 요소로 자연과의 소통을 조율한 건축가의 노력이 스며 있다. 취재 김연정 사진 남궁선 ▲ 경기도 포천의 깊은 골짜기 수목원에 주택이 자리하고 있다. ▲ 주택은 동서 방향으로 길게 놓아 남향집의 장점을 최대한 살렸다. 건축물의 법적인 정의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지붕의 유무이다. 하지만 지붕을 올리는 법적인 건축 행위에 개념적으로 선행되는 과정이 바로 주어진 땅의 경계를 정의하고 그 안을 성격이 다른 여러 영역으로 구분하는 행위다. ‘담장’은 이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인공 요소이다. 담장을 세움으로써 비로소 안과 밖, 이쪽과 저쪽이 구분되고, 담장의 높이에 의해 이들 간의 다양하고 풍부한 관계가 설정된다. 그리고 담장에 난 개구부는 안팎, 피차의 시각적·물리적 소통을 미묘하게 조율하는 장치가 된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포천시 신읍동 용도 : 단독주택 대지면적 : 713.90㎡(215.95평) 건축면적 : 124.05㎡(37.53평) 연면적 : 148.18㎡(44.82평) 건폐율 : 17.38% 용적률 : 20.76% 규모 : 지상 2층 구조 : 철근콘크리트+철골조 외부마감 : 목재, 벽돌, 징크 시공 : 위빌시티 조경 : 김경원 설계담당 : 강동기, 신수정, 오은성, 김보람, 김선진 실시설계 : (주)더스틸건축사사무소(김정훈) 기본설계 : 이동훈(이화여자대학교 건축학부) 02-3277-6645 ▲ 주변 경관을 언제든 즐길 수 있도록 전이공간인 데크를 마련했다. ▲ 세 종류의 담장이 집의 경계를 나누며, 각기 다른 크기와 분위기의 마당을 연출하였다. 경기도 포천의 한 호젓한 골짜기. 그 깊숙이 자리한 수목원 내에 대지(垈地)가 위치한다. 50대인 건축주는 은퇴 후 전원생활을 위한 이른 준비의 일환으로 텃밭이 딸린 작은 주말주택을 원했다. 방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하나면 족하다고 했다. 방 하나와 더불어 거실, 식당, 부엌, 욕실로 이루어진 홑겹의 ‘일자(一字)집’, 그리고 여기에 직교(直交)하는 벽돌로 된 담장이 이 집 배치의 뼈대이다. 벽돌 담장은 앞마당의 동쪽 경계를 정의하며 진입도로로부터 앞마당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한다. 일자집은 동서 방향으로 길게 놓여 남향집의 장점을 최대한 취한다. 도로에서 대지로의 진입은 대지의 북동쪽 구석에서 이루어진다. 나무 담장이 대문과 현관문 사이의 진입마당을 둘러싸며, 그 서쪽 너머에는 돌담으로 경계지은 뒷마당이 생긴다. 이와 같이 일자집과 세 종류의 담장을 이용하여 각기 그 크기와 분위기가 다른 세 종류의 마당을 연출하였다. ▲ 거실, 식당, 부엌은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2층에 배치했다.▲ 전면창을 통해 수목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수목원 내 대지가 허락하는 탁 트인 주변 경관을 최대한 향유하기 위해 ‘거실+식당+부엌’ 덩어리를 2층으로 올리고, ‘침실+욕실’ 덩어리는 마당과의 친밀한 관계를 염두에 두며 1층으로 내렸다. 그리고 계단에 의해 연결된 이 두 개의 덩어리들을 서로 엇갈리게 만들어 또 다른 두 개의 외부 공간을 만들었다. 즉, ‘침실+욕실’ 덩어리의 상부에는 ‘햇빛 데크’를 마련하여 2층에서 바로 나와 먼 산의 경치와 햇볕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반면, ‘거실+식당+부엌’ 덩어리의 하부에는 ‘그늘 데크’를 마련하여 그늘 속 시원한 공기와 바람을 느끼며 앞·뒷마당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1층 덩어리의 외부 마감 재료는 연결된 동측 담장과 같은 벽돌로 했고, 떠 있는 2층 덩어리는 진입마당의 담장과 함께 나무로 마감하였다. 벽돌과 나무, 두 재료는 이 집에서 서로 직접 만나지 않으며 그 틈새에 금속으로 만든 대문과 현관문이 놓인다. 이 집에서 담장들은 건물만큼이나 중요하며, 건물 또한 다양한 외부공간을 산출하는 담장과도 같은 역할을 맡는다. 홑겹의 일자집은 일련의 담장들의 도움으로 땅과의 접촉면을 최대로 하며 대지를 ‘그러쥐고’ 있다. <글 _ 이동훈> ▲ 2층 데크로 가는 계단. 화이트 외벽과 계단의 유리난간이 조화롭다. ▲ 창을 통해보이는 산세와 키낮은 책장건축가 이동훈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대학원, MIT 건축대학원을 졸업했다. 보스턴의 구디클랜시(Goody Clancy)에서 실무경험을 쌓았으며, 한국과 미국의 건축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이화여자대학교 건축학부에서 건축설계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작품 : Open Innovation Jeju Institute Masterplan, 북부켄터키대학교 응용정보학센터 지명현상설계 당선안 외 다수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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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7
17평 주택의 역발상, 문추헌[文秋軒]
청빈한 독신자의 생활을 담을 공간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육십 대를 바라보는 건축주에게 집은 절대적인 크기와 관계없이 평생 가장 큰 꿈이었을 것이다. 건축주는 15평 정도 크기를 가늠했다. 이미 본인이 직접 그린 평면 스케치를 들고는, 간단한 자문 정도를 염두에 두고 나를 방문하였다. 스케치에는 대개의 경우처럼 과다한 정보가 들어가 있기도 하고 꼭 필요한 정보가 빠져있기도 했다. 취재 전원속의 내집 편집부 사진 건축가 제공 건축주와 함께 앉아 스케치의 의도를 파악하며 간단히 평면을 그려 전달했다. 물론 손으로 그린 간단한 스케치였다. 그러나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평생 의료봉사 활동만 해온 건축주가 이 이상의 건축 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가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6,000세대에 이르는 초대형 아파트 단지계획과 15평짜리 작은 주택의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경험상, 집의 규모가 작을수록 건축주가 가진 모든 것이 그곳에 걸려 있기 쉽다. 때문에 작업의 규모와 중요도가 비례하지는 않았다. 일단 벽량이 줄어야 공사비가 줄어든다. 따라서 건물은 반듯한 사각형일 수밖에 없었다. 15평이면 좀 작을 것 같다는 건축주의 의견을 따라 면적은 2평 정도가 늘었다. 그럼에도 절대 면적이 작으니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또한 혼자 사는 집이니 침실은 꼭 잠만 잘 수 있는 크기로 계획했다. 수납공간이 부족하면 생활공간이 피해를 보므로, 꽤 규모가 큰 다락방도 마련되었다. 모든 건물이 다 그렇듯이 가장 큰 문제는 ‘예산’이다. 이 집의 경우, 일반적인 기준으로 예산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컨테이너박스나 샌드위치패널 등 여러 방법을 모색하던 중 작은 건설회사에서 이윤의 여지가 없는 이 건물을 지어보겠다고 나섰다. 가장 싸게 지으려면 해당 건설회사가 익숙하게 짓던 방식을 택해야만 했다. 당시 시공사가 제시한 농가주택 건설기준은 콘크리트 구조체에 내부는 벽지 마감, 외부는 적벽돌 마감이었다. 건축가의 역할은 건축주의 꿈과 시공자의 현실 사이를 여며나가는 것이다. 벽지를 탐탁찮게 여기는 건축주의 취향에 따라 내외부가 뒤집혀 콘크리트가 외부 마감 재료로 바뀌는 방안을 택했다. 당황한 시공자에게는 사진 속의 우아한 노출콘크리트 건물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거듭 확인시켜야 했다. 공정별 시공비(원) 골조공사 :11,846,000 적벽돌 조적공사 :7,200,000미장 공사 :2,700,000 목공사 :9,630,000 도배 및 장판 :1,500,000 전기공사 및 등기구 :2,000,000 타일 및 위생도기 :1,875,000 창호 공사(싱글 포함) :5,625,000 싱크대 및 신발장 :4,000,000 장비 및 설비비 :2,775,000 잡자재 :2,815,000 기타공사 :700,000 지하수 :2,000,000 정화조:500,000 기름보일러 :1,000,000 개발행위:1,000,000 가스필증 :300,000 ------------------------------- 합계 57,466,000 3.3㎡(1평)당 약 345만원 *석축, 데크 제외 절대 예산의 제한 속에서 멋진 외관은 중요하지 않았다. 예산이 아닌 관심이 필요한 곳을 찾아나가야 했다. 집안에서 하늘이 보이면 좋겠다는 건축주의 바람에 따라 천창이 생겼다. 결로가 생기면 닦으면 되지 않느냐는 건축주의 의지는 명쾌했다. 덕분에 시공자를 다시 한 번 당황하게 했지만, 결국 최선을 다해 마무리를 해주었다. 상주인원이 없는 현장이다 보니 예상치 못한 사건은 계속 생겼다. 의도와 우연이 교차하며 완성된 외벽은 스님들의 법복처럼 누덕누덕하다. 그러나 내부에서 바라보는 자연의 풍광과 빛은 화려하고 찬란하다. 공사는 끝나도 집은 완성되지 않는다. 건축가와 시공자의 일이 끝났으니 이제 건축주가 건물을 이어서 만들어 나가는 일이 남았다. <글 _ 서현> HOUSE PLAN 대지위치 : 충청북도 충주시 대지면적 : 420㎡(127.27평) 건물규모 : 지상 1층 건축면적 : 55.48㎡(16.81평) 연면적 : 55.27㎡(16.74평) 건폐율 : 13.21% 용적률 : 13.16% 최고높이 : 4.5m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지붕재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스티로폼 창호재 : 알루미늄단열바, 24㎜ 복층유리 내벽마감재 : 적벽돌 바닥재 : 온돌마루 설계 : 서현(한양대학교 건축학부) 02-2220-0301 설계팀 : 백윤경, 정지명 시공 : 정원종합건설INTERIOR SOURCES 내벽 이화벽돌 수전 등 욕실기기 대림바스 바닥재 LG온돌마루 오크 주방기기 한샘 건축가 서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대학원,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건축대학원을 졸업하였다. 현재 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이며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건축을 묻다>, <배흘림기둥의 고백> 등을 저술하였다. 주요작품으로는 <효형출판사옥>, <김천상공회의소>, <해심헌> 등이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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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6
두 아이를 위한 마당 있는 집
춘천의 한 주택단지. 멀리서도 눈에 띄는 주택 한 채가 있다. 집의 외벽에 걸린 ‘The Present of Heaven’이라는 글처럼 하늘이 준 선물, 두 아이를 위해 지어진 그 집을 만나본다. 취재 김연정 사진 변종석 ▲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잔디가 깔린 마당 평범하고 소박한 단독주택이 하나둘 모여 한적한 마을을 이루고 있는 이곳에, 독특한 외관의 집 한 채가 눈길을 끈다. 뾰족하게 경사진 지붕과 새하얀 외벽. 일반적인 주택의 모습과 사뭇 다른 이 집에는 젊은 부부와 7살, 3살의 두 아들이 살고 있다. 어린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누구나 꿈꿔보는 집짓기. 하지만, 주택의 로망을 실현하기에는 조금은 이르다 싶은 나이의 부부이기에 그들이 주택을 짓게 된 계기가 궁금해졌다. “제 또래 부부들이 다 그러하듯, 저희도 두 아이를 위해 결심하게 되었어요. 아이들이 흙을 만지고 뒹굴면서 마음껏 뛰놀며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었죠.” 아이들을 위해 결정한 일이지만, 사실 부부는 이미 결혼 초부터 멋진 집에 대한 로망을 품었다. “2006년에 결혼하고, 둘이서 ‘Vision Board’라는 걸 만들었어요.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일이나 바람을 나타낸 사진을 하나씩 붙여놓자는 거였죠. 그 후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날 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우연히 그 보드를 찾았어요. 먼지가 가득 쌓인 보드엔 멋진 전원주택 사진이 한 장 꽂혀 있었죠.” ▲ 45도 경사의 금속지붕과 화이트 스터코 외벽, 오비스기목재가 어우러져 간결하고 절제된 왼관을 완성했다. ◀ 지붕부터 대지까지 연결된 수직목재패널이 자연의 친근함을 느끼게 한다. ▶ 거실 앞 데크를 통해 아이들의 즐거운 놀이공간은 야외로도 이어진다. 처음 집을 짓겠다 했을 때, 부부의 용기를 높이 산 주변의 응원도 많았지만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 그 돈으로 서울에 괜찮은 아파트를 사는 건 어떠냐는 등 탐탁지 않은 반응도 많았다. 하지만 가족의 삶에 꼭 맞는 집을 만들고 싶다는 부부의 의지를 꺾기에는 모두 역부족이었다. 2년간 춘천의 아파트에 거주하며 괜찮은 땅, 괜찮은 동네를 꼼꼼하게 탐색했다. 그러나 막상 구입할 때는 오히려 시세만 따져 덥석 사버렸다고 한다. “집짓기의 시작은 토지 구입인가 봐요. 땅을 사놓고 보니 막막하더군요. 당최 이 땅을 어찌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죠.” 하지만 그렇게 고민하기도 잠시, 새로운 일에 겁먹지 않는 성격 좋은 부부는 ‘한번 해보자’며 다시 의기투합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설계를 해줄 건축가를 찾았고, 한 통의 전화로 춘천에서의 첫 미팅이 이루어졌다. “춘천에 ‘스무숲’이라는 거리가 있어요. 같은 이름의 건축사사무소길래, 직감으로 분명 소장님이 춘천 출신일 것 같았어요. 이곳 출신이 이 지역을 가장 잘 이해하리라는 건 당연한 일이죠. 무엇보다 소장님과 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제가 떠올렸던 것과 공유되는 부분도 많았고요.” 운이 좋았던 걸까. 부부는 집을 지어줄 건축가를 단번에 만났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가족은 도화지에 ‘우리가 바라는 집’이란 제목의 글을 색연필로 적어 건축가에게 건넸다. 건축가에게 특별히 많은 걸 요구하지도 않았다. 아이들을 위해 짓는 집인 만큼 그저 ‘아이가 즐거울 수 있는 집’ 그리고 ‘밝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집’이면 좋겠다는 바람이 전부였다.▲ 주방에는 수납이 가능한 낮은 평상을 놓아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 2층 부부침실에는 주방이 내려다보이는 통창을 설치해 가족간의 소통을 이끌어 냈다. ▲ 아이들이 좋아하는 계단 옆 미끄럼틀 공간 ▲ 전면창을 통해 늘 밝은 햇살이 집안을 비춰준다. 주택의 외관은 화이트 스타코플렉스와 오비스기목재, 금속지붕으로 간결하고 절제된 마감을 택했다. 또한 건물 측면의 지붕부터 대지레벨까지 연결된 3층 높이의 수직목재패널은 자연소재의 친근함과 동시에 건물을 지탱하는 강한 힘마저 느껴진다. 잔디를 심은 아담한 마당에는 아이들이 맨발로 뛰어다닐 수 있는 넓은 데크와 모래놀이공간을 두었다. 덕분에 두 아이는 시시때때로 마당에 나가 놀고, 날씨가 좋을 때는 풀장을 만들어서 물놀이도 하며 즐긴다. 외부처럼 새하얀 내부는 가족 네 명의 생활 패턴에 맞춰 다양한 층고와 동선을 보여준다. 작은 데크 공간을 지나 현관문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공간은 거실과 주방. 모두 통창을 시공해 마당을 향해 열려 있다. 특히 주방에는 요리하는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낮은 평상 공간을 두어 가족 간의 소통을 이끌어냈다. 높은 층고의 2층으로 올라가면 부부침실과 아이방, 드레스룸, 욕실 등 가족의 사적인 공간이 배치되어 있다. 공간의 효율성을 위해 주방 평상 아래 서랍, 계단 하부 창고 등 수납 가능한 장소를 곳곳에 두었고, 문은 대부분 여닫이 대신 슬라이딩 도어를 택했다. 천창을 통해 쏟아지는 햇살은 집안을 더욱 환하게 밝혀준다. 또한 지붕과 벽체에 친환경 인슐레이션과 스티로폼 등으로 단열을 보강한 것은 에너지 효율까지 신경 쓴 건축가의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아이들을 위해서’ 차근차근 준비한 집은 이제 ‘가족을 위한’ 집으로 완성되었다. 부부와 두 아이들은 이곳에서 당분간 지금의 행복을 마음껏 누릴 것이다. 가족애(愛)로 집을 지은 그들은 행복을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 세면대와 욕조를 분리해 깔끔한 욕실이 완성되었다. ▶ 높은 천장고와 천창이 인상적이다. 욕실 맞은편에는 드레스룸을 두었다. ▲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강원도 춘천시 지역지구 : 도시지역, 제1종일반주거지역 대지면적:202.5㎡(61.26평) 건물규모: 지상 2층 건축면적: 66.89㎡(20.23평) 연면적: 124.27㎡(37.59평) 건폐율: 33.03% 용적률: 61.39% 주차대수: 1대 최고높이: 8.9m 공법: 콘크리트(기초), 경량목구조(지붕) 구조재: 2×6 S.P.F(벽체), 2×10 S.P.F(벽체, 바닥) 지붕재: 스톤갈바(컬러강판) 각재심기, T20 오비스기(일본산) 단열재: 압출스티로폼 80㎜ 외벽마감재: 플렉스코트(White), T20 오비스기(일본산) 내벽마감재: 친환경페인트 창호재: 공간시스템창호 설계: 스무숲건축사사무소 02-515-7106 http://smusoop.com시공: 스무숲건축이야기, 디딤건축 건축비: 3.3㎡(1평)당 500만원 HOUSE SOURCES 바닥재 : LG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입 모자이크타일(윤현상재) 수전 등 욕실기기 : 독일제 글루에,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가구 : 한샘 조명 : 미림조명, 필립스(건축주 선택) 현관문 : 동방노보펌 방문 : 목재제작, 페인트마감(방 : 슬라이딩도어, 화장실 : 여닫이도어) 붙박이장 : 한샘 데크재 : 멀바우 사우나실 : 히노끼 계단 및 평상, 미끄럼틀 : 30T 화이트오크원목 /18T 화이트오크합판 내부유리창 : 5T 강화유리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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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5
돌밭에 자리를 펴 지리산자락을 품은 이층집
