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둘 집들이 반듯하게 채워져 나가는 새로운 도시의 마을.
그곳에 도시만큼 단정한 선으로 중정을 품은 한 주택이 지어졌다.
넉넉한 채광과 시각적 개방감으로 일상과 풍경이 다채로운 집이다.
김해 율하 신도시에 자리한 부지는 서쪽으로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어 있고, 동쪽으로는 택지와 연결된 국도 너머로 산자락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집과 빈 부지가 서로 뒤섞이며 주거 인프라가 모양을 갖추는 모습이 신도시의 초기 단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 옆으로는 또 다른 신규택지가 산자락을 향하여 뻗어 나가고 있다.
건축주는 이곳에 3명의 가족과 반려묘를 위한 소소한 보금자리를 원했다. 실내에는 밝은 빛이 드리우며 주변의 시선으로부터는 자유롭기를 소망했다. 도심지처럼 주거의 밀도가 높은 곳에서의 프라이버시와 채광에 대한 고민은 그 어떠한 미사여구나 건축 사조보다 설득력 있다.
1층은 건물의 기단으로서 회색 톤의 롱브릭으로 마감하여 적정한 무게감과 안정감을 주었다. 2층은 밝은 화이트 톤의 스터코 마감으로 기단 위에 가볍게 부유하는 느낌을 부여했다. 1층 매스에 띠를 두른 듯한 도로 쪽의 스테인리스 루버와 중정의 슬리트(긴 틈새)는 1층과 2층의 경계를 단정하게 정리해주고, 건물 외부와 내부의 바람의 통로가 되어 준다.
2층 부부 침실의 창호로 자연스레 만들어진 남쪽의 날카로운 수직선은 2층 매스의 무게감을 줄이고, 남쪽 입면에 긴장감을 더한다. 또한, 각 층의 경계를 살며시 넘나드는 남쪽과 동쪽의 창호 끝단은 단조로운 볼륨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HOUSE PLAN
대지면적 : 235.7㎡(70.29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거주인원 : 3명(부부, 자녀1)
건축면적 : 106.42㎡(32.19평)
연면적 : 167.15㎡(50.56평)
건폐율 : 45.15%
용적률 : 70.91%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8.71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외벽 – THK150 비드법단열재 / 지붕 : THK180 비드법단열재
외부마감재 : 모노타일, 스터코플렉스, 스테인리스 루버
창호재 : 이건 시스템창호 THK43 삼중로이유리
에너지원 : 도시가스
전기설비 : 대양이엔씨
기계설비 : 은성이엔지
구조설계 : 자연구조엔지니어링
실시설계·감리 : FBL건축사사무소
시공 : ㈜아키진
디자인 : 아키리에
INTERIOR SOURCE
욕실 및 주방 타일 : 아진세라믹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더죤테크,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가구·붙박이장 : 한샘 맞춤 제작가구
조명 : LED조명
계단재·난간 : 아진세라믹 수입타일 + 강화유리
현관문 : 이건 시스템도어
중문 : 이건 라움도어
방문 : 제작목문(도장 마감)
데크재 : 아진세라믹 수입타일
사생활을 보호하고 빛을 들이기 위해 도로 측에 크지 않게 중정이 만들어졌다. 내부의 조금 더 확장된 공간으로서 다양한 행위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하여 중정 머리 위에는 처마를 두르고 처마 밑 벽체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를 마련했다. 바닥에는 단차를 두어 거실 내부의 단차를 그대로 외부로 연장했다. 처마는 자연스레 작은 천장이 되고, 벤치는 소파가 되어 주며, 거실이 연장된 듯한 단차와 내부와 동일한 마감재는 내부의 일상을 외부로까지 확장시킨다.
작곡가인 건축주를 위한 피아노방과 거실, 서재는 중정을 향하여 배치하여 각각의 공간이 한데 유기적으로 어우러지고 서로를 인지하도록 계획하였다. 프라이버시와 남향 채광 확보를 위해 미스트 유리로 계획되었던 원래의 주방 뒤편은 고심 끝에 투명 유리와 생울타리 식재로 대체되었다. 지금은 키가 작은 묘목이지만 조만간 성장하여 멋진 푸르름으로 주방을 장식하기를 기대한다.
2층 복도 중간에 설치된 화단은 복도의 답답함을 줄여주고 화단을 통하여 아이 방에는 남향의 빛이 들어온다. 남쪽으로는 화단을 면하고 서쪽으로는 테라스와 이어지는 아이 방은 풍부한 채광과 개방감으로 밀도 높은 도심에서 작은 여유를 갖는다. 복도 끝단에 설치된 통유리로 마감된 홀과 테라스는 북쪽과 동쪽의 벽체를 가르며, 그 사이로는 뒤편의 산자락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부부침실의 남쪽 벽체에서부터 천장으로까지 이어지는 기다란 틈은 부부침실에 비일상적인 채광을 들이고 천장으로부터 떨어지는 빛은 일상의 벽체를 다채롭게 꾸며 준다.
건축가 정윤채 : 아키리에(ARCHIRIE)
일본 아오야마제도전문학교(青山製 }専-蜉w校)에서 건축을 수학하고, 현지 건축아틀리에 archishop('A"['L'V''b'v)에서 7년간 실무를 쌓은 후 2014년에 건축디자인 기반의 아키리에를 개소하였다. 삶의 모습과 토지의 맥락을 이해하고 그 형식을 제안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070-8825-3508 | www.archirie.com
글_정윤채 | 사진_천영택 | 기획_신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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