지리산 남서쪽 줄기의 끝자락에 위치한 전남 구례군 토지면 파도리. 대지에서 남쪽을 향해 시선을 돌리면 너른 평지를 감싸돌며 섬진강이 동에서 서로 유유히 흐른다. 저 멀리 지리산이 한번 꿈틀 한 흔적인 밥봉과 계룡산, 그리고 그 뒤의 백운산 자락이 비옥한 이 땅을 포근히 감싼다.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오직 구만(九灣, 구례군 토지면 일대)만은 시냇물 가에 임하여 강산과 토지가 훌륭하며 작은 배와 어염의 이익도 있어 ‘가장 살 만한 곳’이다. - 이중환 택리지 中 대지 위에 올라서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금환락지(金環落地 금가락지가 떨어진 터)라 하였던가. 엎어지면 코닿을 곳에 있는 명당인 구례 운조루에서 뻗어 나오는 기운이 이곳 파도리까지 전해지는 듯하다. “저는 전망을 봤어요. 막혀있는 집이 싫어서 탁 트인 곳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이곳이 눈에 띈거죠. 안사람과 함께 터를 보고는 바로 그날 결정했어요.” 처음 이곳은 돌 반 감나무 반이였다. 아니, 돌밭에 감나무 하나 둘 심겨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육중한 돌들이 단단히 박혀있어 누구도 쉬이 접근하기 힘들었던 마을 경계부 명당자리를 알아본 건축주는 그곳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예사롭지 않음을 감지하고 계약을 서둘렀다. 토목공사는 그야말로 돌 캐는 일이였다. 쉬엄쉬엄하자 생각하고 진행한 공사였지만 작년 한해 꼬박 땅만 팠다. 덕분에 주변 석축이며 정원석은 모두 이곳에서 오롯이 캐내올린 돌로 꾸며졌다. 간신히 사람살만한 집터의 모양을 갖추고 난 후에야 비로소 집을 올릴 수 있었다.▲ 지형을 거스르지 않고 언덕위에 자리한 주택 손수 짓는 내 집 이야기 오랜 도시생활을 뒤로 하고 고향땅에 내려온 건축주였다. 구례읍과 멀지 않은 이곳 파도리에 터를 정한 후, 내 집은 내 손으로 직접 짓겠노라 마음먹고 목조건축학교에서 경량목구조 이론을 공부했다. 그리고 손과 발이 되어줄 회사인 예스홈(Yeshome)을 만났다. “처음에는 저는 감독만 하고 건축은 시공사에 맡기려고 했어요. 그런데 예스홈에서 직영으로 지은 집을 보고생각이 바뀌었죠.” 예스홈의 ‘직영-한마음집짓기’는 건축의 전 공정을 컨설팅해주어 건축주의 취약한 부분을 보완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목조건축학교에서의 수학을 통해 목구조와 각종 공정을 눈에 익힌 건축주였기에 직영공사를 마음먹고 손수 집을 짓겠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더군다나 퇴직 후 시간활용이 자유로웠기에 직접 짓겠다는 욕심 아닌 욕심을 부렸다. “직영으로 지으려면 준비를 많이 해야 되요. 2~3군데 견적받아 비교해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공정별로 미리 준비해야할 것도 산더미죠. 또 빼먹지 않고 매일 건축일기를 써야 예산을 초과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할 수 있어요. 저는 공정별 소요비용을 적어서 관리했고, 자재 운송기사에게 식사 대접한 것까지도 빠짐없이 적었어요.” 건축주 특유의 부지런함과 꼼꼼함 그리고 철저한 준비성이 더해져 구례주택은 빈틈없이지어졌다. 직영의 최대 장점이 바로 비용절감일진데 이런 측면에서 건축주는 성공을 거둔 셈이다.“매 공정 들어와 준 작업자분들이 다 좋은 사람이었어요. 전 인복이 많은가 봐요” 공사기간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는 현장 에피소드를 전해주며 건축주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별 탈 없었던 70일간의 즐거운 공사는 분명 빌더를 비롯한 전문가를 향한 건축주의 전적인 신뢰가 빚어낸 결과임에 틀림없었다. ▲ 야외등에서부터 단조 하나까지 직접 고른 아이템들로 가득하다집은 파도리 주민들에게 ‘빨간지붕 이층집’이란 애칭으로 불릴만큼 마을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외벽은 옐로우톤의 스타코로 마감해 목조 특유의 밝고 가벼운 느낌을 주었고, 지붕에는 스페니쉬 기와를 얹어 특색있는 건물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또, 기와와 비슷한 톤의 매직스톤으로 건물기단부를 둘러 안정감을 더했다. 건물을 둘러싼 너른 데크는 풍경을 감상하는 공간으로 그만이다. 건축주의 직영공사답게 실내를 구성하는데 건축주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었다. 물건이 놓일 위치와 크기를 미리 고려해 평면이 배치되었고, 이는 기존의 세간을 버리지 않고 활용하는데 유용했다. 공사기간 현장에 상주하다시피 한 건축주 덕분에 없던 공간이 생기기도 하고, 있던 설계안이 없어지기도 했다. 순간적인 판단으로 거실의 벽난로가 생겼으며 이로 인해 거실에서 데크로 향하는 긴 버티컬 윈도우가 일반 채광창으로 바뀌었다. 또, 주방에서 데크로 나가는 전면도어 역시 현장에서 불필요하다고 판단해 즉시 창문으로 변경하는 등 콘크리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조적 제약을 적게 받으며 설계변경이 자유로운 경량목구조의 장점과 건축주 직영공사의 장점이 합쳐져 구례주택은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되었다. ▲볼륨감 더한 돌출형 발코니 2층에 발코니를 둠으로써 입면이 한층 풍요로워졌다. 돌출된 발코니로 인해 외부의 볼륨이 올록볼록 리듬감을 입었다. 이곳에서 차 한 잔 마시며 바라보는 섬진강 뚝방풍경은 건축주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일등 공신이다. ▲스페니쉬 기와로 최대 만족을 처음 설계대로라면 지붕에는 회색 싱글이 얹어져 있어야 했다. 공사 중간, 건축주는 전문가의 조언에 귀 기울여 지붕재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유지보수가 거의 필요 없는 붉은색의 스페니쉬 기와는 건축주에게 추가된 비용과도 바꿀 수 없는 큰 만족을 주었다. 특히, 외관 분위기가 확 바뀌어 고급스러운 느낌이 더해졌다. 지붕재 하나로 집의 가치가 달라진 것이다. ▲ 꼼꼼하게 선택한 각종 자재들 곳곳의 인테리어&익스테리어 아이템은 모두 건축주가 정성껏 고른 것들로 꾸며졌다. 거실의 아트월과 벽지, 주방의 타일과 샹들리에, 단조 하나까지도 가격과 품질을 꼼꼼히 비교해 선택한 것들이다. 덕분에 안팎으로 볼거리가 가득한 즐거운 집이 탄생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전라남도 구례군 대지면적 : 270평 건축면적 : 33평 (데크 23평, 창고 2.5평) 용적률 : 20% 공법 : 목조주택 구조재 : 캐나다산 S.P.F 창호재 : 웰드민 미국식 시스템창호 단열재 : 미국산 크라우프 인슐레이션 외벽마감재 : 스타코 내벽마감재 : 레드파인 루바, 벽지 지붕재 : 스페니시 기와 - 테릴로만 TBF 카스텔 설계 : 예스홈 1688-5407 http://cafe.daum.net/YESWOOD시공 : 직영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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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4
마당을 품어 넓게 펼친 집, U-HAUS
아파트로 둘러싸인 주택단지 초입에 모던한 외관의 집 한 채가 완공되었다. 통행량이 많은 주도로에 면해 있지만, 전면의 야트막한 둔덕 덕분에 아늑함을 풍기는 가족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가 본다. 취재 임수진 사진 변종석 ◀주차장에서 올려다본 안마당의 모습. 1, 2층 매스의 볼륨과 풍성하게 꾸며진 조경이 시선을 끈다. ▲▶ 안쪽 도로에서 바라본 주택 외관. 모노톤의 외장재를 사용해 깔끔함을 강조했다.▼▶ 주어진 대지의 크기에 비해 넓게 꾸며진 정원은 잔디마당을 중심으로 예쁜 수형의 나무들을 심었다. 가벽을 활용해 프라이버시 문제에 특히 신경쓴 모습이다. 시작 - 마당 대지는 북측의 도로와 좌우의 인접지, 남측으로는 녹지와 접해 있다. 계획의 출발은 남측에 접해 있는 둔덕(mounding)과의 관계맺음에서 시작된다. 택지지구 내의 택지가 그러하듯 외부공간을 적극적으로 구성하기에는 땅의 면적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 대지 내의 외부공간과 주변 경관녹지를 연계시켜, 보이는 공간과 느끼는 공간을 확장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안마당을 도입하였다. 안마당은 평면의 기능과 볼륨을 자연스레 분할하여 북서측에 배치했다. 이는 남측의 채광을 유입하는 동시에 대지 내·외부간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소통의 역할도 한다. 건물 내 주차장은 그 본연의 기능으로만 한정시켜 폐쇄적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안마당과 연계하여 녹지와 연계된 열린 공간으로 사용해, 집안의 대소사 시 녹지공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 차량 통행이 많은 주도로와 대지 사이에는 야트막한 둔덕이 있어 차폐의 기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시각적으로 마당이 연장되는 효과를 낸다. ▲ 1층 현관 홀에서 바라본 모습. 거실과 식당, 주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 지하에는 취미실을 마련해 두었다. 체력단련실 쪽으로 썬큰을 계획해 지하공간임에도 자연광의 밝은 조도를 유지하도록 했다. ▲ 주 공용공간으로 꾸며진 1층은 마당을 향해 전면창을 계획해 공간에 확장감을 더하고, 보다 생기있는 분위기를 완성하고 있다. 평면 계획 1, 2층은 부모세대, 3층은 성장한 자녀세대를 위해 구성하였다. 외아들이 결혼 후 부모와 같이 생활할 때 서로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그 결과, 현관에서 각자의 침실로 연결된 계단까지의 동선은 공유하되, 층 내부에서는 각자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할 수 있도록 거실과 주방 및 사이마당, 테라스 등 외부공간을 별도로 구성하였다.3층으로 이어진 계단 상층부 한쪽에 위치한 사이마당은 수직적 계단동선과 수평의 외부조경공간을 접목시키는 역할로 분위기를 보다 밝고 따뜻하게 만들어낸다. ◀ 3층과 옥상으로 바로 연결되는 계단실. 2층의 부모공간과 별도로 계획되어 결혼 후 생활하게 될 자녀와의 프라이버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비했다. ▶ 3층의 침실로 연결되는 홀 공간. 양쪽으로 안마당과 현관을 내려다볼 수 있는 테라스가 마련되어 있다. ◀ 3층 거실 한쪽에 마련된 홈바. 블랙 앤 화이트를 기본 컬러로 모던하게 꾸몄다. ▲▼▶ 3층 침실. 바닥 레벨에 차이를 주고 유리가벽으로 공간을 구획했다. 조형 계획 안마당을 중심으로 분절된 2개의 볼륨 중 긴 볼륨은 공용공간, 짧은 볼륨은 침실 등의 사적공간이 위치한다. 볼륨 중간의 동선을 연결하는 복도와 그 복도에서 연장되는 2층만의 외부공간이 양측에 놓여진다. 안마당에 면한 노출콘크리트 가벽은 인접지 간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동시에, 아늑한 안마당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설계 포인트가 된다. < 글·정승이 > HOUSE PLAN 대지위치 : 인천광역시 남동구 지역지구 : 제1종 일반주거지역 / 제1종 지구단위계획구역 대지면적 : 348.3㎡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3층 건축면적 : 168.27㎡ 연면적 : 339.18㎡ 건폐율 : 48.31% 용적률 : 73.63% 주차대수 : 2대 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외부마감 : 외단열공법 + 스터코, 컬러강판 설계 : 유한건축사사무소 1544-9801, www.u-haus.co.kr시공 : 삼신종합건설(주) 032-888-5051건축사 정승이 유한건축사사무소 대표. (주)쌍용건설, (주)내외건축사사무소 등에서 실무를 쌓았다. 건축주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최우선으로, 주어진 이야기에 부합되는 아름다운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공간과 디자인에 대해 항상 고민 중이다. 대표작으로는 희영재, Water House, 로에샤마임, Cubic House 등이 있으며 주거브랜드인 ‘U-HAUS’를 통해 아름다운 도시 건설에 일조하기를 꿈꾸고 있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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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3
새로움 + 디자인 / 스타일을 입은 농가
농가도 디자인이 가미되면 감각적인 공간으로 재해석된다. 충북 진천군에 들어선 주택은 농가만의 기능에 집중하면서 자연 요소를 모티브로한 디자인을 적용해, 전형적인 농가의 공식을 깬 모습이다. 글 윤석민, 박윤수 구성 전선하 사진 인디포스 송기면 작가 자료협조 윤공간디자인 파괴가 아닌 재해석의 현장기존 건물의 매스를 살리는 디자인 기존 건물은 시골에서 흔히 보는 개량 한옥이었으나 점차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모색이 필요했다. 따라서 기존 건물의 매스를 살리되 이웃 주택과의 관계, 풍수지리를 고려한 배치, 여기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신축 농가로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농부인 건축주는 흙 작업이 많으므로 주택 입구에 탈의 공간을 마련하고, 샤워실과의 동선이 현관에서 가깝게 이어질 것을 주문했다. 이밖에 공간 구성, 색상, 재료와 같은 컨셉은 디자이너의 의사를 존중해 계획대로 진행되었다. 주택의 외관은 마당을 끌어안은 배치로 공용부에 해당하는 마당과 주차장, 창고를 두었다. 조경은 건축주의 요구대로 마당과 텃밭을 만들었다. 또한 거실과 마당에서 오전 내내 머무를 건축주에게 늘 따스한 볕을 선물하면서 인접 대지에 위치한 주택으로부터 사생활을 보호하고자 동향으로 건물을 배치했다. 모던함을 살리는 계단과 난간은 최대한 심플하게 디자인했고, 많은 요소들이 더해지면 건물의 시선이 분산될 것을 생각해 건물의 매스를 그대로 살리는 디자인에 주력했다. 건축주의 동선 따라 설계된 내부 자연을 형상화한 철제 조명등과 우드 내부에 자연을 그대로 들여오고 싶어 바닥과 벽의 마감재를 모두 ‘목재’로 선택했다. 여기에 빛을 받아들이는 전면창과 내부 공간에 마치 구름이 떠다니는 듯한 느낌의 조명등을 배치했다. 현대의 재료인 철을 사용해 자연을 묘사하고 모던한 전통가옥과 자연, 생을 함께 보내는 부부의 삶이 모두 한데 어우러지는 내부로 디자인했다. 공간 분할은 건축주의 동선을 가장 최우선에 두고 이루어졌다. 흙이 묻은 장화를 벗고 바로 욕실로 갈 수 있도록 입구를 넓게 내었고 탈의실과 욕실을 한데 배치해 사용자의 편의를 더했다. 다용도실에는 바깥 창고와 쉽게 오갈 수 있도록 연결문을 따로 두고, 방문은 마치 벽을 보는 듯 하나로 이어지게 디자인했다. 수납공간을 활용한 TV장은 콤팩트한 내부에 확장감을 더한다. 주택을 디자인하며 시공상의 어려움도 있었다. 먼저 인위적인 바람을 싫어하는 건축주는 단열과 차음이 잘 되는 집을 원했다. 이에 외벽이 두꺼워져 페인트 마감에 어려움이 따랐지만 STO라는 마감재를 사용해 에너지는 물론 시공 문제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었다. 또한 벽과 문, TV장에 우드를 붙이는 동시에 마치 문과 서랍이 없는 듯 벽과 하나로 연결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았다. 이를 위해 우드플로링의 특성인 암수 구별로 접착하는 방법을 통해 디테일도 살리면서 시공상의 문제도 줄일 수 있었다. <글·윤석민, 박윤수> HOUSE PLAN 대지위치 :충북 진천군 대지면적 :502.26㎡ 건물규모 :지상 1층 건축면적 :150.11㎡ (45.41평) 연면적 :146.24㎡ (44.24평) 건폐율 :29.88% 용적률 :29.12% 주차장 :1대 공법 :기초 - 철근콘크리트조, 지상 - 철근콘크리트조 구조재 :철근콘크리트 지붕재 :무근콘크리트, 우레탄 도막 방수 단열재 :T85단열재, 스티로폼(가등급) 창호재 :알루미늄 시스템 창호 데크재 :우드플로링 외벽마감재 :STO 도장 내벽마감재 :우드플로링 조명디자인 :김도연 010-8585-4140 설계 및 디자인 :윤공간디자인 윤석민, 신석종합건설(주) 박윤수 시공 :신석종합건설(주) 02-552-4656 ELEVATION 윤공간디자인 윤석민 대표 영남대 서양화과와 홍익대 건축도시대학원 실내설계를 졸업했고, 2007년 ‘윤공간디자인’을 설립했다. 前 경원대학교 실내건축과 겸임교수, 現 숙명여대 출강 중이며, 2009년 KOREA INTERIOR DESIGN AWARD 우수상, 2010년 KOREA DESIGN AWARDS-SPACE부문 대상을 받았다. 대표 프로젝트로는 베니건스 더 키친, B2y, 잇 미샤 등이 있다. 02-575-8166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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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0
해외주택 / DWELLING in ETURA
정형화된 모습을 벗어나 실험적인 시도가 엿보이는 주택을 만났다. 생각의 틀을 깬 자연을 향해 뻗은 거대한 매스, 그 속에 숨 쉬는 자유로움이 전해져오는 듯하다. 취재 김연정 사진 Cesar San Millan 집에 대한 새로운 시선 프로젝트에 대한 계획은 ‘경사면’이라는 필지조건에서부터 시작한다. 주택은 진입로보다도 낮은 높이에 놓여 시각적 효과가 줄어드는 동시에, 하나의 강력한 캔틸레버(Cantilever) 매스가 후면 돌출되어 자연과 공존한다. 덕분에 환경에 대한 불필요한 개입은 최소화 되었고(필지점유율 9%), 이는 소형 진입로 시설과 차량보호구역을 갖춘 옥상정원으로 완성되었다. 설비 매립과 옥상녹화,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재생에너지 사용과 물 절약 방안을 도입한 결과,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매스가 교차하는 빈 공간에는 수직계단이 놓여 굴뚝과 같은 역할을 한다. 또한 주택은 남향이라는 배치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에, 모든 시야는 남쪽을 향해 열리고 북쪽으로는 겨울철 찬바람을 막을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마지막으로 주택의 모든 구조는 철근콘크리트조로 시공해 내구성을 높였다. <글·Roberto Ercilla>HOUSE PLAN 대지위치 : Etura, Alava, Spain건축면적 : 218m²환경관리 : Mamen Orbananos, Amaia Vasallo개발 : Jose Maria Salazar기술 : Amaia Vasallo 시공 : Zikotz협력 : Eduardo Martin(Structural work), Inaki Ciganda, Raquel Ochoa, Mikel Sanz(Architect)설계 : Roberto Ercilla www.robertoercilla.com 건축가 Roberto Ercilla 바르셀로나 Escuela Tecnica Superior de Arquitectura에서 건축학을 전공했다. 1978년 스페인 북부에 위치한 비토리아(Vitoria)에 Roberto Ercilla Arquitectura를 개소해, 현재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Escuela Superior de Arquitectura of Navarra에서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리얼리즘을 기반으로 한 실용적인 프로젝트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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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8
살기 편하고 따뜻한 목조주택
38년간의 직장 생활을 끝내고, 양평으로 귀촌한 건축주 부부. 서울에서 1시간 거리지만, 마을 깊숙이 들어와 앉은 주택 단지는 한가로운 시골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집 안팎을 가꾸고, 5일장 다니는 재미에 푹 빠져 사는 이들의 전원생활을 엿본다. 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 ▲ 가로로 길게 이어진 동선 덕분에 전면폭이 21m에 달한다. 단층집이지만 규모 있는 저택같은 인상을 풍긴다.건축주 부부는 퇴직을 앞둔 5년 전, 전원생활을 위한 필지를 미리 마련해 두었다. 서울에서도 주택 생활을 했던 터라 더 넓은 마당을 가꾸고 싶었고, 나중에 자녀들에게 쉼터 역할도 할 수 있는 전원주택을 짓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 꿈을 이뤘다. 설계와 건축을 별 탈 없이 마무리하고 지금은 잔디와 텃밭을 꾸리고 강아지도 키우는, 본격적인 귀촌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 정원 외에 앞마당에는 앵두, 매실 등의 유실수를 심고 텃밭도 멋지게 조성했다. ▲ 별채는 데크와 계단으로 이어진 넓은 테라스를 갖는다. 따로 오가는 출입문을 내어 독립성을 꾀했다. ◀ 부부의 침실은 단아한 서까래 장식과 벽지 사용으로 아늑하게 꾸몄다.▶ 벽난로가 있는 거실 풍경. 고라니나 멧돼지 출몰을 대비해 CCTV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다. 암반이 많은 대지, 그 위에 지은 단층집 단지는 양평군에 속해 있지만, 강원도와 경계면에 위치해 산세가 좋고 호젓하다. 집터 뒤로 바로 육중한 돌산이 이어져 가끔 고라니나 멧돼지가 출몰할 정도다. 기초공사를 위해 터파기 작업을 하던 중에는 2m 아래 암반을 만나기도 했다. 더 이상 공사가 불가능해 성토를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암반 높이에 맞춰 주택이 앉을 위치를 잡고 마당은 단차와 경사를 주어 조성했다. 부부가 단층집을 원했기 때문에 대신 계단과 데크를 부각시켜 집을 웅장하게 만들었다. 또한 단층집이라 다소 왜소해 보일 수 있어 동선을 최대한 가로로 배치하고, 외장재는 무게감 있는 재료로 선택했다. 지붕에 기와를 얹고, 외벽은 벽돌과 테라코타를 시공해 아늑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살렸다.부부의 주생활 공간과 자녀들을 위한 별채는 횡방향으로 연결되었다. 가로 동선 덕분에 전면의 폭이 21m에 달한다. 별채 가운데는 팔각이 돋보이는 2층을 살려 포인트를 주고 리드미컬한 지붕선을 만들었다. “직장 생활에 지친 자녀들이 찾아와 아무 방해받지 않고 편히 쉬다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대를 이어 집을 이런 용도로 활용한다면 좋겠죠. 그런 생각으로 조금 더 오래가고, 더 친환경적인 자재를 사용하고자 했습니다.” 자녀를 생각하는 부모의 진한 마음이 주택 곳곳에 배었다. ◀비슷한 톤의 기와와 벽돌을 선택한 입면. 집을 에워싼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팔각의 2층방은 가끔 오는 자녀들을 위한 색깔있는 쉼터다. 이웃들과 함께 하는 즐거운 전원생활 실내는 거실이 비교적 높다보니 주방 위에 벽이 하나 생겼다. 정수옥 씨는 바닥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포인트월을 만들어 심플하면서 목가적인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또한 침실은 부부의 연령에 맞추어 고풍스럽게 꾸미고 목재 서까래로 전원주택의 풍미를 한껏 살렸다.반면, 별채는 심플하고 안락하게 구성했다. 마치 펜션에 놀러온 듯, 거실과 주방을 개방감 있게 만들고 바깥 데크로 바로 이어지도록 동선을 계획했다. 팔각의 다락방은 독특한 천장으로 동화 속 나라에 온 듯한 풍경을 선사한다. 한겨울에는 벽난로의 운치를 즐기며, 난방비까지 절약하는 효과를 경험했다. “참나무 세 덩이만 넣으면 밤새 기름보일러가 작동하지 않을 정도로 훈훈해져요. 목조주택을 제대로 지어 단열성능을 보장받은 것 같아요. 각 단계마다 시공사와 함께 꼼꼼히 감리하고 체크한 결과 덕분이죠.” 부부는 이사를 와서 마을 사람들을 초대해 집들이를 했다. 동네에 띄엄띄엄 있는 집이지만, 한 자리에 모이니 그 수가 50여명에 달했다고. 이웃에게 선물 받은 솟대와 새집이, 마당에서 묵묵히 부부의 전원생활을 응원하고 있었다. 우리 집에만 있는 KEY POINT! 서울에서도 오랫동안 단독주택 생활을 해 온 부부. 그간 좁은 마당으로 늘 아쉬웠는데, 이곳에서는 집 안팎을 가꾸다보면 하루해가 다 간다. 마당 곳곳에 유실수와 야생화 등을 나누어 심고 정원 한켠에 텃밭을 일구는 데도 일가견이 있다. ◀ 고목에 매달린 빨간 우체통 주변에 벌채목이나 부러진 나무 둥치를 주어다 화분대나 울타리 등 적재적소에 활용한다.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빨간 우체통을 낮게 달고, 화분을 올려 손님을 맞는다. ■ 텃밭 경계석은 꽃잔디 벽돌 잔디 마당과 텃밭을 자연스러운 곡선으로 나누고, 경계는 집을 짓고 남은 벽돌을 쌓아 구획했다. 부부는 벽돌 구멍에 꽃잔디를 심어 텃밭과 정원을 한데 어우러지도록 했다. ▶ 벌개미취가 피어난 길 입구 집으로 오르는 마을길에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란다는 벌개미취를 심어 그 꽃이 한창이다. 내 집만 꾸미는 것이 아니라, 오가는 사람 모두 즐길 수 있도록 한 부부의 깊은 배려가 느껴진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대지면적 : 998㎡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154.16㎡ 연면적 : 172.46㎡ 건폐율 : 15.45% 용적률 : 17.28%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8m 공법 : 기초 - 매트기초, 지상 - 2×6 경량목구조 구조재 : 목구조 지붕재 : 기와 단열재 : 인슐레이션 외벽마감재 : 벽돌, 테라코타 창호재 : LG 하이새시 스마트창 설계 : 삼원건축 시공 : 에덴건축 031-772-1987 www.edenhousing.co.kr HOUSE SOURCES 벽지 : DID 실크벽지 아트월 : 한솔 스토리월 바닥재 : 강화마루(크로젠) 욕실 및 주방 타일 : 대동타일, 이화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 주방 가구 : 한샘 조명 : 태화조명, 동방조명 계단재 : 레드파인 집성목 현관문 : 알프라임 단열도어 방문 : 예림도어 붙박이장 : 한샘 데크재 : 방부목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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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8
다른 공간감, 스킵 플로어 하우스
대저택 같아 보이는 육중한 외관과는 달리, 스킵 플로어로 구성한 이천 주택은 방문자로 하여금 끊임없는 흥미를 유발하도록 오밀조밀한 내부로 짜여 있다.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 남쪽을 향해 넓게 창을 낸 주택의 전경. 가로로 긴 박스형 매스가 무게감을 더한다. ▲ 1/3의 단차를 이용한 스킵 플로어로 구성된 내부. 넓은 거실공간은 남쪽을 향해 큰 창을 갖는다. 목조주택 단지 사이의 박스 주택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비포장도로를 지나니, 잘 정비된 야트막한 경사지 위에 단독주택 몇 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멀리서 보이는 주택의 모습은 마치 거대한 박스를 연상시킨다. 목조주택들 사이에 붉은 벽돌과 스터코로 마감된 박스모양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동서로 긴 매스는 동향인 옆집과는 다르게 남쪽을 바라보고 있다. 이처럼 건물의 외관이 주변과 다른 데는 이유가 있다. “남편과 함께 목조주택을 짓기로 결심한 후 한 업체에게 설계와 시공을 모두 맡겼는데, 저희 부부의 요구에 귀기울이기보다는 ‘원래 이렇다’는 말만 반복하며 추가금액을 요구하거나, 중요사안을 단독으로 결정해버리는 모습에 실망을 했어요. 처음 집을 짓는 거라 기대도 많이 했는데 속이 많이 상했죠. 그러던 차에 ‘건축사사무소 이루’의 이병익 소장을 만난 거에요. 저희가 지으려는 집과 삶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시고 설계안에 반영하려 노력한 결과, 이전과는 180도 바뀐 마음에 쏙 드는 집이 나온거죠.” 주택을 짓는 수요가 늘면서 이에 따른 공급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업체에 대한 정보는 넘치지만 문제는 일반인이 옥석을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건축가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탄생한 설계안을 받아들고, 집을 지어줄 시공사를 찾아 나섰다. 몇 주간의 탐색 끝에 지인의 소개로 ‘맥스디자인’ 김민영 실장을 만나게 된다. “실제 공사를 진행하면서 너무 재밌었어요. 실장님이 꼼꼼하게 공사를 진행하고, 내부 인테리어까지 제 일처럼 다 맡아서 해주셔서 저희는 신경 쓸 일이 거의 없었어요.” ◀ 주택의 모든 맞춤 가구는 우노가구 제품. 어려운 공간일수록 흥미를 갖고 접근하는 가구 디자이너 덕분에 건축주 몸에 딱 맞는 맞춤형 주방공간이 탄생했다. ▶ 주차장으로 활용되는 필로티에서 건물 주출입구로 진입하는 계단. ◀ 건물의 후면은 고벽돌과 스터코플렉스의 교차마감으로 3개 박스의 조합을 연상시킨다. ▶ 조적 담장은 시공사인 맥스디자인 김민영 실장의 즉흥 아이디어. 마당을 감싸 안은 주택 예닐곱채의 전원주택이 모여 있는 자그만 단지 내 땅은 도로가 동쪽으로 면해 있다. 다른 집들은 도로를 향해 개구부를 내었지만, 이 집은 방향을 90도 회전해 남쪽을 향한 배치를 취했다. 이로 인해 마당은 도로를 향하지 않고 건물 사이에 끼인 모습이 되었으나, 오히려 건물이 넉넉한 대지를 감싸 안아 포근한 안마당을 만드는 형국이 되었다. ▲ 스킵 플로어 구조로 되어 있는 계단실을 올라오면 너른 거실과 주방공간이 펼쳐진다. 적삼목으로 마감된 데크는 나무향내를 집안 가득 퍼트린다. ▲ 두 딸의 방 앞에는 툇마루가 꾸며져 있다. 아이들의 아토피를 걱정하는 건축주 부부를 위한 시공자의 배려이다. ▲ 부부 침실에는 1층 마당과 바로 연결되는 데크를 설치했다. ◀ 주방으로 향하는 복도실에는 빈티지한 수납장을 두어 인테리어 효과를 더했다. 오른쪽 벽 너머 외부공간에는 야외데크가 마련되어 있다. ▶ 아이들을 위한 화장실은 건식으로 설치해 미끄러짐으로 인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했다. 어린이용 변기와 수전을 설치한 디자이너의 센스가 돋보인다. 가족이 더욱 친밀해지는 공간, 스킵 플로어 계단실을 이용해 단차를 주는 스킵 플로어로 구성한 이유는 설계상의 필요에 의해서였다. 남향으로 결정하고 거실을 1층에 두려 하니, 남쪽이 살짝 언덕져 시야를 가릴 것이 염려되었다. 이에 충분한 전망과 채광을 확보하기 위해 거실을 들어올려 설계했고, 올려진 기단부는 필로티로 조성해 자연스레 주차공간으로 활용되었다. 스킵플로어 구조로 인해 내부에 들어서면 마치 탐험을 하듯 색다른 공간이 펼쳐진다. 건물은 입구의 계단실을 중심으로 내부는 동쪽과 서쪽으로 구분된다. 동쪽은 들어올려진 거실과 주방이 높은 층고를 가진 가족의 공용공간으로서 집의 절반을 구성하고 있다. 이에 반해 서쪽은 프라이빗한 공간으로서 1층에는 부부침실과 드레스룸 그리고 화장실이 있고, 2층에는 두 딸을 위한 방과 화장실, 좌식공간인 툇마루가 배치되었다. 주택의 내부는 아이들과 어른들의 공간을 분리해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면서도 1층과 2층의 중간에 거실을 두어, 공용공간으로의 접근성이 뛰어나도록 동선을 유도한 점이 눈에 띈다.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이천시 대지면적 : 500㎡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108.52㎡(1층 - 43.02㎡, 2층 - 94.05㎡) 연면적 : 137.07㎡ 건폐율 : 21.7% 용적률 : 27.41%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6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조, 지상 - 철근콘크리트조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지붕재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열반사 단열재, 스티로폼 외벽마감재 : 고벽돌, 스터코플렉스 창호재 : 시스템창, 이중PVC창 가구디자인 : 우노가구 031-321-5590 www.unogagu.co.kr계획설계 : 건축사사무소 이루 이병익 011-289-5734 실시설계 : 건축사사무소 이루, 맥스디자인 시공 : 맥스디자인 김민영 010-2915-7443 HOUSE SOURCES 벽지 : 대동벽지 - 실크도배지 바닥재 : 방 - 강화마루, 거실 - 대리석복합타일 욕실 및 주방 타일 : 유송타일 - 폴리싱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앤브이텍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 우노가구 조명 : 윤성조명 계단재 : 멀바우집성목 현관문 : WIT - 시스템도어 방문 : 현장제작 - 낙엽송합판 데크재 : 적삼목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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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6
해외주택 / 당신이 꿈꾸는 노스탤지어
누구나 한번 쯤 꿈꾸는 언덕 위 집, Sura에는 자연과의 소통을 중요시한 건축가의 취향이 녹아들어 있다. 햇빛과 바람이 드나들고 자연과 교감하는 창을 통해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만나는 집의 이야기가 들려온다. 취재 김연정 사진 Gustav Willeit이탈리아의 한적한 마을에 자리한 박공구조의 이 집은 오스트리아에 기반을 둔 건축그룹 Casati가 설계했다. 줄무늬가 새겨진 목재패널이 외벽으로 사용되었고, 내부는 울퉁불퉁한 표면의 라임스톤(Limestone)으로 마감하였다. 박스 형태의 창문들은 건물 정면의 경치와 언덕 비탈 위의 작은 성 카스텔로 디 산 마르티노(Castello di San Martino)를 프레임 속에 담았다. 부부침실에 설치된 창문의 경우, 지붕까지 이어지는 독특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그 밖에 다른 창들은 키 작은 어린아이들도 밖을 바라볼 수 있도록 배려해 바닥과 맞닿아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흰색으로 통일된 내벽은 3개 층의 각 방과 복도를 둘러싸고 있다. 마감재로 쓰인 라임스톤은 공기 중의 습기를 흡수하고, 무더위가 머무는 기간에는 집안을 시원하고 상쾌하게 만들어주는 기능까지 갖췄다. 주택의 유니크한 디자인은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HOUSE PLAN대지위치 : San Martino in Badia, Italy용도 : 단독주택규모 : 지상 3층(별채-지상 1층)마감재 : 라임스톤, 우드설계 : Casati(Andreas Moling, Simon Oberhammer, Alexander Pfanzelt) www.casati.cc건축그룹 Casati2006년 Andreas Moling, Simon Oberhammer 그리고 Alexander Pfanzelt 세 사람에 의해 설립된 건축사무소다. 오스트리아와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서 건축을 포함한 예술·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건축 환경과 경관 사이의 관계를 풀어나가는 것에 그들만의 작업 포커스를 맞추며, 다방면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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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2
디자인 하우스, Sweet Home
설계는 대지와 도시의 맥락을 읽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건축가는 오래된 동네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만한 ‘이슈’를 만들고자 했다. 새로운 거리 탄생의 시발점이 되는 이 신선한 건물의 등장 덕분에 마을 전체는 생동감을 얻었다.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 오래된 교현동 주택단지에자리한 조형미 넘치는 주택의 외관 ▲ 아이들의 놀이공간으로 활용되는 거실 내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책장은 목수가 정성껏 제작했다. “하루라도 빨리 아이들에게 추억이 될 집을 지어주고 싶었거든요” 아파트에서 벗어나 주택을 짓게 된 경위를 물어보는 질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건축주 곽우영, 김정화 씨 부부 옆에는 큰 딸 도희와 동생 도일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부부를 바라보고 있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눈빛에 사랑스러움이 가득하다. 낡은 도심지에 불어오는 새로운 바람 오래 전부터 주택 건축을 마음먹은 이들 부부는 적당한 땅이 나오길 기다렸다. 정해진 예산 안에서 지혜롭게 지출해야 했기에, 과한 욕심은 금물이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이곳 충주 교현동의 낡은 주택단지 안에 40년 된 오래된 주택을 매입하는데 성공. 이곳은 충주의 노후한 주택가로서 새로운 정비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동네였다. 오래된 집들이 많았지만, 여기저기 리모델링 혹은 재건축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었고 입지 또한 훌륭해 근처 체육공원과 충주천, 분수공원 등 근린생활시설과도 가까운 알짜배기 땅이었다. 대지 면적이 비슷하고 도심에서의 접근성과 도로 폭 등 상태가 양호해, 리뉴얼된다면 충주의 이름난 단독주택 주거단지가 될 것으로 보였다. 건축주는 외관이나 스펙에 집중하기보다 삶을 담을 공간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애초부터 그가 생각한 ‘집’의 이미지는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충분한 채광과 복층 구조,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가꾸고 뛰어 놀 마당. 어쩌면 삶을 담는다는 ‘거주’의 본질을 가장 정확하게 꿰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아기자기한 조형미가 돋보이는 디자인 하우스 ▲ 툇마루를 변형한 데크는 텃밭에서 놀고 쉬는데 넉넉한 쉼자리가 되어준다. 외관은 마을 내 단연 눈에 띄는 형상이다. 사각형의 저층부로 안정적인 느낌을 주고, 뾰족한 삼각형의 차용으로 파사드에 표정을 입혔다. 외부입면의 원형 창과 사선의 사용, 그리고 산뜻한 컬러매치는 ‘홈스타일토토’만의 디자인 콘셉트이다. 측면부의 사선과 원형 창의 조합은 느슨하고 지루하기 쉬운 외관에 재미를 더한다. 버려진 곳 하나 없이 역동감이 느껴지는 표피, 어느 곳에서 바라보아도 한번쯤 쳐다보게 되는 외관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이다. 홈스타일토토의 임병훈 소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사람도 매력이 있어야지 한 번 더 눈길이 가듯이, 집도 마찬가지죠. 누군가 걸어가다 쳐다보고는 ‘나도 저런 집에 살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집이라면 좋겠어요.” ▲ 싱크와 수전을 아일랜드로 구성해 거실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지켜보며 요리할 수 있는 주방공간을 구현했고, 한쪽에 평상을 설치해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식사하고 담소를 나누는 공간으로 활용했다. 건강한 주거환경이 만드는 내 아이의 밝은 미래 건축주인 곽우영 씨 가족도 한 때 아파트에 산 적이 있다. 아파트에 살 때는 아이와 놀이터 한번 가려면, 도구와 준비물을 챙겨서 아파트 현관문을 지나 엘리베이터를 기다려 타고, 내려서 단지를 빙 돌아야 했다. 바로 집 앞이 놀이터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혼자 내보낼 수 없어 마음처럼 자주 나가주지도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새로 지은 주택으로 이사 오고 근 며칠 동안 세 살배기 도희는 계속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했다. 집 밖에만 있던 계단이 집 안으로 들어와 있는 것이 신기했던 모양이다. 놀고 싶을 때면 언제든 쪼르르 마당 한켠, 아빠가 만들어준 모래놀이터로 달려간다. 주차장의 선 그리기 작업도 아이에겐 아빠와 함께하는 ‘놀이’였다. 집 우측 자그마한 텃밭은 네 식구가 함께 심은 쪽파와 상추, 허브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아파트와는 다른 생활이 펼쳐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커나갈 아이의 인성이 이전과는 같지 않을 것은 당연지사. 건축주 부부는 새로 바뀐 주거 환경이 아이의 삶과 미래를 바꿀 것이라 확신했다.▲ 현관으로 들어서면 우측에 거실과 주방이 넓게 펼쳐져 있다. 벽면의 책장은 건축주의 아이디어다. ▲ 1층 부모의 손이 닿는 곳에 나란히 자리한 해님방과 달님방. 지금은 두 공간 사이에 오픈된 개구부를 두어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도록 조성했고, 추후 아이들이 자랐을 때 간단한 공사를 거쳐 분리할 예정이다. 내부공간의 선택과 집중 네 식구에게 필요한 3개의 방과 2개의 화장실, 그리고 너른 거실과 주방이 전용면적 95.17㎡ 안에 모두 담길 수 있었던 것은 선택과 집중이 확실한 공간구성 덕분이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거실과 주방에 집중해 이 공간을 넓게 내었고, 상대적으로 사용이 적은 방과 화장실 등은 필요를 충족시킬 만큼의 면적만으로 구성했다. 이렇게 스케일의 완급을 조절한 덕분에 주택 내부는 사용자에게 리드미컬한 공간으로 인식된다. ▲ 2층으로 올라오는 계단은 햇빛을 그대로 받아 결코 어둡거나 가파르지 않다. ◀ 2층 전체는 부부를 위한 공간이다. 아이들이 좀 더 커서 자기만의 방을 가지게 된 후 꾸미기로 했다. ▶ 계단실은 면적을 최소화하되, 아이들이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구성했다. 공간에 ‘본인’을 새기는 과정, 설계 이름난 건축가에게 설계를 맡기지 않아도, 또 돈이 많지 않아도 건축주의 ‘꿈’과 ‘희망’을 실현할 집짓기는 가능하다. 1억 중반대의 경제적인 예산으로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은 건축주의 삶에 귀 기울여 이를 공간으로 구현한 건축가의 야무진 설계가 뒷받침되었기 때문. 건축주의 개성과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 그리고 건축가의 캐릭터가 어우러진 이 주택에서 가족은‘가장 자기답게 있을 수 있는 공간’을 갖게 되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충청북도 충주시 대지면적 : 183.70㎡(55.6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75.45㎡(22.82평) 연면적 : 95.17㎡(28.79평) 건폐율 : 39.1%(법정 : 60%) 용적률 : 51.81%(법정 : 250%) 주차대수 : 자주식 1대 최고높이 : 7.55m 공법 : 기초 - 줄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 지붕재 : 아연도 칼라강판 단열 : 그라스울 + T50 비드법1종 2호단열재 : 외벽마감재 테라코수퍼화인, 적삼목 위 오일스테인 창호재 : 융기드리움 시스템창호(독일식) 계획설계 : 홈스타일토토(임병훈+정신애) 실시설계 : 홈스타일토토 인허가 : 한담건축 시공 : 최승철+건축주 직영(인테리어 및 외부)HOUSE SOURCES 내벽 마감 에덴바이오 벽지 바닥재 이건 강마루 - 세라오크, 한화 PVC장판 수전 등 욕실기기 새턴바스, 아메리칸 스탠다드, 대림 주방 가구 사제제작 조명 필립스 외 기타 계단재 스프러스 현관문 신진도어 방문 영림도어 붙박이장 사제제작 - 하이그로시 데크재 ACQ방부목 홈스타일토토 임병훈, 정신애 고급주택과 유명건축가 작품만이 주택 디자인의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 평범한 일반 주택시장의 디자인 수준을 높이고자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선후배가 뭉쳤다. 불철주야 건축주들과 대화하며 알콩달콩 집짓기를 실현하는 이 젊은 건축디자인 그룹은 최근 들어 펜션, 다가구주택 등으로 디자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010-3215-4436 www.homestyletoto.com※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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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1
유럽 전통 농가풍의 목조주택
건축주 부부는 일단 주말주택으로 시작하여 추후에는 오롯이 안착할 수 있는 집이 필요했다. 고향인 춘천 근처에 마침 친구들이 함께 모여 살 단지를 준비 중이었으나, 애초부터 물가에 터를 잡고 싶던 바람을 접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중 물소리가 들리는 대지를 운이 좋게 바로 구할 수 있었고, 이 집을 지었다. 건축은 30년 경력의 목조장인에게 맡겨 무엇보다 견고한 목조주택의 매력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디자인을 부탁했다. 취재 편집부 사진 변종석목가적인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외관은 슁글과 시멘트 사이딩, 드라이비트로 연출했다. 많이 쓰이는 자재라도 어떤 색감으로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 집의 외관에서 또렷이 드러난다. 1층 외벽은 중심부에 벽돌로 조적을 했는데, 목재와 조화를 이루도록 붉거나 어두운 색상을 고른 센스가 돋보인다. 상단 부분은 깔끔한 흰색 드라이비트로 마감하고 목재를 이용해 격자 장식을 덧대주었다. 유럽의 전통 농가풍 디자인으로 밋밋한 주택에 포인트를 준 것이다. 주택의 3면을 두르고 있는 데크는 제법 넓은 편이다. 직접 제작한 테이블과 벤치 등을 두어 휴식 공간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좌측으로는 보조주방과 보일러실에서 바로 출입이 가능해, 외부 활동에 유용하다. 지붕은 정확히 45° 경사로 설계되었다. 눈이 많이 올 경우 흘러내리기 좋고 다락방을 만들기에도 그만이다. 정품 자재로 철저하게 시공원칙을 지킨 목조주택이라 단열성능이 뛰어나고 내진, 통기성도 좋다.▲ 호주산 벽돌과 시멘트 사이딩, 드라이비트와 적삼목 몰딩이 어우러진 주택 외관. 45°로 경사가 기운 지붕이 뒷산과 어울려 멋진 경관을 연출한다. ▲ 넓은 데크는 집으로 들어서는 다양한 길을 안내한다. 특히 주방과 보조주방, 보일러실이 모두 데크와 연계되어 활용도가 높다. 테이블와 벤치들을 위에 올려둘 만큼 면적이 넓고 여름철 볕을 피하며 외부활동을 하기에 제격이다. 실내는 건축주 부부가 직접 기본설계를 제안했다. 거실은 안락한 분위기를 줄 수 있도록 두 계단 낮게 위치하고, 미송판으로 서까래 장식을 덧대 웅장함을 강조했다. 천장과 벽면 하단은 미송루버로 마감해 은은한 소나무향이 가득하다. 벽난로 주변은 타일과 벽돌로 마감해 안정성을 높이고 아트월 시공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건물 중앙의 계단 입구에는 세 개의 나무 기둥이 파티션 역할을 하며 목조주택의 자연미를 한껏 드러낸다. 식구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방은 전망 좋은 남향으로 배치했다. 2층은 아담한 다락방과 거실, 가족실로 구성되어 있다. 부부는 각 방마다 이름을 지었는데 식탁이 있는 다이닝룸은 수다방, 주방 뒤 북향 방은 낮잠방이다. 옆 산의 산신령 바위가 한눈에 들어오는 2층 방은 명상방이 되었다. 아파트에서는 결코 누릴 수 없는 나에게 꼭 맞는 집, 가정리 목조주택은 부부에게 그런 집으로 새겨지고 있다. ▲ 내부는 단 차이를 통해 공간을 구획해 주었다. 계단 입구의 목재 기둥은 공간을 나누는 파티션 역할을 하는 동시에 목조주택의 운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오픈된 1층의 천장이 훤히 드러나는 2층 거실. 원목 소재의 아담한 테이블이 서까래 장식과 잘 어울린다. 역시 통로와 단 차이를 내주어 공간 분위기를 새롭게 했다. 명상방으로 활용하는 2층 다락방. 발코니 너머로 앞산 선바위가 한눈에 들어온다. HOUSE PLAN위치 : 강원도 춘천시 연면적 : 188.00㎡(57평) 구조 : 2×4″, 2×6″ 목구조 규모 : 지상 2층 외부마감 : 벽돌, 하디 사이딩, 드라이비트,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 내부마감 : 미송목재루버, 벽지, 온돌마루 설계·시공 : 나무와 집 www.iwoodhouse.co.kr※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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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9
조망감 좋은 목조주택
건축주는 오래전부터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꿈을 꾸었다. 어머니가 농사를 짓던 토지를 미리 터로 준비하고 이것저것 공부하면서 작업할 업체를 찾던 중 ‘꿈꾸는목수’를 알게 되었다. 친환경적이며 단열에도 유리한 목조주택을 지으려던 생각이 처음부터 강해서 그 방면에 노하우와 꼼꼼함을 인정받은 작업자가 필요했다. 취재 편집부▲ 화초 가꾸기가 취미인 건축주를 위해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였다. 맞벌이 부부에 아들 둘로 된 가족 구성원을 위한 공간은 넓은 거실과 주방, 별도의 2층 거실이었다. 그리고 흔하지 않은 집, 그림처럼 아름다운 집을 바랐다. 이 집의 자랑은 무엇보다 조망권이 좋다는 점이다. 대지 뒤쪽으로는 산이 있어 새들이 지저귀고, 따뜻한 햇살이 늘 비춰준다. 오후의 테라스에 앉아 차를 마시면 인적 없는 별장에서 휴식을 취한다는 느낌이 한껏 들 정도이다. 처음 설계를 진행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은 동선 확보였다. 건축주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최대한 맞추기 위해 수차례 미팅을 거쳤고, 각 공간의 동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되었다. 넉 달에 걸친 논의 끝에 이 집을 완성하게 되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기본적인 구조에 팔각으로 포인트 공간을 계획하여 외관에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2층공간의 효율성을 높였다. 건물의 외부는 자연을 사랑하고 화초 가꾸기가 취미인 건축주를 위해 실용적이고 견고한 데크를 계획하였다. 또한 내·외부 건축 자재와 마감재 하나까지 건축주가 꼼꼼하게 직접 고른 것이 특징이다. ◀ 8각으로 된 매스는 이 건물의 포인트가 된다. ▶ 전면으로 널찍한 데크를 둘렀다. ▲ 화려하게 꾸며진 주방 및 계단실 ▲ 벽난로와 인조석으로 치장한 거실.전면의 큰 창으로 충분한 채광이 이루어진다. ◀ 정원은 물론 집안 곳곳에 화초들이 가득하다.▶ 각 공간을 꾸민 내부 마감재 하나까지도 모두 건축주가 선택한 것들이다. ▲ 2층 가족실. 8각으로 꾸민 독특한 공간이다. HOUSE PLAN대지위치 : 전남 고흥군 대지면적 : 348㎡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80.4㎡ 연면적 : 106.1㎡ 건폐율 : 23.10% 용적률 : 30.49% 공법 : 기초 - 매트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 S.P.F 경량목재 창호재 : PVC(융기) 단열재 : 화이바그라스(이소바) 외부마감재 : 이중그림자 싱글 30년산, 시멘트사이딩, 인조석 내부마감재 : 벽지, 인조석, 루버 설계·시공 : 꿈꾸는목수 1599-1723 www.woodenhouse.kr※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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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5
다듬는 재미가 있는 빨간 벽돌집 / Reform House 나물이네
원룸에서 시작한 김용환 씨의 주방 살림은 다세대 주택과 아파트를 거쳐 이곳 퇴촌의 한 아늑한 시골마을에 최종 안착했다. 1년에 걸쳐 하나씩 더해져가는 공간. 우리네 시골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지붕 빨간 벽돌집을 노크해보자. 취재 정사은사진 변종석 ▲ 100% 수작업으로 탄생한 부엌의 모습. 싱크대와 조리대 역시 직접 만들었다. 경기도 광주 퇴촌, 빨간 벽돌을 쌓아 만든 주택은 여타 시골집과 마찬가지로 창고 한 채를 옆에 끼고 있었다. 집주인은 부모님이 살고 계신 본채와 창고 사이, 폭 2.5m의 ‘ㄴ’자 형 공간을 개조해 ‘쓸 만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곳은 「나물이네 매일밥상」의 저자로 유명한 김용환 씨의 전원주택이다. 목수이자 농부, 그리고 베테랑 요리사까지. 김용환 씨는 달고 있는 명함만 해도 서너 가지가 너끈히 넘는다. 2010년 부모님이 계신 퇴촌의 전원주택으로 거처를 옮긴 후 뭐든지 직접 만들기를 3년.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하는데, 주택생활 3년차인 김용환 씨 또한 여느 목수 부럽지 않은 목공 실력을 자랑한다. 목공뿐만이 아니다. 마당의 배수로도 직접 만들고 잔디까지 손수 깔았다니, Home DIY를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음이다. “기초가 제일 중요해요.” 개조 노하우를 물어보는 질문에 원론적인 대답이 돌아온다. 하지만 그의 말을 듣다보면, 정말 모든 일에 기초가 가장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유공관은 땅이 얼지않는 동결심도보다 더 파서 인입해야 하고, 데크에서 사용할 전기배선 또한 흙을 깔기 전에 미리 연결해야 한다. 또, 샌드위치 패널로 만든 외벽의 추가 단열공사는 반드시 합판 설치 이전에 해야 두 번 일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등 그가 쏟아내는 알짜배기 정보는 그야말로 경험을 통해 얻은 살아 있는 지식이다. 주택이 이렇게 살만한 공간으로 완성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1년여 남짓. 그에게 딱 맞는 맞춤형 공간은 이렇게 탄생했다. “이곳에선 심심할 틈이 없어요. 매일 마당을 돌보느라 분주하고, 만들고 고칠 것이 끝없이 생기거든요. 깔끔한 것을 좋아해서 하나씩 정돈되고 자리 잡아가는 재미에 푹 빠져 살고 있어요.” 손때 묻혀가며 하나씩 완성해가는 재미가 있는 주택. 군데군데 심어놓은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울 10년 후가 기대된다. ◀ 세면대와 수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손수 제작해 완성한 화장실 ■ 재치 있는 ‘뒷간’ 글씨는 못 머리를 벽에 쳐서 만든 작품 ▶ 볼수록 기분 좋아지는 주방 입구 ▲ 색색의 그릇이 수납된 선반은 파티션 역할까지 담당한다. ◀ 야외용품의 필수품이 걸린 행거에도 그의 손길이 느껴진다. ■ 나물이네 주택 초입, 부모님이 머무는 공간 앞에는 예쁜 우체통이 손님을 맞는다. ▶ 가지런히 놓인 농기구들이 놓인 이곳 또한 직접 만든 처마다. ▲ 블랙 & 화이트로 꾸민 모던한 침실. 선명한 그린 컬러의 문이 포인트가 된다. ▲ 안채와 창고 사이 외부공간이었던 곳을 막아 현관과 거실로 만들었다. “얼마나 들었나?” 주방공사 : 약 150만원 정원(조경)공사 : 잔디 300만원 포크레인 :20만원 느티나무 :20만원 방부목 :50만원 시냇물에 있던 돌 공짜 ▲ 하나씩 사 모으다 보니 어느덧 벽면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아진 공구 “어떤 공구가 필요한가?” 개조를 시작한 초기단계, 목수분 하루 품값이 15만원인 것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는 김용환 씨. 작업자의 공구를 유심히 살펴보고 메모해두었다가 검색해보니 개당 10만원 내외의 공구 7~8개만 있으면 무슨 작업이든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챘다. 김용환 씨가 수납장을 털어 밝히는 Home DIY 필수 공구 8가지. 01 드릴 02 원형 스킬톱 03 직소기 04 각도 절단기 05 샌더 06 콤프레셔 07 타카 F30 08 타카 F60“어디어디 고쳤나?” ▶ 정원의 재탄생 깔려 있던 보도블록을 모두 걷어내고 수도관과 유공관을 보온담요로 싸 얼지 않는 1m 깊이에 다시 매설했다. 수도를 놓을 자리를 미리 정한 뒤 수도관도 확보하고, 중간중간 물이 빠질 맨홀도 두 군데 설치해, 이곳에 옥상에서 내려오는 배수로도 연결했다. 마지막으로 포크레인을 불러 구획해놓은 대로 흙을 배치한 후 텃밭을 제외한 부분에 잔디를 심었다. ▶ 현관문 리폼하기 창고와 본채 사이를 실내로 만드는 대공사 후, 철판 방화문과 샌드위치 패널 문 그리고 알루미늄 새시 문을 통일성 있게 리폼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미리 잘라놓은 루버로 프레임을 만들고 안쪽을 하나씩 끼워가며 피스로 고정했다. 완성된 루버는 철판용 피스를 사용해 문에 부착했고 리폼이 힘든 안쪽 틀은 젯소를 바른 후 페인트를 칠해 마무리했다. ▶ 황토 모르타르 아궁이 만들기 수돗가 옆, 야외에서 쓸 수 있는 황토 아궁이를 만들었다. 버려진 돌을 모아 아궁이가 만들어질 단을 쌓고 황토 모르타르를 반죽해 찰흙놀이 하듯 덕지덕지 발라주었다. 이때, 뒤쪽에 연기가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낡은 가마솥은 깨끗이 세척한 후 불에 올려 기름을 먹인 다음 사용했다. ▲ 잔디가 촘촘히 깔린 지난여름의 마당. 손수 만든 화덕과 벤치가 마당과 잘 어우러진다. ▲ 높인 화단과 잔디밭을 구분하는 토담도 김용환 씨가 직접 만들었다. “무슨 재료를 사용했나?” 내벽 마감 : 페인트 바닥재 : 나무 마루 조명 : 빈티지 창고등(www.sonjabee.com) 욕실 및 주방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인터넷 구입 주방 가구 : 자작나무합판, 미송집성목 싱크볼 - 엔텍 인조대리석 씽크볼(SBS8450) 수전 - ML2606A(양수원홀) 가스쿡탑 - 파세코가스렌지 2구 PGC-230B(http://allsink.co.kr) “이건 느티나무이고요, 저건 감나무에요. 집 주변으로 담쟁이덩굴을 심었고 얼마 전에는 어린 라일락과 능소화도 옮겨왔어요.” 600평에 달하는 마당은 직접 심고 가꾼 나무들로 5~6월, 눈부실 정도로 푸르다고 한다. 숲속 같은 느낌이 좋아 마당 안에도 군데군데 나무를 심은 그는 나무가 자라자면 10년이 걸린다며 “8년만 더 기다리면 나무그늘 아래 쉴 수 있겠다” 며 웃는다. 새로 지은 화려한 건물이 아니기에 더 애착이 가는 퇴촌의 빨간 벽돌집. 직접 만든 주방에서 직접 키운 채소와 식재료로 만들어질 나물이네 김용환 씨의 다음 요리가 기대된다. 나물이네 블로그에 ‘나물이네’로 「2,000원으로 밥상차리기」 부터 「나물이네 매일밥상」, 「뚝딱 나물이네 쉬운 집밥」 등 ‘나물이 신화’를 일구어낸 서민 밥상 차리기 시리즈는 아직도 초보 요리사들 사이에서 필독서로 꼽힌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레시피로 사랑받는 그의 상차림과 손수 만들어가는 전원 일기를 보고 싶다면 그의 블로그를 방문하면 된다. www.namool.com※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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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4
60년 된 한옥, 때빼고 광내기 프로젝트 / 소담정(笑談停)
한옥은 안마당을 중심으로 건물이 둘러싸고 있는 개념으로 설계된 집이다. 그렇기에 한옥에서의 ‘마당’은 건물의 주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구의 한 오래된 주택에서 한옥의 마당, 그 잊혀진 정취를 찾아본다.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 두 달여의 공정을 거쳐 아늑하게 변신한 소담정 안마당 ▲ 오랜 기간 방치된 낡고 허름한 옛 한옥이전의 모습대구 시내, 좌우로 아파트단지가 빼곡히 들어서 있지만 이곳 대신동의 옛 주택단지는 80년대 모습 그대로 시간이 멈춘 듯하다. 낡은 한옥을 매입한 이채은 씨는 이곳을 개조해 활용해보자 마음먹는다. 워낙에 튼튼한 목재를 사용해서 구조적으로 보강할 곳은 없었지만, 대청마루와 툇마루 등 옛 생활 방식에서 현대적인 양식으로의 전환은 필수였다. 마루를 뜯어내 보일러 엑셀파이프 배관작업을 하고, 마당을 깊게 파 정화조와 오배수관을 인입했다. 낡은 기와를 걷어내고 새 기와를 얹고 여타 외관 치장작업까지, 전문가의 손을 빌려 주택의 성능부터 외형까지 모두 바꾸는 데 걸린 시간은 2달이었다. 디자이너 주은혜 실장은 “정화조를 묻는데 보름이나 걸렸다. 날씨가 추워서 공사가 더뎌졌다” 며 겨울 공사에 고생한 힘들었던 속내를 내비친다. 바뀐 집 마당에는 아무 때나 걸터앉을 수 있는 평상을 만들었다. 이곳에서 처마가 만들어내는 액자 속 하늘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더불어 황토색 드라이비트로 마감한 벽면에는 디자이너가 직접 만든 작품을 붙여 갤러리와 같은 느낌을 더했다. 전체적으로 여유가 느껴지는 공간 배치, 그리고 맷돌과 기와, 풍경 등 오래되고 편안한 소품들을 공수해 집 곳곳을 꾸민 덕에 사랑스러우면서도 멋스러운 작은 집이 탄생했다. 이 모든 개조 과정이 끝날 즈음 봄이 찾아 왔고 ‘함께 모여 소담소담 이야기 나눈다’ 이름 붙인 ‘소담정(笑談停)’이 드디어 공개되었다.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었나?” 뼈대만 남기고 대부분의 자재를 걷어낸 후 대청과 툇마루를 실내로 만들기 위해 10㎝ 두께의 샌드위치 패널로 벽을 설치했고, 정화조를 인입했다. 창호와 현관 모두 교체했으며, 실내는 석고보드 2겹과 합판으로 마감했다. 방뿐만 아니라 기존 대청마루 바닥도 낡은 목재를 걷어낸 후 엑셀파이프를 깔아 보일러를 설치했다. 현장에서 나오는 쓸 만한 목재는 모두 재활용해 평상과 문짝을 만들었다. 소담정 현판 또한 이것으로 만들었다. 지붕은 고기와를 걷어낸 다음 새로운 기와로 대치했고 건물 외벽은 황토 드라이비트로, 외관 담장은 연한 노란색 페인트로 마감했다. 집 기본 정보대지면적 : 123㎡(37.20평) 건축면적 : 43.14㎡(13.05평) 공법 : 전통 한옥식 중량목구조 벽체보강 : 샌드위치 패널 100T 단열재 : 비닐, 합판, 석고보드 2겹 외벽마감재 : 드라이비트 시공 : 아.름.다.운.집 주은혜 010-7472-2620 ◀ 옥상에서 내려다 본 아담한 안뜰 ▶ 마당에서 쓸 용수를 공급하는 수도▲ 옛날 기와와 조약돌, 고재로 만든 툇마루까지. 마당 이곳저곳에 옛 것의 정취가 가득하다. ▲ 사랑채 겸 다실로 탈바꿈한 외부 창고 1949년에 지어진 한옥의 기본 골조를 가려버리기엔 집의 상태와 구조가 너무도 훌륭했다는 주은혜 실장. 건축주와의 의논 끝에 한옥의 골조와 모양을 그대로 살리고 마당 또한 있는 그대로 두어 예스런 정취를 살리기로 결정했다. 또한, 걷어낸 대청마루의 고재(古材)를 활용해 소담정 명패와 옷걸이, 평상 등을 만들어 집안 곳곳 배치했으며, 낡은 문살도 그대로 살려 은은한 간접조명으로 변신시켰다. ◀ 실내에서 내다본 마당 모습 ▶ 샌드위치 패널로 벽을 만들어 복도공간이 생겼으며, 이곳은 각 실을 연결하는 통로로 쓰인다. ◀ 대청을 걷어내고 실내로 만들어 거실과 주방 공간으로 사용한다. ▶ 소담정의 가구와 배치는 디자이너가 손수 작업한 결과물이다. “얼마나 들었나?” 기초보강공사 : 1,000만원 구조보강공사 : 500만원 외장공사 : 100만원 단열공사 : 80만원 창호공사(도어포함) : 250만원 내장공사(벽지, 페인트 등) : 250만원 지붕공사: 400만원 설비(욕실, 배관, 보일러)공사: 1,000만원 총 비용: 3,500만원 ▲ 예스러운 가구로 포인트를 준 방▲ 독특한 문양의 세면대와 앤티크 수전 “무슨 재료를 사용했나?” 내벽 마감(벽지 또는 페인팅) : did 실크벽지 바닥재 : LG장판 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입 수전 등 욕실기기 : 수입 조명 : 수입조명 주방 가구 : 18㎜ 합판 2겹, 스크래치 강화나무 마감 현관문 : LG새시 방문 : 집에 어울리도록 미닫이로 자체 제작 붙박이장 : 고전장 데크재 : 대청마루 고재((古材) 지난 1월 완성된 소담정은 현재 이채은 씨가 운영하는 커튼 및 침구 업체 마이하우스의 별장 겸 손님용 사랑방으로 사용되고 있다. 평소에도 좋은 집 만들기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기에, 차후 일반인에게도 하루쯤 묵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로 공개하고 싶다는 그녀다. 낡은 한옥을 개조해 살만한 집으로 만든 소담정. 이곳을 보고나니 ‘마당 있는 작은 집에서의 소박한 삶’을 실현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 여겨진다. 마이하우스 섬유도시 대구에서 시작된 마이하우스는 커튼과 침구 제작 및 온라인 유통 업체로 올해 15년째를 맞는 중견기업이다. 디자인부터 제작 생산까지 책임지는 홈인테리어 전문 업체로서 매주 다양한 디자인을 선별할 뿐 아니라 1:1 맞춤 제작과 인테리어 컨설팅까지 받을 수 있다. 1566-1065 www.myhouse.co.kr※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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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4
젊은 건축주의 마음을 사로잡은 French Handmade House
건축과 입주로 한창 부산한 강원도 원주 서곡리 전원마을에 프렌치 스타일의 목조주택 한 채가 지어졌다. 고벽돌과 점토기와, 앙증맞은 격자무늬 창호가 이국미를 더하는 주택의 실체를 찾아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취재 전선하 사진 변종석 취재협조 베른하우스 정리정돈이 잘 된 집은 안주인의 인테리어 센스에서 또 한번 시선이 매료된다. 몸살까지 겪어가며 투혼 아닌 투혼을 벌여온 안주인 라숙경 씨는 취재팀이 도착한 후로도 이리저리 연신 분주하다. 전원생활을 하기에 꽤 이른 나이인 30대 초반의 부부가 한 치의 고민 없이 전원행을 택한 건, 바로 아이들 때문이었다. “딸아이, 아들 녀석이한창 뛰어 놀 나이에 아파트 12층에서 사는 게 만만치 않은 일이더라고요. 매번 노심초사하고 아이들 단속하기에 바빴죠.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너무 안됐더라고요. 우리 부부 모두 시골을 좋아해 언젠가 전원생활을 하리라 생각해 왔었는데 아이들로 인해 그 계획이 좀 더 빨라졌어요.” 농사지으며 살 생각이 아니었기 때문에 귀촌인들로 형성된 전원주택 단지를 물색해오다 원주에서 물 맑고 공기 좋기로 소문난 백운산 용수골 서곡리의 전원마을을 보고선 결정을 내렸다. 한적하면서도 시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입지 조건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지난 4월을 시작으로 약 4개월간의 공정을 거친 후, 부부의 첫 전원주택 입성이 이뤄졌다. ◀ 다락방이 위치한 지붕 위로 뻐꾸기 창을 내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 주택 외벽에는 프렌치 느낌을 더하는 아담한 목재창호들이 곳곳에 자리한다. ◀ 데크는 외부 하단에 쓰인 고벽돌을 데크재로 사용해 통일감을 주었고, 주방과의 동선을 고려해 시공되었다. ▶ 아치형으로 디자인된 출입구는 프로방스 느낌이 물씬 풍긴다.▲ 거실의 모습. 벽난로부터 샹들리에, 의자, 앤틱 시계까지 안주인의 발품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난다. 본토 디자인과 자재로 승부를 걸다프로방스 풍의 이국적인 집을 좋아해 주택 잡지를 보며 사례를 찾던 부부는 남프랑스의 건축디자인과 실내가구 모두를 핸드메이드로 제작하는 전문회사 베른하우스를 찾았다. 디자인을 담당한 이광열 건축가는 “아이들을 생각해 전원행을 택한 젊은 부부는 그 마음만큼이나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런 주택 스타일을 원했다”며, “유럽의 목가적인 주택 스타일을 구현해 온 우리 기술력과 원하는 구조와 스타일을 확실히 설정해 전달한 건축주의 의견이 조화를 이뤄 즐겁게 작업한 사례였다”고 시공담을 전했다. 경량목구조로 이뤄진 주택은 점토기와를 얹은 삼각 지붕과 스터코로 외벽을 마감해 프랑스 농가주택을 그대로 재현했고, 여기에 붓으로 하나하나 음영을 넣는 그레이징 기법을 적용해 보다 은은한 외관미를 연출했다. 또한 일반적인 목재데크가 아닌 고벽돌을 바닥에 시공해, 담장과 조화를 이루는 빈티지한 감각까지 살렸다. 특히 주택 곳곳에 배치된 창호의 덧문과 몰딩은 적삼목과 오크목 등 자연소재로 제작된 핸드메이드 제품이다. 정원은 조경업을 하는 남편 이현상 씨가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관리가 어렵지 않도록 최소의 수목과 잔디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데크 한켠에 마련된 미완성 공간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줄 놀이터로 주택의 모습을 똑같이 옮긴 미니하우스가 들어설 예정이다. ▲ 5m에 이르는 높은 층고를 둔 주방은 마치 카페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안주인은 어린 아이들을 생각해 싱크대 구조를 거실 쪽으로 둘 것을 주문했다. ◀ 거실 한 켠을 분리해 시네마룸을 만들었다. ▶ 이태원에서 직접 사온 프로방스 그릇장과 빈티지 의자로 주방에 포인트를 주었다. ▲ 햇살 가득한 침실은 부부가 나란히 작업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 딸아이 방은 파스텔 톤의 페인트로 화사하게 꾸며주었다.■ 욕실에 나란히 배치된 세면대가 위트 있다. ▶ 깔끔한 2층 복도실은 핸드메이드 목재 선반을 두어 아기자기한 느낌을 더했다.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에 집중하다 내부는 주택 외관에서 풍겼던 프로방스 느낌이 더욱 빛을 발하는데, 층고를 높인 주방과 아담한 벽난로, 안주인이 직접 발품 팔아 수집한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들이 집의 컨셉을 확실히 잡아준다. 여기에 아이들의 동선을 최우선으로 두어야하는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해 내부 구조가 계획되었다. 1층은 현관문을 중심으로 좌측에 부부방과 드레스룸, 부부욕실, 수납공간을 두었고, 우측으로 거실과 시네마룸, 주방, 다용도실을 배치했다. 특히, 거실과 주방에는 가족의 취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데, 거실을 분리형으로 설계해 아담한 시네마룸을 함께 마련했고, 주방은 5m에 이르는 높은 층고와 ‘ㄷ’자형 아일랜드 테이블, 아담한 창호들을 곳곳에 두어 카페에 온 듯 한 느낌이다. 으레 벽면이나 창 쪽에 설치되는 싱크대는 거실을 바라보도록 시공되었는데 이 또한 안주인의 요청에 의한 것이다. “주방 일을 하면서 아이들을 돌볼 수 있고, 가족이나 지인들을 초대했을 때에도 소외되지 않고 대화에 참여할 수 있어요. 또 양면 모두를 쓸 수 있으니 마치 간이 세면대처럼 쓸 수 있어 활용도가 쏠쏠하지요.” 아이들의 안전을 생각해 원목으로 튼튼하게 짜 맞춘 계단실을 따라 올라가면 자녀방과 발코니, 욕실이 배치되어 있으며, 아이들의 서재 겸 놀이 공간인 다락방도 별도로 마련했다. 화이트와 베이지 컬러로 편안한 분위기를 풍기는 1층과 달리, 2층은 핑크와 스카이블루 같은 파스텔 톤의 페인트로 마감해 생기가 감돈다.HOUSE PLAN 대지위치 : 강원도 원주시대지면적 : 358.8㎡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106.64㎡ 연면적 : 148.88㎡ 건폐율 : 29.72% 용적률 : 41.49% 주차대수 : 1대 공법 : 기초 - 통매트 콘크리트, 지상 - 경량 목구조 구조재 : 경량 목구조 지붕재 : 점토기와 창호재 : 미국 사이먼톤 시스템 창호 데크재 : 고벽돌 외벽마감재 : 스터코 내벽마감재 : 바닥 - 원목마루, 벽 - 친환경 도장 시공 및 디자인 : 베른하우스 031-8003-4150 www.bernhaus.co.krHOUSE SOURCES 페인트 : 던 에드워드 천연페인트 바닥재 : 구정마루 타일 : 윤현상재 이태리타일 조명 : 독일 엔틱 조명 수전 및 욕실기기 : 아메리칸 스탠다드 주방가구·현관문·방문·계단재·아트월 : 핸드메이드(베른하우스 제작)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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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9
건축주 직영공사 리얼인터뷰 03 / 경기도 용인시 레고 하우스
직영공사는 건축주가 현장소장이 되어서 집짓는 전 공정을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그래서 정말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영공사를 하고 싶다면 첫째, 마땅히 건축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시공자들보다 한 수 위에 있던가, 둘째 현업을 잠시 잊고 현장에서 살다시피 넉살을 키우든가, 셋째 적어도 3년 이상 시간을 갖고 천천히 짓든가, 여기서 적어도 한 가지는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과정을 거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 ▲ 어릴 적 레고로 짓던 집을 떠올리며 디자인한 외관용인 동백에서 땅콩집만큼 유명한 집이라 들었습니다. 그간 구경 오시는 분들이 많았죠? 남편 / 네. 주변 지역 뿐 아니라 판교 쪽에서도 어떻게 알고 구경들 오시더군요. 제가 원래 건축에 관련된 일을 하다보니, 남들 짓는 집과 좀 다르게 지었고 하자가 전혀 없다는 소문을 듣고 그 내용을 많이들 궁금해 하세요. 남편 분은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시나요? 남편 / 건설회사에 다니면서 아파트 단지나 대형 플랜트 등 대규모 건축을 해 왔어요. 지금은 강원도 인제에 자동차 경기장을 짓고 있죠. 그런데 그런 건설업과 단독주택 건축은 다른 점이 참 많아요. 대형 건축하시는 분들도 주택은 참 까다로워하시죠. 맞아요. 막상 제 집을 지어보니 생각한 것보다 힘들더군요. 사실 전 애초에 단독주택을 지어야겠다고 생각도 안하고 살았어요. 아파트를 지으면서 하자와 민원 문제들을 보아 왔잖아요, 내가 집을 지으면 아내로부터 그 민원을 겪어야 되는데, 아유 정말 생각하기 싫었어요. 아내 / 근처 아파트에 살았거든요, 이 동네를 지나다니며 혼자 땅 보러 다녔어요. 제가 시골 태생이라 그런지, 아파트 생활이 잘 안 맞더군요. 남편은 계속 시큰둥했어요(호호). 땅은 어떻게 구입하시게 되었어요? 남편 / 먼저 아내가 마음에 드는 땅을 봤다고 저를 불렀어요. ‘그래, 일단 가보기나 하자’는 마음으로 출발했죠. 그런데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막상 땅을 보니 장단점이 보여서 혼자 분석하게 되더라구요. 이런 필지는 가격이 땅의 가치를 말해줘요. 아내가 보여준 땅은 앞뒤가 트여서 도로에 맞닿아 별로였어요. 지금 여기는 가격은 더 비쌌지만, 부동산 가치가 더 높아보였어요. 집은 짓고 나면 가치가 떨어지지만, 부동산은 보존가치가 있으니까 차라리 땅에 더 투자하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 안 새고 난방비 적게 나오는 집, 디자인보다 기능을 우선으로 삼았어요”◀ 벽난로 앞에서 보내는 가족의 한 때 ▶ 산책로와 연결된 건물의 배면. 정면에서는 보이지 않던 태양광 설비가 있다. 이곳도 가격이 만만치 않죠? 아내 / 우리는 분양가 대비 60% 정도 오른 선에서 구입했는데, 사고 나서 바로 ‘땅콩집’ 열풍이 불어 또 한번 올랐다고 하더군요. 그 전에 산 게 다행이죠. 그런데 이곳은 판교와 다르게 분양가 자체가 좀 저렴하기도 했어요. 필지 마련하고 바로 설계에 들어갔나요? 남편 / 짬짬이 설계도 하면서 4개월 이상을 공부했어요. 주택 하자에 대한 조사를 주로 했죠. 주말이면 용인 동백은 물론, 분당, 파주, 일산 등 단독주택이 많은 곳은 전부 찾아다녔어요. 아내 / 우리는 인테리어가 아니라 집주인에게 살면서 불편한 점을 주로 물었어요. 대답은 비슷해요. 물 샌다, 춥다, 관리비 많이 나온다 등등. 단점을 먼저 듣고 집을 짓는다, 좋은 취지인데요? 남편 / 그런 의견들을 수용해 다섯 가지 과제를 잡았어요. 물 안 새는 집, 물 잘 나오는 집, 빛 잘 드는 집, 난방비 적게 드는 집,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한 집. 이 명제들을 우선순위에 놓고 모든 건축의 포커스를 맞췄어요. 아내 / 아파트 꼭대기 집에 살았는데, 자주 물이 새서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거든요. 저 역시 남편에게 물 안 새게 지어달라고 당부에 당부를 했죠. 그 부분을 설계에 어떻게 반영했나요? 남편 / 손으로 10가지 타입을 그리고, 아내와 계속 논의했어요. 그렇게 얼추 도면을 잡아놓고 답사하면서 얻은 지식을 거기에 계속 업데이트하는 식이죠. 기능과 아름다움, 둘 다 잡기 힘들지 않나요? 아내 / 여자라서 그런지, 저도 예쁜 외관이나 인테리어 자재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런데 살면서 기능적으로 편한 것이 먼저라는 남편의 의견을 많이 따랐어요. 어차피 제가 살 집인데, 편하면 좋잖아요. 밖에서 보면 정말 탄탄해보여요. 마치 벙커 같기도 하고. 남편 / 일반 콘크리트 구조에 내진 설계를 강화해 적용했어요. 철근량이 일반 주택에 비해 2배 이상 들어갔고, 일반 벽식이 아닌 라멘조로 보를 넣어 지진이 와도 문제없어요. 7. 8층짜리 건물에나 쓰는 보를 걸었으니까요. 물론, 이 부분 때문에 외관이나 내부 천장 디자인에 간섭을 받긴 했죠. 지금 보니 벽체 두께도 어마어마해요. 남편 / 콘크리트 내외부에 우레탄폼을 발포에 씌웠어요. 일반 단열재보다 효과는 배로 볼 수 있죠, 거의 패시브하우스 건물의 단열 성능은 될 것 같아요. 이 동네 집의 80%는 열반사단열재 썼는데, 그 제품은 정말 쓰면 안 되는 제품이에요. 시공사 곁에 두고 말도 못하고 정말 안타까웠어요. “이 집은 A/S 요청이 저한테 오잖아요 그래서 하자 없는 집을 제일로 쳤어요” 단열을 그렇게 생각하셨는데, 거실 층고는 왜 이렇게 높게 하셨어요? 남편 / 난방비 많이 나온다고 요즘은 이렇게들 별로 안 짓죠. 우리는 워낙 단열에 자신이 있었고, 유리창 외부로 단열 서터도 설치했어요. 겨울이면 가족 모두 거실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 지내요. 벽난로 켜 두고. 지난 한겨울에도 한달 도시가스 요금이 6만원밖에 안나왔어요. 아내 / 여기 주변 집들은 한겨울에 도시가스 비용에 열풍기, 온풍기, 온돌매트 다 돌리면서 80만원, 1백만원 나온대요. 저희도 처음 듣고 엄청 놀랐어요. 우리나라에는 외부 셔터하는 집이 드물잖아요? 아내 /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인테리어 비용 생각하면 별로 비싼 것도 아니에요. 여름에 닫아놓으면 빛이 안 들어 시원하고, 겨울에는 단열 효과가 있어 정말 좋아요. 남편 / 겨울이 긴 유럽지방에는 다 있어요. 아무리 좋은 유리를 써도 한계가 있는 거에요. 애초 설계 단계부터 반영해서 매입형으로 만들고 작동을 위한 전기 배선도 빼놨어요. 시스템이 아닌 이중창을 쓰신 이유가 있어요? 남편 / 창호는 프레임 가격은 비슷하고, 유리값이 천지 차이에요. 저는 로이복층24㎜로 했어요. 대부분 주택은 디자인 때문에 시스템창을 쓰는데, 저는 가장 좋은 단열층은 공기층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이중창으로 택했고, 대신 고정창은 3중 유리로 했어요. 지붕 단열은 어떻게 하셨어요? 남편 / 천장도 우레탄폼을 쏘고, 옥상에 흙과 잔디를 깔았어요. 눈 왔을 때 옥상에 올라가서 다른 집들을 보면 단열 상태를 금방 알 수 있어요. 눈이 다 녹은 집은 열을 밖으로 다 뺏긴, 즉 단열이 불량한 집이란 뜻이죠. 부분 부분 녹은 집도 틈새로 열이 샌다는 뜻이에요. 우리는 겨울이 끝날 때까지 옥상에 눈이 안 녹아요(하하). 옥상녹화한 집은 누수 문제가 많잖아요. 남편 / 옥상에 잔디 깔 때 주변에서 잔소리 많이 들었어요. 정말 꼼꼼히 구배를 다 맞춰가며 시공했죠. 아내 / 마침 한창 공사하고 있을 때 비가 엄청 왔어요. 물 새는 데를 그때 찾아서 공사 도중에 막을 수 있었죠. 정말 다행이에요. 이후로 한 번도 물 샌 적은 없어요. ◀ 독특한 외장재의 주출입구. 대문에는 택배박스를 달았다. ▶오픈형 주방으로 늘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막상 공사에 들어가서,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있었나요? 남편 / 크게는 없는데, 이쪽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습성이 좀 다르다는 것. 물론 열심히 하는 분들도 있지만, 프로 의식이 없는 분들도 눈에 띄더군요. 말로 하는 것도 계약인데, 공사 마무리에 돈을 더 달라고 요구하거나, 정해진 시간 약속을 안 지키고 심지어는 약속 당일 현장에 나타나지도 않는 시공자들도 있었어요. 아내 / 돈을 더 준다는 다른 현장이 있으면 약속을 무참히 깨고, 그리로 가버리는 것이죠. 일반 분들보다 관리하는 노하우가 더 있을텐데요. 남편 / 대규모 건설 현장과는 많이 달라요. 주택 공사는 큰 업체들과는 거래가 안 되니,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목수팀, 마루팀, 금속팀 등 일일이 일하는 분들을 찾죠. 견적을 받아보면 똑같은 공사에 3백만원부터 5백만원까지 차이가 나요. 그럼 대개 제일 싼 금액을 제시한 쪽과 일하잖아요? 남편 / 저도 처음에는 그랬죠. 그런데 제일 싼 견적을 선택하면, 꼭 마지막에 더 달라고 해요. 골조 공사할 때는 옥탑방만 남겨두고 7백만원을 더 달라고 했어요. 일단 발부터 담그고 보자는 심산이죠. 그래서 나중에는 견적받은 금액 중에 중간 선을 제시한 쪽을 택했어요. 그럼 별 말도 없고, 하자도 없고, 도리어 스트레스가 없더라구요. 직영 공사는 스트레스가 문제이긴 하지만, 비용 절감이라는 장점이 있잖아요? 남편 / 우린 자재를 직접 샀기 때문에 많이 줄일 수 있었어요. 강남에 건축자재백화점에 자주 들러보고, 공장으로 찾아가 샘플을 보고 직접 구입했어요. 그 자리에서 바로 현금을 지급하면 보통 40% 정도는 빼주는 것 같아요. 공장에서는 재고로 묵힐 뻔한 제품을, 소비자가 와서 바로 현금 주고 산다는 데 얼마나 좋겠어요? 아내 / 저 나무 계단도 목재상에 가서 제 가격보다 50%나 할인해 구했어요. 주방 가구도 대기업 하청 공장을 직접 찾아가서 원래 가격보다 40% 정도 싸게 산 것 같아요. 시공 부분에서 건축비를 줄이는 노하우는 없나요? 남편 / 물론 자기 돈 100%로 지으면 더할 나위 없어 좋겠지만, 어느 정도 대출을 받더라도 공사비의 절반은 현금으로 갖고 있는 것이 훨씬 유리해요. 공사가 끝나는 순간, 바로 수고한다고 돈을 주면 거기서 할인을 받을 수 있어요. 대개의 현장들이 준공나면 돈을 주니까 작업자들은 거기 익숙해져 있잖아요. 아내 / 내부 페인팅 같은 경우는 선금으로 3백만원을 주고, 페인트도 직접 구매해 주었죠. 2주 정도를 거의 밤을 새다시피해서 정말 열심히 작업해 주었어요. 감동과 믿음으로 관계를 쌓으면 결과가 좋은 것 같아요. 시공자 분들에게 작업 지시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어요? 남편 / 저도 현장에 많이 있어봐서 그 고충을 알아요. 우리는 최대한 식사는 좋게 대접하려고 신경썼고, 하루에 두 번씩 꼬박 참을 날랐어요. 아내가 고생을 많이했죠. ▲ 감각적인 색으로 페인팅된 벽면. 제품 카다로그에 제시된 배색표를 보고 과감히 선택했다. 비용을 절감한 부분이 있으면, 초과한 부분도 있을텐데. 남편 / 유리 복도는 제가 몇 번 뜯고 재공사를 했어요. 아무리 해도 제 의도대로 안 나오는 거에요. 그럼 제 판단의 실수니까, 고스란히 제몫이죠. 아내 /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큰일 날 뻔 하기도 했어요. 천장에 조명 공사를 하려고 하니, 시공업자가 자재비까지 6백만원을 부르는 거에요. 그래서 자재를 직접 백만원 주고 사고, 퇴근 후 남편이 직접 시공하는데 그만 위에서 떨어지고 말았어요.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는데 십년 감수했죠. 천만 다행이네요. LED 직접 설치하는 건 어렵지 않아요? 남편 / 저도 처음 해봤어요. 요즘 인터넷에 다 나와 있어서 웬만한 분들은 금방 따라할 수 있어요. 처음엔 진짜 귀찮았는데, 막상 해보니 재밌더라구요(하하). 건축이 끝나고 예상 비용을 초과했나요? 남편 / 직영이든 시공사에 맡기든, 아마 열에 아홉 집은 예산 오버일 걸요. 짓다 보면 좋은 게 보이고, 옆에 사람들이 하는 말에 자꾸 귀가 얇아져요. 그런데 저는 예상에는 없던 거라도, 향후 유지관리비를 줄일 수 있다면 돈을 아끼지 않았어요. 건축에 LCC(Life Cycle Cost : 생애주기비용) 개념이라고 있어요. 지을 때만 적게 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살면서 유지관리비가 적어야 해요. 집에 물 한번 새면 드는 비용이 얼마나 큰데요. 벽난로도 5백만원이 넘는 비용이었지만, 난방비를 획기적으로 줄여주니 오히려 길게 보면 돈을 아끼는 거죠. 아내 / 저희는 뒷산에 가서 벌채된 나무를 직접 옮겨 오고, 뒷마당에서 잘라서 저장해 둬요. 올겨울 쓸 장작도 벌써 다 준비해놨어요. ▲ 여행길에 본 산토리니 섬의 계단을 집 계단과 연결해 본 벽화 ▲ 욕실은 넓은 욕조가 있는 또 하나의 가족실이다. ▲ 통로를 유리바닥으로 만들어 개방감이 느껴진다. ▲ 텃밭과 잔디 마당이 있는 옥상옥상 녹화 과정 ◀ 배수판 설치후 부직포 깔기 ■ 인공경량토 덮고 물다짐 ▶ 고운 흙 깔고 잔디심기 “겨울철 옥상에 눈이 녹았는지 여부로 집의 단열 상태를 바로 알 수 있어요” 그런 연유로 태양광 설비도 두신 거군요. 남편 / 정부 지원 받아 설치했어요. 애초 설계 단계부터 전기 배선을 다 안쪽으로 연결하고, 옥탑방 지붕을 그에 대비해 시공했죠. 준공 안 났다고 지원도 안 받아준다고 해서, 여러 서류들을 첨부해 가까스로 얻어 냈어요. 하지만 현재는 지원금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죠. 태양광 설비도 교체 주기가 있죠? 남편 / 집열판과 인버터 등에 수명이 있긴 하죠. 그런데 처음에 시공업체를 잘 골라야 해요. 무조건 국내 대기업에서 생산한 집열판을 써야지 효율이 좋아요. 요즘 중국산 집열판이 많이 들어와서 속는 건축주들이 많다고 하더군요. 대개 한달 관리비가 얼마나 나와요? 아내 / 겨울을 기준으로. 지난 12월 기준으로 전기세 2만원, 수도세 3만원, 도시가스요금 6만원에다 경비시스템으로 13만원을 더해 총 24만원 정도 나왔어요. 와, 정말 유명한 집이 될 만 하네요. 남편 / 집을 짓기 전 고민은 많이 할수록 좋습니다. 급하게 시작하지 말고, 도면의 완성도를 최고로 높여야 나중에 후회가 없지요. 도면에 빠진 것 해달라고 하면 다 돈이거든요, 도면에 그려져 있는데 안 했으면 작업자 책임이고요. 그래서 스위치 위치 하나까지도 다 표기해야 돼요. 마지막으로 예비건축주들에게 하고픈 말씀이 있다면요? 남편 / 사실 주위에 법 위반하는 주택들이 많아요. 건폐율보다 크게 짓고, 지하층 파고, 다락방 높게 짓고들 하잖아요. 주차장 하나만 보더라도, 다 대지 안에 있어야 하는데 땅은 다른 용도로 쓰고 차는 길가에 대요. 집 앞이 소방도로인데, 차를 도로에 세워두면 막상 자기 집에 불이 나면 소방차가 들어올 수 있겠어요? 주택에 살면서 기본적인 것은 지켜가며 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아내 / 단독주택이라고 무조건 불편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저희는 나름 택배박스도 달고, 음식물쓰레기 분쇄기도 달고 하면서 스스로 방법을 찾았어요. 그 과정도 참 재밌었답니다.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대지면적 : 203㎡ 건물규모 : 지상 2층, 다락, 옥탑 건축면적 : 107.19㎡ 연면적 : 185.77㎡ 건폐율 : 52.80% 용적률 : 91.51% 주차대수 : 2대(법정대수 1대) 최고높이 : 8.33m 공법 : 기초- 철근콘크리트(MAT기초), 지상- 철근콘크리트(내진구조)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구조 지붕재 : 방부목 + 메탈패널 단열재 : 발포 폴리우레아폼 뿜칠(내부 70~90㎜, 외부 30~50㎜), 천장 - 150㎜ 단열재, 옥상조경 외벽마감재 : 석재 + 방부목 + 메탈패널 창호재 : 시스템창, 이중창, 고정창(시스템 + 이중고정창) 내벽마감재 : 경량 50㎜ 스터드 + 석고보드 2Ply 내부바닥재 : 1층 - 폴리싱타일, 2층 - 온돌마루 건식공법※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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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7
Low Cost House series _ 벌교주택
살고 있던 보금자리를 화재로 모두 잃어버린 전남 벌교의 한 다문화 가정을 위해 지역주민들과 소방본부, 어린이재단 등이 힘을 모았다. 이 프로젝트에 재능기부로 참여한 건축가를 통해, 소중했던 100일간의 여정을 엿본다.취재 김연정 사진 황효철, JYA ▲ BEFORE 사진이 집은 생활이 열악한 저소득층을 위해 주거환경을 개선해주는 ‘Low Cost House series(가칭)’의 첫 번째 프로젝트다. 주인공은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에서 살고 있는 한 다문화 가족. 부부와 네 명의 아이, 총 6식구가 사는 집이다. 지난해 11월, 화재로 인해 집이 소실되는 슬픔을 겪은 이들은 겨울을 집 없이 보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빠졌다. 이들에게 새로운 집을 선물해주는 것이 프로젝트의 시작이고 기획이었다. 설계는 매우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데 초점을 맞췄다. 불행 중 다행으로, 내부와 구조는 모두 불에 탔지만 외형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 집이 갖고 있던 볼륨을 가급적 유지한 채, 집을 개축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에 따라 기존의 집이 가지고 있던 세 가지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했다. 첫째는 물리적으로 절대적인 공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비효율적이었던 평면을 개선하는 작업이었다. 둘재는 외벽에 단열재 하나 없이 지어져 있던 집의 성능을 높이는 것. 마지막으로 일 년 내내 하루 종일 빛이 들지 않던 집을 환하게 비출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가족 모두가 늘 춥고 어두컴컴한 집으로 인해 고통 받아 왔기 때문에, 새로운 보금자리에 대한 그들의 바람 역시 ‘따뜻한 집’과 ‘빛이 드는 집’이었다. 어찌 보면 집으로서 갖춰야 할 근본적인 사안들이 이 가족에게는 가장 절실한 부분이 된 것이다. ▲ 드라이비트로 깔끔하게 마감한 외관 ▲ 하루 종일 어두컴컴한 집으로 인해 고통 받아 온 가족을 위해 빛이 잘 드는 따뜻한 집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 작은 방을 함께 쓰던 네 명의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미서기문을 두어 공간의 효율성을 높였다.▲ 좁은 평면의 집을 좀 더 넓어 보이게 하기 위해 천장고가 높은 박공지붕의 형태를 선택했다. 외벽은 가능하면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이용하려 했으므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외벽에 단열을 더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외단열을 위해 드라이비트를 사용했고, 지붕은 빛을 받을 수 있도록 폴리카보네이트와 특별히 고민한 에어캡(Air Cap)을 적용하였다. SPF 목재스터드 사이에 에어캡 25겹을 채워 넣고, 지붕재로 10㎜ 투명폴리카보네이트, 내부 천장에는 6㎜ 오팔폴리카보네이트를 사용했다. 덕분에 목재스터드 라인들이 그대로 강조된 상태에서 절연처리를 한 에어캡(Insulated Air Cap)을 통해 빛이 투과·산란되어 실내로 들어왔다. 날이 맑을 때는 스터드 사이사이의 칸이 모두 전등을 켜놓은 것처럼 밝았고, 해가 지면 지붕에도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았다. 이런 하늘의 변화가 내부공간을 다채롭게 만들어 줄 것이다. 전체적으로 집을 넓어보이게 하기 위해 천장고가 높은 박공지붕의 형태를 취했고, 높아진 천장고를 이용해 부족한 수납 등을 해결할 수 있게끔 다락 공간을 만들었다. 또한 이전에 6.6㎡(2평) 남짓한 방을 함께 쓰던 네 아이들을 위해, 두 개의 방을 만들었다. 그 사이에 미서기문을 두어 필요에 따라 여자아이 둘, 남자아이 둘씩 따로 쓰거나 하나로 합쳐 함께 지낼 수 있는 가변성도 두었다. 시공비 내역서……………………………………………………………………구분 비용……………………………………………………………………철거공사 3,000,000원 구조보강공사 9,000,000원 외장공사 6,500,000원 단열공사 2,000,000원 창호공사(도어포함) 3,000,000원(일부 후원) 내장공사(벽지, 페인트 등) + 싱크대9,000,000원 지붕공사 4,500,000원 설비(욕실, 배관, 보일러)공사 + 전기5,000,000원……………………………………………………………………총 비용42,000,000원 * 일부 후원을 받아 시공되었기 때문에 절감 요소가 있었다. - 100일간의 건축일지 - step 01 불에 탄 집을 정리하고 지붕의 슬레이트를 폐기물 처리 step 02 사용 가능해 보이는 외부의 벽 일부를 남기고 철거 step 03 골조 목수팀이 골조작업을 시작 step 04 골조를 다시 만들면서 평면이 넓어지고 구성이 변경됨 step 05 지붕에 에어캡을 넣을 수 있도록 일정한 패턴의 지붕골조 구성 step 06 에어캡을 지지하기 위해 지붕안쪽에 6㎜ 오팔폴리카보네이트를 먼저 시공 step 07 지붕 상부에서 SPF 구조재 사이에 에어캡 25겹을 기밀하게 시공 step 08 지붕마감재인 10㎜ 폴리카보네이트를 시공하기 위해 조인트부재 설치 step 09 조인트부재를 사용해 지붕에 폴리카보네이트 시공 step 10 외벽에 드라이비트 시공을 위한 매쉬 및 접착제 공사 step 11 외벽에 흰색 드라이비트 시공 step 12 내부에 합판과 석고보드 취부 후 합지 로 도배 step 13 기존의 담장을 허물고 마당 정리 및 외부정리 step 14 욕실과 지붕 사이 다락으로 올라가는 사다리 설치 step 15 두 개의 아이들 방 사이를 연결해주는 연동식 미서기문 설치 step 16 바닥에 강마루 시공 및 연결된 두 문에 작은 데크 설치 이 프로젝트는 철거를 포함한 전체 공사비가 4,000만원으로 정해진 상태에서 진행되었다. 또한 당장 살 곳이 필요한 가족을 위한 집짓기였기에 공사기간마저도 최대한으로 단축시켜야 했다. 따라서 현장이 있던 벌교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쉽고 싸고 빠른 자재와 공사방법 등을 선택해 시공하려 했고, 가급적 한 팀이 모든 공정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공기를 최대한 단축시키고 공사비를 줄이고자 노력했다. 비록 원했던 몇몇 자재들을 수급하지 못해 다른 것으로 대체해야 했고, 협찬을 통해 후원받다보니 자재들의 모양과 색이 제각각인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설계, 시공에 대해서는 주어진 여건 안에서 최선을 다한, 만족스러운 작업이었다. <글 _ 원유민>INTERIOR SOURCES 내벽마감 : 벽지(합지) 바닥재 : 강마루 + 비닐합성마루재 욕실 및 주방타일 : 자기질타일 50×50, 200×200 수전 등 욕실기기 : Royal 도기 주방가구 : 하이그로시 UV코팅 + 인조대리석상판 HOUSE PLAN 대지위치 : 전라남도 보성군 벌교읍 대지면적 : 456㎡(138.18평) 건물규모 지상 1층 건축면적 : 53.5㎡(16.21평) 연면적 : 53.5㎡(16.21평) 건폐율 : 11.7% 용적률 : 11.7%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4.5m 공법 : 기초 - 매트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 SPF 구조목 지붕재 : 폴리카보네이트, 골강판 단열재 : Insulated Air Cap(지붕), R19(벽) 외벽마감재 : 드라이비트 창호재 PVC 창호 구조설계 : HM 인테리어 : SM interior 시공 : team of 라권수 설계 : JYA-RCHITECTS + Mue & Zijn Architects 건축가 집단 JYA-RCHITECTS 원유민, 조장희, 안현희 세 명의 파트너로 구성된 젊은 건축가 집단. 네덜란드의 사무소와 한국의 대형, 소규모 사무소에서 각기 다른 건축 환경을 경험해온 삼십대 초반의 세 명이 서로가 고민해오던 우리사회가 가진 많은 현상들에 대해 서로 다른 경험들을 공유하고 교합하여 나름의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뭉쳤다. 근작으로 강진산내들아동센터, Pavilion 마량 등이 있고 현재 울산두동교회, 부암동주택, 내포 W-building 등을 진행하고 있다. 070-8658-9912 www.jyarchitects.com※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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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6
직영공사 건축주 리얼인터뷰 02 / 경기도 성남시 흰벽돌집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자리 잡은 흰벽돌집, 지나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시키면서 동네의 랜드마크로 자리했다. 그만큼 집을 짓는 과정에 건축주 부부의 땀과 노력이 배어 있을 것 같은데, 그들은 정작 밥 짓듯이 집을 편안하게 지었다고 한다. 밥이 잘 될 때도 있고, 못될 때도 있다는 마음으로...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 ▲ 도로에서 바라 본 주택, 호주산 벽돌 입면에 패턴을 주었다. ▲ 마당을 감싸 안은주택과 벽돌로쌓은 벽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입주를 하신 후에 ‘오픈하우스’ 행사도 하셨죠? 아내 / 네. 집 지으면서 만난 다양한 분들과 이웃들을 한자리에 초대하는 오픈하우스를 열었어요. 정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와주셨는데, 다들 덕담도 나누고 집에 대한 정보도 공유하는 좋은 시간이었어요. 판교 지역은 고급 단지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 교류들이 별로 없을 것 같은데요. 남편 / 그런 면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온라인을 통한 커뮤니티도 활성화되어 있고 막상 들어와 살다보면 다 친하게들 지내요. 단독주택에 산다는 공통분모가 있잖아요. 저희는 폐쇄된 집보다는 따뜻하고 편한 집을 먼저 생각했어요. 그런데다 직접 몸으로 겪으며 건축을 끝내니 소회가 남달랐죠. 원래 주택살이 경험이 있었나요? 아내 / 저는 평생 아파트에서만 살았어요. 늘 답답하다, 떠나고 싶다, 한번은 남편한테 베란다창을 통째로 뜯어내고 싶다고도 했어요. 아이들도 어릴 때나 마당에서 놀지, 중고등학생 되면 방 안으로 다시 틀어 박힌다구요. 남편 / 사업장이 근처라 판교는 택지지구가 조성될 때부터 자주 들렀어요. 그런데 2, 3년 전까지만 해도 분양가에 프리미엄도 많이 붙어, 저흰 거의 포기 상태였어요. 그러다 요즘은 어떨까 하며 우연히 부동산에 들렀는데, 오히려 가격이 조금 안정화되고 있더군요. 그동안 아파트 대출금도 거의 갚았을 시기고 해서 가족들과 ‘한번 해보자! ’ 마음먹었죠. 매물로 나온 다양한 필지 중에, 어떤 기준으로 고르셨나요? 남편 / 처음에는 산으로 둘러싸인 운중동 쪽이 좋아보였어요. 그런데 막상 가보니 위쪽에 외곽순환고속도로가 있어 소음과 진동이 좀 느껴졌어요. 차라리 조금 조용한 데가 낫겠다 싶어, 상가와 좀 떨어져 있으면서 마을 같이 생긴 곳으로 택했죠. 아내 / 운이 좋았는지, 땅도 분양가에 조금 더한 정도로 구입할 수 있었어요. 몇 번 가계약까지 가는 시행착오를 거치긴 했는데, 오히려 더 좋은 땅을 만나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아파트에서 주택으로 이사오면서, 공백은 없었나요? 남편 / 아파트 매매가 줄어드는 시기라, 생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내놨어요. 그런데, 한달만에 산다는 사람이 나타난 거에요. 우리는 주택 설계를 막 시작한 때였지만, 임자 있을 때 팔아야 한다는 부동산 말에 당장 매매했어요. 그리고 달랑 짐 싸들고 12평짜리 오피스텔로 이사했지요. 가족 모두에게 색다른 경험이었겠네요. 아내 / 애초 다섯 달만 참으면 된다 했는데, 공사가 미뤄져 총 열 개월을 있었어요. 처음에는 소꿉놀이하듯 재밌었죠. 그런데 두세 달 지나니 서로 잔소리가 많아지고 스트레스가 쌓이고. 그 좁은 오피스텔에서 네 식구 빨래를 넌다고 생각해봐요. 아휴. 공사가 길어진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아내 / 계약한 시공사가 골조와 외부 마감까지 하고 다음 공사 진행을 안했어요. 현장에 나와 봐도 아무도 없고 연락하면 핑계만 대고. 몇 개월을 지지부진한 통에 결국 손을 놓고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지요. 남편 / 어떤 시공사를 택할까 고민하던 차에, 아내가 저보고 해 보라는 거에요. 처음엔 이 사람이 날 말려죽일 셈인가, 그랬어요(허허). 공사 중단된 현장을 맡으려는 시공사는 거의 없는 편이죠. 아내 / 맞아요. 한번 트러블이 생기고 나니 믿을만한 시공사 찾기가 더 힘들어요. 제 딴에는 골조와 외장재가 끝났으니, 할만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우리가 쓰고 싶은 자재로 우리 마음대로 지을 수 있잖아요. 공사 중에 시공사가 가져온 자재 카다로그를 보면 도통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어요. 단지, 예산 때문에 이 안에서 택해야 하나, 제대로 말도 못하고, 그런 회의가 들었거든요. 이 창호도 저희가 새로 교체한 거에요. 새 것을 전부 뜯어내고요? 아내 / 단열이 안 되는 80년대 하이샤시 같은 제품을 끼워놓은 거죠. 이쪽 동네에서는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는 저급 창호였어요. 시공사에서 그런 창호를 설치해 뒀길래, 눈물을 머금고 바꿨죠. 되팔 수도 없다고 해서, 철거비 대신 고철 가격으로 받고 뜯어갔어요. 설계 수정은 없었어요? 도면도 바뀌면 일이 많아지잖아요. 남편 / 다행히 설계를 완벽하게 끝내고 공사에 들어가서 수정은 없었어요. 우린 설계를 오래 하진 않았지만, 확실한 컨셉을 갖고 마음에 쏙 들게 했어요. 건축사사무소 공감의 이현수 소장님께 맡겼는데, 젊고 살짝 과감한 부분이 우리와 맞았어요. 아내 / 남편이 독특한 주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소장님이 잘 받아주었죠. 우리가 치장 벽돌이 좋다고 제안하면 소장님은 창문 앞에 벽돌을 두는 사진을 보여주며 더 새로운 제안을 해주는 식이죠. 2층에 거실과 주방이 있어서 놀랐어요. 남편 / 판교에 지어진 대부분 집들이 1층에 거실과 마당을 멋지게 만들고 모두 블라인드를 내려놓고 살아요. 행인들 눈높이와 같은 위치에서 지내니 실내 생활이 모두 노출되잖아요. 저흰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기로 하고, 2층에 거실과 주방을 만들었어요. 대신 제가 열심히 마당쇠로 살겠다고 주저하는 아내를 설득했죠(하하). 아내 / 그 말에 큰 고민 없이 승낙했는데, 막상 살아보니 장단점은 분명히 있어요. 거실과 주방을 자유롭게 다니며 창에 커튼도 안 치고 지내죠. 그런데 사실 무릎은 좀 아파요. 짐 옮기는 도르레나 미니 엘리베이터라도 만들어 달라고 조르고 있어요. (남편을 향해) 만들어 줄 꺼지? 그런데 사실 판교 집들을 다녀보면 빨래 너는 공간도 마땅치 않은 데가 많아요. 아내 / 맞아요. 저희는 주방 바로 옆으로 테라스가 있잖아요. 이곳도 간격을 두고 벽돌을 쌓아 벽을 만들었어요. 빨래도 널고, 바비큐도 해 먹고, 김장도 담그는 다용도 공간이 되지요. ▲ 현관을 통해서 바로 2층으로 이어진 계단 ▲ 주방에서 이어진 테라스는 가족만의 독립공간이다. 건축 당시로 돌아가 볼까요, 남편분이 직접 집짓기에 나선 그 때요. 남편 / 추운 겨울, 컨테이너 하나 갖다 놓고 그 안에 앉아 있는데 막막하더군요. 제가 아는 게 뭐가 있겠어요. 달달 떨면서 시간만 보내다 주변 구경이나 하며 어슬렁거렸죠. 남들은 어떻게 일을 하나, 공정은 어떻게 되나, 저런 자재도 있구나 하면서 한달을 또 보냈어요. 현장 위에 잡동사니와 쓰레기들을 직접 치우면서 시공사 때문에 상했던 마음도 점점 풀어졌어요. 파트 별 일하는 작업자는 어떻게 구했어요? 남편 / 이곳이야 늘 공사가 많으니, 마음에 드는 현장이 있으면 작업자를 수소문했죠. 막상 힘든 것은 공정 관리였어요. 나름대로 작업 순서를 정해 월, 수, 금 약속을 잡아도 막상 이들이 수요일 같이 들어와요. 다른 공사 등 스케줄이 있는 건 이해하겠는데, 우리 현장은 뒤죽박죽되잖아요. 이런 스케줄을 잘 조절해야죠. 나중엔 재밌게 했어요. 그걸 재미로 생각하시다니 대단한데요? 남편 / 정말 재밌는 분이 있었어요. 제가 돌사장님이라 부르는데, 석재 관련해 제품을 취급하고 시공도 직접 하시죠. 그 분은 ‘언제 와서 어떤 일을 해주세요’라고 말하지 않아도, 딱 필요한 시점에 샘플을 들고 와서 늘어놓고 가세요. 몇 개 골라두고 딴 일에 정신 팔려 있으면 또 사라졌다가, 시공해야 되는 날짜를 감쪽같이 알고 오시는 거에요. 그런 감을 보고 ‘대단하구나’ 했었죠. 재밌잖아요. 사람들이 현장소장으로 오해하지 않았어요? 남편 / 많은 분들이 별 질문 없이 그냥 ‘소장님’이라 부르더군요. 컨테이너 안에서 나날이 초췌해지고 수염도 못 자르고 하다 보니, 영락없는 현장 사람 같았죠. 아내 / 제가 음료수라도 사가지고 현장에 방문하면, 다 아는 분들이‘바깥 양반은 어디서 뭐 하길래, 아내한테만 일을 시키나’고 우스갯소리를 하곤 했죠. 모르는 분들은 정말 무심한 남편이구나 속으로 생각했겠죠(호호). ◀ 창문 바깥쪽으로 한 번 더 벽돌을 쌓아 차폐 효과를 노렸다. 언젠가는 바로 옆 필지에도 집이 들어설 것이다. ■ 아내는 마당 가꾸기를 좋아해 물확을 두고 여러 정원수들을 심었다. ▶걸어가긴 애매한 장보기를 위해 새로 마련한 오토바이. 곁에는 남편이 직접 제작한 우편함이 놓여있다. ◀ 전용 서재에서 독서삼매경에 빠진 자매 ▶ 안방에 딸린 욕실은 히노끼로 짠 벤치가 있다. 나중에 알게 되서 서운해 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남편 / 작업자 입장에서는 현장에 건축주가 매일 상주해 지적하는 걸 더 불편하게 생각하죠. 저는 그냥 어슬렁거리며 최대한 말을 아끼는 편이었어요. 그래도 공사가 마무리될 쯤, 작업자 분들을 일일이 만나 식사를 대접하고 사실을 이야기했죠. 결과는 좋았어요.그런데 이 바닥에서만 쓰는 용어들이 있잖아요. 알아듣기 힘드셨을 텐데. 남편 / 처음엔 무조건 ‘네’라고 답하거나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죠. 주변 현장들을 돌며 모르는 용어들을 듣고, 뜻도 모르면서 우리 현장에 와서 그냥 써보기도 했어요. 저는 구체적으로 작업 지시를 내리지는 못하죠. 그들이 저보다 전문가니까요. 그냥 느낌과 분위기만 말하고, 각이나 규격 등 세부 사항 등은 말하지 않았어요. 그럼 작업자가 저에게 되물어요. ‘이 정도면 될까요? ’ 그럼 전 또 되물어요. ‘물은 잘 빠지겠죠? ’ 그럼 대화는 끝나고 제대로 공사가 이루어져 있어요. ◀ 판교집들에서 찾아보기 힘든 새집. 역시 남편이 직접 제작했다. ▶ 마루 끝에 만들어 세운 작업대 모습▲ 30㎝ 정도 바닥을 높인 주방은 바로 옆 외부테라스와 연계된다. ◀ 2층 욕실은 한옥의 느낌이 나도록 연출했다. ▶ 개방감 있는 전면창으로 시야가 좋은 거실 제일 어려운 것이 감리잖아요. 제대로 시공되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어요? 남편 / 대부분의 시공자들이 성심성의껏 공사해 주셨어요. 몸이 힘든 일을 해서 그런가, 마음은 선한 분들이었어요. 제가 인복이 있기도 했지만요. 아내 / 현장 작업자들 말로는 대부분 하자가 나는 현장은 현장 소장이 닦달해서 그런 거라고. 날짜에 쫓기고, 이것저것 생략하라는 지시들이 있으니 정석대로 시공할 수 없다고 하소연하더라구요. 직접 공사를 맡으면 예상했던 기간에 완료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남편 / 아니에요. 저는 계획했던 일정에서 딱 일주일 오버했어요. 현장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참 즐거웠어요. 마지막 컨테이너가 빠져나가는 날, 울컥해 눈물까지 날 뻔했어요. 대신 지금은 컨테이너 판 돈으로 장비 몇 개 사서 혼자 DIY하고 있어요. 지금 이 테이블도 제가 직접 만든 거에요(으흠). 주택 생활을 하며 뚜렷한 가족의 변화가 있나요? 아내 / 아파트에서는 서로 맨날 쳐다보며 잔소리하잖아요. 여긴 어디에 숨어있는지 알 길이 없어 싸우지도 못해요(호호). 심심해서 서로 어디에 있나 찾아보고 같이 놀아달라고 떼쓰고 그래요. 참, 그리고 아파트 살 때는 주말마다 여행 다녔는데, 그러고 보니 이곳으로 이사 와서는 한번도 교외로 안 나갔어요. 남편 / 아내가 준공 떨어지고 입주하기도 전에, 텃밭부터 시작한 사람이에요. 워낙 부지런해서 딱 주택 체질이에요. 아이들은 잘 적응하는 것 같아요? 남편 / 아이들에게 계단이 있는 집이 특별한 것 같아요. 아파트의 2차원적인 평면에서 지금은 3차원적인 공간감을 갖게 되고, 생각도 그렇게 변해가는 것 같아요. 공간 인지력이 달라져서 정서에 너무 좋을 거에요. 직접 짓고 살아보니,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남편 / 집은 완벽하게 만들어야 할 전자 제품이 아니잖아요. 언젠가 근처에서 만난 한 시공자가 ‘집은 밥처럼 짓는 것이지,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했어요. 처음부터 완벽하면, 지어진 아파트에 입주하는 것과 뭐가 다르겠어요. 저는 만족하고 살아요. 아내 / 저는 다 좋은데, 만일 기회가 생기면 한 층에 거실, 주방, 침실을 다 넣어서 지을래요(하하). 선배로써 예비 건축주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남편 / 집은 가족의 흔적이라잖아요. 아이들 자라는 키도 금으로 그어 놓고, 문지방이 닳아지고 하며 그렇게 삶의 흔적을 남기는 곳이라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아내 / 저희는 설계도 일사천리로 이루어지고, 수정도 거의 없이 집을 지었어요. 그런데 내장재에 대해서는 전혀 결정을 안 하고 공사가 시작되었죠. 건축가들은 인테리어 분야에 깊이 관여하지 않는 것 같아요. 인테리어 전문가에게 설계비를 제대로 내고 하면야 좋겠지만, 비용이 문제잖아요. 건축주가 내장재를 제각각 골라서 조화시키는 일이 정말 어려워요. 또 온라인에 자료가 아무리 많아도 우리가 찾을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더라구요. 처음 설계 단계에서부터 어느 정도 내장재 컨셉까지 함께 잡아보라고 귀띔하고 싶어요.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대지면적 : 230.90㎡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면적 : 115.14㎡ 연면적 : 198.78㎡ 건폐율 : 49.87% 용적률 : 72.75%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7.4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지상 - 철근콘크리트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압출법 발포 폴리스티렌 보온재(가등급) 외벽마감재 : 백색벽돌 치장쌓기, 백색벽돌 패턴쌓기, 적삼목, 모노쿠쉬 창호재 : LG하우시스 PVC 복층유리24 설계 : 건축사사무소 공감 이현수 소장 02-334-3990 www.spacelap.co.kr※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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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5
‘숲과 바람의 카페 ‘나무아래오후’
경기도 가평에 들어선 카페 ‘나무아래오후’는 오랜 시간 건축가 최영 씨가 취미삼아 즐기던 커피를 위해 직접 구성한 공간이다.‘자연’과 고객의 ‘쉼’을 최우선으로 두고 설계된 카페 ‘나무아래오후’에서의 여유를 전한다. 취재 전선하 사진 변종석 꽤 오랜 시간 경기도 분당에서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운영해 온 최영 대표. 그는 이곳 가평으로 무대를 옮겨 그간 해오던 일에 자신이 그려오던 건축을 더해 첫 작품을 만들었다. “전형적인 수학 코스를 밟아온 건 아니지만, 워낙 건축물 보는 것과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어요.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도 틈틈이 이태리나 뉴욕 등을 돌며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배인 건축물 보기를 무척이나 좋아했고요.” 첫 시작이지만 ‘대지와 지역에 자연스럽게 배치되는 건축물’을 만들겠다는 나름의 원칙을 카페 ‘나무아래오후’를 통해 실현했다. ▲ 카페 정원과 앞으로 펼쳐진 숲의 모습. 나무아래오후의 가장 큰 자랑거리다. ◀ 독특한 아트월과 폴딩창호로 개방감을 극대화한 카페 내부. ▲ 주변 숲과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정원은, 잠시 여유를 즐기러 온 손님들에게 인기 만점의 공간이다. ▶ 주방은 오픈형으로 두되, 출입구 쪽에 배치해 손님 공간과 확실하게 분리했다. ▲ 남다른 신념으로 들어선 갤러리. 유선형의 대지 그대로 자연의 선율 그 독특한 공간감 유선형의 독특한 구조로 설계된 카페는 최 대표의 이 같은 신념이 반영된 결과다. 카페가 놓이는 대지는 본래부터 길게 늘어진 직선형에 후반부로 갈수록 굴곡이 진 독특한 모양이었다. 설계를 하는데 있어 충분히 까다로울 수 있는 조건이었지만, 오히려 이는 카페의 콘셉트를 확실히 살려주는 이점이 되었다. “최대한 변형 없이 대지가 자리한 모습 그대로를 살리는 게 중요했어요. 숲 속에 놓여도 어색함이 없는 자연스런 모습의 카페를 설계하고 싶었죠. 유선형의 대지는 이 카페가 들어서는 데 있어 최적화된 조건이었어요.” 콘크리트 매트기초에 적삼목으로 외벽을 마감한 카페는 중후하면서도 청명한 인상을 풍긴다. 또한 알루미늄과 아연이 주재료인 갈바늄(Galvalume)으로 제작된 폴딩창호는 곡선을 따라 각기 다른 조망을 제공해 감각적인 공간연출을 이뤄낸다. 자연스러움과 모던함을 교묘하게 오고가는 카페는 평지붕을 더하면서 더욱 정갈하게 표현되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발생한 누수로 시공 초기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부패와 자외선에 강하면서 친환경방수자재로 불리는 ‘탑시트’로 마감해 하자를 해결했다. 독특한 외관미를 자랑하는 카페를 한층 더 돋보이게 만드는 것이 바로 카페 앞으로 펼쳐진 정원과 숲의 모습이다. 정원에는 마가목을 비롯해 히어리, 모과, 억새 등을 심어 카페 주변을 둘러싼 자연과 이질감이 없도록 했다. ▲ 대지의 모습은 변형되지 않은 채 카페 내부에 그대로 드리웠으며, 벽면은 계곡의 흐름과 숲속의 나무, 바람을 상징하는 아트월로 독특한 인상을 남긴다. 자연을 노래하는 아트월 손님만의 특권으로 빚어낸 공간 카페 내부로 들어서면 순식간에 좌측방향으로 시선이 옮겨진다. 이는 손님들의 공간이 안쪽으로 배치된 이유도 있지만, 바로 내부 한쪽 벽면을 수놓은 독특한 아트월 때문. 거친 느낌의 나무들이 켜켜이 겹쳐져 있는 아트월에는 적삼목과 대각재가 사용되었다. “계곡의 흐름과 숲속의 나무들, 바람과 같이 카페 주변을 둘러싼 자연의 모습을 아트월에 담아 표현하고 싶었어요. 또 자칫 과할 것을 염려해 맞은편은 석고보드로 깔끔하게 표현했더니 차분하면서도 강렬한 분위기를 낼 수 있었어요.” 특히 내부는 입구를 기점으로 각종 메뉴들을 준비하는 직원공간과 입구 좌측부터 끝까지 펼쳐져 있는 손님공간을 명확히 구분해, 손님들의 쉼에 방해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카페 곳곳에 놓인 인테리어 소품들은 최대표가 꾸준히 발품 팔아 모은 애장품으로, 프랑스에서 발견한 커피 그라인더와 테이블, 독일에서 직접 공수해온 조명등으로 연출되었다. 고집스런 핸드메이드 메뉴, 신진작가를 위한 갤러리 어느 것 하나 그의 애정이 묻어나지 않는 것이 없지만, 카페를 운영하는데 건축적인 요소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맛’. 그는 건축과 음식 모두 문화적 맥락이 연결되는 요소기에 다양함보다는 본질을 추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런 그의 신념 때문일까. 화덕피자로 유명한 이곳은 이태리 정통 방식만을 고집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재료 이외에 부수적인 재료와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는다. 또한 다양한 나라의 원두 특성을 고스란히 살리는 핸드드립커피는 이 카페의 또 다른 자랑거리로, 직원들과 함께 전국 곳곳의 카페를 견학해 배울 점을 익히고, 꾸준히 커피로스팅을 연구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고. 카페본동 옆으로 자리한 또 하나의 건축물은 갤러리이다. 애초에 적삼목으로 마감된 카페와 전혀 대비되는 느낌을 내기 위해 금속을 활용하려고 했지만, 2008년 외환위기로 금속자재 값이 올라, 차선책으로 시멘트보드에 페인트로 마감해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갤러리 운영에 있어서만큼은 무엇보다 알차고 확고하다. “저는 유명작가보다는 신진작가들의 작품에 더 관심이 많을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다양한 전시기회를 제공하는 갤러리를 운영하고 싶어요. 작품의 소재 또한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주변부 또는 약자의 이야기가 담긴 작품, 작가의 작품 초기의 구상과 내면을 읽을 수 있는 드로잉 작품들 위주로 전시를 이어가려합니다. 자연 안에서 차 한잔의 여유와 다양한 문화 소식까지 한번에 이뤄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HOUSE SOURCES 공법 : 기초- 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목조 평지붕구조 구조재 : 목재 스터드 지붕재 : OSB 합판 위에 탑시트 마감 단열재 : R-19, 30 인슐레이션 데크재 : 방부목 외벽마감재 : 적삼목 내벽마감재 : 석고보드 창호재 : 갈바, 알루미늄 프레임 (일반 주문제작) 바닥재 : 더글라스목마감과 일부 우레탄시공 조명 : 매입등과 할로겐 수전 및 욕실기기 : 아메리칸 스탠다드, 대림 주방가구 : 스테인레스 강판 현관문 : 갈바 시공 후 도장 아트월 : 대각재 설계 : 최영, 권세웅 시공 : 예림목조 ■ 카페 ‘나무아래오후’ 경기도 가평군 상면 행현리 592-14에 위치해 있으며, 카페본동과 갤러리본동으로 나뉘어져 있다. 화덕에서 직접 굽는 이태리 피자와 각 나라별 커피 맛을 그대로 살린 핸드드립 커피를 맛볼 수 있으며 특히, 주인장이 직접 이태리, 뉴욕 등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며 수집한 인테리어 소품들로 카페는 마치 아담한 갤러리를 연상케 한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카페 앞으로 펼쳐진 숲을 배경삼아 사진 찍는 손님들이 유독 많다. 031-585-3203※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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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5
가죽공예가의 다섯 번째 흙집
지금으로부터십수년 전, 가죽공예가 이기성 씨는 충남 단양에 지은 자신의 첫 집에 우리를 초대했다. 무려 3년간 돌과 흙을 쌓아 지은 집은 본지에 소개되며 크게 회자되었다. 이후 몇 채의 집과 구들방 작업을 통해 확실한 건축적 아이덴티티를 보여준 그가, 오랜 침묵을 깨고 다섯 번째 집을 선보였다. 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 취재협조 다우리 공방▲ 집은 대지의 형태와 건축주 취향을 감안해 ‘ㄱ’자의 각진 형태가 되었다. 처마 끝을 살짝 들여 올린 지붕선이 한옥의 정취를 풍긴다.이름하야 개천골. 신라시대 천년고찰이었던 개천사가 자리했던 마을은 절의 이름을 따 오늘날까지 개천골로 불린다. 지금은 유허만이 남았지만, 그 지세만큼은 더할 데 없는 고귀함을 간직한 땅. 건축을 의뢰받고 이기성 씨가 이곳을 처음 밟았을 때는, 간혹 눈발이 날리기도 했던 올해 2월 말이었다. 그는 지난 5년, 건축에는 거의 손을 땐 채 지냈다. 간간이 마을 안에 방 한 채 작업 정도는 맡아 했지만, 한참 자신의 보금자리를 떠나 있어야 하는 집짓기는 사양해 왔다. 사랑스런 아내가 생기고 그동안 집중하지 못한 가죽공예에 더욱 힘을 쏟기 위해서였다. 그의 공예 작품은 여러 대전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고, 단양의 살림집 겸 작업실에는 제법 멋진 전시실까지 오픈했다. 그러던 중, 지난겨울 한 부부가 그를 찾아왔다. 그들은 천안에 절터였던 명당을 마련해 두고 건축을 맡아 줄 사람을 찾고 있었다. ‘한옥이되 한옥 같은 권위는 없는 집, 지대가 높은 대신 겸손하게 웅크리고 있는 집’ 부부가 꿈꾸는 집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는 가죽 작업을 잠시 내려놓기로 했다. 오랜만에 그를 살아있게 하는 가슴 뛰는 제의였다. 아내와 함께 단양집을 떠나 천안 어귀에 짐을 풀고, 본격적인 설계를 시작했다. 한옥 구조에 지붕은 스패니시 기와 그는 최소 1년 이상 걸려 집을 짓는다. 주재료로 나무와 돌, 흙만 쓰는데다 웬만한 목공사와 가죽을 활용한 마감 작업도 시간을 요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번 집은 설계에 한 달, 전체 공사는 5개월에 걸쳐 이루어진, 그에게는 무척이나 신속한 공정이었다. “전에는 너무 제 열정만 고집했어요. 융통성이 없다고 해야 할까요(하하). 이번 작업은 분업과 협업, 실용성을 우선으로 둔 집짓기를 모토로 삼았죠. 아마 결혼하고 나니 고집이 없어지고 타인의 입장을 더 생각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어요.” 한옥의 구조를 따르되, 너무 웅장하고 화려한 외관은 피해야 했기에 그 어디에도 없는 설계가 필요했다. 그는 단양과 화천 등 한옥 학교를 직접 찾아가 솜씨 좋은 목수들과 도면을 공유했다. 결합 부위와 하중 등 한옥의 세부 사항들을 논의하며 새로운 한옥이 그려졌다. 가장 큰 변화는 지붕이었다. 한옥의 전통 지붕은 집을 누르듯 육중하고 색이 어둡다. 건축주가 원했던 낮고 겸손한 집을 위해서는 물매를 최대한 낮추고 밝은 톤의 지붕재를 택해야 했다. 또한 ‘ㄱ’자 형 구조의 집을 모임지붕으로 만들기 위해 하중을 적절하게 분산하는 일이 먼저였다. “한옥 구조에 스패니시 기와를 올린 집은 아마 이곳이 처음이지 싶어요. 매번 현장마다 다른 소재를 적용해보고픈 욕심이 있는데, 이번 현장은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에요. 가볍고 경쾌한 스패니시 기와가 외벽 색과도 잘 어울리고, 무엇보다 하자가 적은 좋은 집이 되었어요.” 구조는 전통 한옥의 기둥보 방식을 그대로 따랐다. 절이나 궁궐에서 쓰임직한 거대한 지름의 홍송과 육송들을 옮겨와, 현장에서 목수들이 직접 치목했다. 꼬박 한달 간 이루어진 이 작업은 전통 한옥의 골조 과정을 고스란히 재현한 동시에, 독특한 지붕 구조로 현장 목수들의 탐구 의식을 자극했다. 최근 국내 지어지는 한옥들이 대부분 일본의 프리컷(기계 치목과 조립) 공법을 따르고 있기에, 대목들의 손맛을 다시 볼 수 있는 보기 드문 건축 현장이기도 했다. 왕겨숯으로 단열한 이중 흙벽돌 벽체 벽체는 황토 벽돌을 두 겹으로 쌓고 그 사이에 왕겨숯을 넣어 단열했다. 왕겨숯은 부패되지 않고 벌레가 생길 염려가 없어 택한 소재다. 벽체의 외부 하단은 단양에서 공수한 화강암을 둘러 흙집의 풍화에 대비했다. 창은 페어유리를 2겹으로 겹친 유리를 택해 대부분 고정으로 만들었다. 대신 상부에 열고 닫을 수 있는 통풍창을 내고 문짝을 가죽으로 마감해 디테일을 살렸다. 그가 지은 흙집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연출이다. 기술적으로는 창틀과 흙 사이에 목재의 수축 작용으로 틈새가 벌어질 수 있어, 접합면을 분리 시공해 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신경 썼다. “한옥이나 흙집에서 가장 고려해야 할 것이 하자에요. 직접 흙집에 살면서 제가 겪은 불편함이 있으면, 새로 짓는 집에서 해결책을 모색하죠. 그렇게 흙과 나무의 물성을 고심하며 최대한 하자 없는, 기능적인 흙집을 짓고자 했어요.”▲ 화강암으로 주차장의 바닥과 진입로를 만들고, 나무와 돌을 이용해 주차선을 만든 위트가 돋보인다. ▲ 지붕은 최근 까다로워진 단열 기준(시험 성적으로 증명 가능한 단열재)에 맞춰 흙이 아닌, 인슐레이션으로 시공했다. 나무와 가죽으로 연출한 실내 이미지 여태껏 그의 집들이 그러하듯, 실내의 다양한 요소들이 그의 가죽 작업으로 마감되었다. 가죽으로 만든 현관을 열고 들어서면 오묘한 향이 코를 자극한다. 은근한 소나무와 상쾌한 송진 냄새, 여기에 간간히 가죽 특유의 향이 더해진다. 가죽은 가방, 의류, 신발 등을 만드는 소재로 알고 있지만, 가공성과 내구성이 좋아 인테리어 소재로도 두루 쓸 수 있다. 자연스러운 질감으로 나무, 흙 등 천연 소재와도 잘 어울리고, 시간이 갈수록 태닝 효과를 통해 색상 변화도 느낄 수 있다. “전 욕실 바닥에도 소가죽을 깔아 건식으로 써요. 물이 튀면 물걸레로 쓱쓱 닦기만 하면 되죠. 의외로 관리도 쉽고, 두고 보아도 질리지 않는 소재에요.” 실내는 나무로 짠 콘솔 위에도, 거실의 벽난로 앞에도 소가죽을 펼쳐두었다. 그의 예술적인 가죽 공예는 창문, 거울, 손잡이 등 다양한 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 전체적인 시공과정 01 아무것도 없던 빈 터의 토목 작업. 02 구들방 위치만 뺀 콘크리트 통기초. 03 한옥식 기둥보 결합구조. 04 벽체는 이중벽돌 사이에 왕겨숯을 넣어 단열했다. ◀ 오크 원목에 악어무늬 소가죽을 더해 싱크대를 제작했다. 기둥에 간이 테이블을 만들고 가죽을 씌운 통나무 의자를 두어 간이서재로 활용한다. ▶ 욕실 하부장은 현장에서 대목이 직접 만들어 약간 투박하지만 견고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샤워 부스 맞은 편으로 월풀 욕조가 있다. ◀ 가죽으로 마감한 신발장과 현관문. 베이지색 가죽은 시간이 흐를수록 진한 색으로 바뀌게 된다. ▶ 안방에 딸린 파우더룸은 해가 무척이나 밝게 들어 낮에는 별다른 조명이 필요없다. 거울과 선반은 나무로 제작하고 가죽으로 마무리하거나 못자국을 가려준다. ▲ 내부 벽면은 흙날림이 없는 매끈한 면의 황토칠이다. 황토, 맥반석, 송진을 섞어 페인트처럼 손쉽게 미장할 수 있는 제품을 사용했다▲ 아궁이와 가마솥, 항아리 저장고 있는 정지. 일종의 보조주방 역할로, 물도 쓸 수 있도록 실용성을 높였다. 사랑방으로 이어진 작은 문을 통해 개다리 소반이라도 들고나야 할 것 같다. 두 개의 굴뚝과 ‘정지’가 있는 집 두 개의 방은 모두 구들을 깐 전통 난방 방식을 택했다. 둘 다 2층의 이중구들로 안방은 벽난로형, 사랑방은 가마솥이 걸린 아궁이형으로 구분된다. 불 피우는 낭만을 원했던 남편의 소원대로 거실에 벽난로를 둘 수 있게 되고, 경상도가 고향인 안주인의 바람대로 가마솥이 있는 ‘정지’를 갖게 되었다. 이기성 씨가 집의 백미로 꼽는 ‘정지’는 경상도에서 말하는 부엌으로, 사랑방으로 통하는 작은 쪽문을 두고 아궁이와 항아리 저장고, 수납고 등으로 구성된다. 이곳은 주차장에서 바로 이어져 장 본 물건들을 차에서 바로 옮겨 저장할 수 있다. 또한 입식 주방에서 할 수 없는 다양한 살림을 행하는 보조주방 역할도 한다. 물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바닥은 타일로 마감하고 수도를 두었기 때문이다. 장작을 태워 방을 데우고, 정지에 앉아 가마솥을 닦아야 하는 일상. 아파트에 살던 건축주가 이런 환경에 쉬 적응하긴 힘들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애초에 동선을 최대한 길게, 몸을 많이 움직일 수 있는 집을 주문했다. 집으로 인해 삶 자체가 바뀌길 갈망했고, 이제 진짜 생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기성 씨는 그들의 도전이 마냥 반갑다. ■ 구들 놓기 시공과정 01 고래는 2층 구조로, 구들을 2번 깔았다. 02 고래는 적벽돌을 사용하고, 흙으로 마감한다. 03 구들장은 청원 철편석을 사용했다. 04 불을 피워 연기가 새는 곳을 확인한다. ◀ 외부 저장고 모습. 알루미늄과 동판으로 비가림 지붕을 만들고 목재로 문을 짰다. ■ 조명은 눈에 크게 띄지 않는 심플한 제품으로 골라 배치했다. ▶ 외부굴뚝은 동판과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 문의 장식은 카빙(칼로 그림을 파고, 두드려서 모양을 만드는 가죽 작업)으로 만든 다우리 공방의 마크이다. ▶ 금속 심재를 넣고 가죽으로 덧씌운 현관의 붉은 색 손잡이. ◀ 가마솥 곁에는 식품저장고인 항아리를 따로 묻었다. 고구마 같이 따뜻하게 보관해야 하는 식품을 넣어 두는 요긴한 용도다. ■ 창의 위쪽은 나무에 가죽을 덧씌우고 위 혹은 아래로 열리게 만든다. 경첩과 전통 문양의 손잡이나 걸쇠를 이용해 열고 닫는다. ▶ 이기성 씨의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한 원형 통풍창. 그가 지은 집에는 꼭 하나씩 볼 수 있는 요소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충청남도 천안시 대지면적 : 660㎡ 건축면적 : 126㎡(약 38평) 구조 : 철근콘크리트 및 화강암 기단 내구조 : 소나무 목구조 외벽 : 이중 황토벽돌 주요 단열재 : 왕겨숯 내부마감 : 흙미장 지붕 : 스패니시 기와 설계 및 시공 : 다우리 공방 010-9318-8477, blog.naver.com/nanda0826※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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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1
일상의 쉼표 같은 안성 스틸하우스
안주인은 마당에서 갓 딴 참외와 토마토를 내오던 차였다. 경기도 안성에 집을 지은 지 4년 째. 서울과 이곳을 오가며 두 집 살림을 하고 있지만, 그녀의 부지런함 덕분에 집안은 정갈한 매무새다. 꼭 필요한 가구 외에는 눈에 거치는 것이 없어, 모르는 사람들은 막 입주를 끝낸 새 집으로 오해할 만도 하다. 취재 편집부 사진 변종석입면도(위에서부터 정면도 / 좌측면도 / 우측면도 / 배면도) ▲ 프랑스산 기와와 호주산 벽돌이 어우러져 견고하고 중후한 매력을 풍긴다. 정원의 어프로치가 아름답다. 주택이 자리한 전원주택 단지는 도로를 가운데 두고 각 필지들이 계단식으로 배치되어 있다. 7년 전부터 조성된 단지라, 웬만한 필지는 집이 들어섰고 지금은 서로 정원들을 가꾸느라 바쁜 모습이다. 그중에서도 이 집은 넓은 잔디 마당에 산 쪽으로 자그마한 텃밭을 두고, 간간히 화초를 심어 포인트를 주었다. 깔끔한 안주인의 성품이 그대로 나타난다. 주택을 지을 때도 최우선으로 생각한 것이 합리성이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집. 관리가 쉽고 내구성이 좋은 집을 찾아 많은 책을 뒤지고 답사를 다녔다. 주말주택인 까닭에 손이 덜 가도 늘 한결같은 집을 구상하다가 ‘스틸하우스’에 도달했다. 주택은 2층 구조의 187.62㎡(57평) 면적에 스틸스터드로 골조를 세우고, 벽돌과 기와로 마감했다. 긴 시간에 끄덕 없는 자재들로 골라서 분위기에 맞춰 조화시켰다. 특히 은은한 황토빛의 호주산 벽돌은 집의 중후함을 살리는 역할을 하고, 안주인이 직접 고른 분홍빛 메지가 집의 개성을 더하고 있다. 전원의 감수성을 토대로, 이국적인 소재를 접목해 전체적으로 건축주의 연령과 라이프스타일을 감안한 세련된 외관을 연출했다. 집은 앞산의 탁 트인 풍광을 감상하고자, 서향으로 배치했다. 거실은 조망이 좋도록 통창만 내달고, 그 앞으로는 전면 데크도 두지 않았다. 자칫 경치를 감상하는 데 데크가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연유였다. 대신 건물 후면으로 데크를 설치하고, 정원을 손보다 가끔씩 휴식을 취할 때 이용한다. 후면 데크는 다용도실을 통해 바로 주방으로 연결된다. 안주인이 자주 머무는 주방과 식당은 거실과는 구획된 채로, 오롯이 자리한다. 실내는 방이 총 5개로 많은 편인데, 2층은 주로 손님들이 올 때만 활용하고 있다. 서재에만 책장과 데스크를 두고 다른 방들은 특별한 가구 없이 빈 채로 지낸다. 모든 방에 붙박이장을 설치하고, 수납을 철저히 한 덕분이다. 실내는 마루와 몰딩 등을 오크색으로 통일하여 클래식한 분위기를 내고, 유럽식 시스템 창호를 선택해 단열에 만전을 기했다. ◀ 주택 후면의 데크. 거실 밖 조망을 위해 전면에는 데크를 설치하지 않았다.▶ 7년 전부터 조성된 단지는 잘 닦여진 도로를 사이에 두고 집들이 계단식으로 앉혀져 있다. ▲ 정원에서 바라본 주택 전경. 은은한 빛깔의 호주산 벽돌이 집의 중후함을 살리고 있다. ▲ 남편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2층 서재 공간. 창을 통해 보이는 초록 풍광이 좋다. ◀ 주방은 수납을 최우선으로 해 가구를 배치했다. 도로 쪽으로 가로창을 내어 일하는 중에도 방문객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하고, 상부장은 밝은 톤으로 선택해 개방감을 주었다.▶짙은 색 마루와 계단은 오크 계열의 몰딩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계단실 하부는 수납고로 활용했다. 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안성시 대지면적 : 716㎡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127.5㎡ 연면적 : 187.62㎡ 건폐율 : 17.16% 용적률 : 17.12% 주차대수 : 1대 공법 : 기초 - 콘크리트 매트방식, 지상 - 스틸스터드 구조재 : 스틸스터드 프레임 창호재 : 유럽식 시스템창호, 이건창호 단열재 : 인슐레이션 외부마감재 : 프랑스제 모니아, 라파즈 기와, 호주산 벽돌 내부마감재 : 오크몰딩, 실크벽지. 온돌마루 설계 : 서울타워건축사 시공 : 금호스틸하우스 031-675-8110 www.kumhosteel.co.kr ▲ 전망을 위해 거실에는 통창을 내었다. 유럽식 시스템창호를 설치해 단열에 만전을 기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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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1
강렬한 대비가 빚어내는 집의 기품
마름모꼴의 작은 대지가 주어졌다. 주차 공간과 뒷마당을 우선으로 두고, 될 수 있는 한 볼륨을 꽉 채운 설계가 이루어졌다. 택지지구 내에 위치한 점 때문에 독립성 확보도 관건이었다. 취재 편집부 사진 변종석 ▶ 도로에서의 차폐 효과를 노리기 위해, 전면창 앞에 폭이 좁은 화단을 만들어 키 큰 대나무를 심었다. ◀천연소재로 만들어진 외장재는 내오염성이 뛰어나 유지·관리가 한결 쉽다.▶ 주택의 현관부. 전면 화단에 키 큰 대나무를 심고, 2층 발코니 난간은 높게 하여 도로로부터 차폐 효과를 노렸다. 멋진 경사지붕을 꿈꾸던 건축주의 요구에 맞춰 짙은 색 지붕을 씌우고, 외벽 역시 흰색을 탈피한 강한 색상의 대비로 인상을 살렸다. 여기에는 일본산 최고급 외장재를 선택한 만큼, 자재가 주는 패턴과 질감을 강조하고자 한 의도가 숨어 있다. 일본 KMEW社의 외벽패널과 슬레이트 지붕재는 천연소재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일반 사이딩류에 비해 고가지만 별도의 유지관리가 필요 없고 디자인 표현이 자유로워 국내 고급주택에 한정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들은 선진 건식 공법의 외장 마감으로, 공기층을 둔 클립형 시공으로 이루어진다. 건식 플랫폼 - 목구조(Platform Framing) 방식으로 지어진 이 주택에 최적의 조합을 이룬 외장재라 할 수 있다. 내부는 북미 스타일의 열린 구조를 따랐다. 현관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웅장한 계단 구조와 마주한다. ‘ㄷ’자로 꺾어지는 원목 계단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게스트룸과 욕실, 우측으로 공용공간이 펼쳐진다. 거실, 식당, 주방으로 자연스럽게 연계된 동선은 뒷마당의 데크를 향해 다시 열린 형태를 취한다. 주방 뒤편으로는 넓은 다용도실과 안주인의 취미실이 자리하고 있다. 건축주의 바람대로 내부 중 공용공간은 페인팅으로 마감되었다. 그린을 주조색으로 삼아 공간별 채도를 달리했다. 특히 천장은 텍스쳐 기법의 페인팅으로 과감한 시도가 엿보인다. 1층은 공용공간으로 활용한 반면, 2층은 가족들을 위한 독립적인 공간으로 배치했다. 계단의 개구부를 중심으로 복도를 통해 방이 이어지며, 각기 붙박이장과 시스템 가구들로 일체화했다. 이외에도 주택에 꼭 필요한 수납공간은 지하 붙박이장과 창고를 활용했고, 가족을 위한 A/V룸 역시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 건물 후면, 주방에서 이어지는 뒷마당의 데크.▶ 2층에도 외부공간을 마련해 두었다. ▲ 화려한 몰딩이 강조된 실내는 오픈플랜 구도로 밝다. 전면창 아래로는 사람이 앉을 수 있을 정도의 턱을 만들어 활용도를 높였다. ▲ 오픈된 주방은 면적이 넓지 않지만, 그 뒤로 안주인의 취미실과 주방보다 더 큰 다용도실이 자리한다. ▲ 2층 안방은 경사 천장이 드러나 주택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공간감을 가진다.◀ 채광이 좋은 식당 공간.■ 2층 안방의 파우더룸과 욕실. ▶2층에서 바라본 계단실 전경. 1 침실 2 현관 3 거실 4 다용도실 5 다목적실 6 주방 7 식당 8 서재 9 드레스룸 ▲ 현관에 들어서면 바로 마주하는 계단의 모습. 원목과 단조가 어우러져 품격 있는 집을 만드는 상징체가 된다. 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대지면적 : 284.9㎡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면적 : 135.28㎡ 연면적 : 295.07㎡ 건폐율 : 47.48% 용적률 : 87.03% 주차대수 : 2대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구조, 지상 - Platform 목구조 구조재 : 캐나다산 NO.2 + BTR SPF 외부마감재 : 일본산 인조 슬레이트, 일본산 클립형 외장패널 내부마감재 : 테라코 친환경 페인트, 동화자연마루 Baum 원목마루 설계·시공 : 금탁정안주택건설 02-568-9408 www.magopus.co.kr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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